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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석진환 기자 유감:
진보대통합의 대의를 훼손하는 왜곡·편향 보도 그만해야

9월 26일 발행된 〈한겨레〉에서 석진환 기자는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을 막아낸 9월 25일 민주노동당 당대회 결과에 대해 이렇게 보도했다.

“안건 내용 중에는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통합안이 부결됐더라도 진보대통합을 바라는 모든 분들을 존중한다’는 내용과,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추진위원회’(새통추)에 참여하는 모든 개인과 단체, 정당과 함께 오는 11월 노동자대회 이전에 새로운 정당을 건설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으나, 안건이 부결돼 이런 내용도 모두 폐기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졌던 진보통합 논의는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내부의 갈등과 분열만 남긴 채 당분간 표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도 했다. 9월 27일 〈한겨레〉 기사에서도 참여당과의 통합안 부결 이후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진보통합 논의는 …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마치 당대회에서 참여당과의 통합 안건을 부결시킨 쪽이 진보대통합에 찬물을 끼얹었고 진보의 분열을 더 심화시키는 구실을 한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9·25 민주노동당 당대회에 제출된 안건의 성격과 이 안건을 부결시킨 대의원들의 의사를 왜곡한 것이다.

이날 당대회 안건의 핵심 내용은 참여당을 진보 통합의 대상으로 승인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 안건의 부결은 참여당과의 통합을 반대한다는 뜻이었지 진보대통합 자체를 반대한다는 뜻이 전혀 아니었다. 안건에 대한 질의응답에서도 “오늘 안건이 부결되면 향후 새통추 논의가 중단되는 것이냐”는 한 대의원의 질문에 장원섭 사무총장이 “오늘 결과와 무관하게 진보 통합 논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오히려 참여당을 통합의 대상으로 인정하면 ‘진보대분열’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 이 안건의 핵심적 문제였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참여당과의 통합(또는 선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 온 민주노총 주요 노동조합과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을 내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탈당까지 하며 통합 진보 정당에 합류하려 했던 진보신당 통합파의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 공산이 컸다.

그래서 “이날 표결 결과는 대의원 중 3분의 1 이상이 민노당과 진보신당, 진보적 시민사회와 먼저 해야 한다는 ‘진보통합 우선’ 입장을 명백히 한 것”(9월 25일치 〈경향신문〉 ‘민노·참여 합당 좌절… 다시 힘받는 진보대통합’)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실제로 이날 안건 부결을 호소한 권영길 전 대표는 “참여당과의 통합을 결정하면 또 다른 진보정당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진보의 반쪽을 우리가 품어야 합니다” 하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역시 “제게 유일한 정치 방침이 있다면 그것은 분열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고 말하며 진보의 단결을 호소했다. 그래서 당대회 결과는 오히려 진보의 단결 가능성을 높였다고 보는 게 옳다.

의심

이런 점들이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에 과연 석진환 기자가 당대회장에 와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썼는지조차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석진환 기자는 마치 참여당이 ‘진보’이고, 참여당과의 통합이 ‘진보대통합’이라고 전제하고 기사를 쓰고 있다. 이 점이 문제 있는 기사가 계속 나오는 원인인 듯하다.

하지만 참여당은 진보가 아니고, 참여당과의 통합 시도가 진보대분열을 낳아 온 핵심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참여당은 ‘한미FTA 원안이 옳았다’, ‘파병도 할 수 있다’, ‘비정규직법 개악도 필요했다’는 등 진보의 핵심 가치를 부정하는 주장을 해 왔고, 그 주요 기반도 참여정부 고위 관료와 상층 중간계급인 친자본주의 정당이다.

석진환 기자는 최근 진보대통합 관련 기사들에서도 유사한 문제를 드러냈다.

‘‘진보통합 논의’ 점점 더 ‘핵분열’’(〈한겨레〉 9월 22일치) 기사에서도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무원칙한 계급연합 시도가 진보의 분열을 낳고 있다는 점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권영길 민주노동당 전 대표 등의 참여당과의 통합 반대 기자회견 등을 싸잡아서 진보통합을 막는 분열상의 일부인 양 묘사했다.

뿐만 아니라, 진보신당 통합파가 참여당과의 통합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참여당 문제가 통합파의 발걸음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가 됐는데도 “[진보신]당에 남은 조승수 전 대표와 당 밖의 두 전 대표가 당원들을 설득해, 결국 민노당과 참여당, 진보신당 통합파가 참여하는 새로운 진보통합정당을 만드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큰 셈”(‘노회찬·심상정, 진보신당 탈당 “진보대통합 불씨 되살리겠다”’, 〈한겨레〉 9월 23일치)이라고 보도했다. 진보신당 통합파도 참여당과의 통합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보도한 것이다.

참여당과의 통합 부결을 곧 진보대통합 좌절로 보는 잘못된 관점 때문인지, 석진환 기자는 9월 27일 기사에서도 참여당과의 통합에 찬성했던 세력의 평가와 전망에 좀 더 힘을 실어주며 진보신당 통합파와 민주노동당이 다시 합칠 전망을 부정적으로 다뤘다. 또, 이번 민주노동당 당대회 결과를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또다시 참여당과의 통합을 재추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수 있다고 암시하고 있다.

석진환 기자는 사실까지 왜곡하면서 진보대통합의 진정한 취지를 훼손하는 보도를 그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