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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선거 김인식ㆍ김어진 후보 인터뷰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선거 김인식·김어진 후보 인터뷰

“당 내에 존재하는 진정으로 좌파적인 목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출마”

김인식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 후보

Q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승산이 있다고 보십니까?

거리의 운동과 공식 정치 제도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정치적 대표성의 위기를 극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것은 신자유주의를 한결같이 옹호하는 정치 엘리트 및 주류 정치인, 자신의 견해와 이해가 완전히 무시당한다고 보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근본적 간극입니다.
이런 간극 때문에 정치적 대안에 대한 갈망이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선거 도전과 의회 진출은 그러한 갈망이 표출된 결과입니다. 그 결과 노동자들이 독자적인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은 커다란 진보입니다.
새롭게 급진화하는 사람들은 민주노동당에서 정치적 본향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안에서도 급진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고위원 선거를 통해 ‘국민파’가 유력했던 지도부가 반미 자주 투쟁을 강조하는 ‘자주파’가 유력한 지도부로 바뀌었습니다. 당이 더 왼쪽으로 옮아가기를 바라는 당원들의 염원이 반영된 것이죠. 그 지도부가 파병 반대 행동을 열의 있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른바 ‘좌파’가 지난 최고위원 선거에서 명망 추구 방식, 즉 비정치적인 방식이 아니라 분명한 좌파적 목소리를 냈다면 당원들의 호응을 얻었을 것이라 봅니다.
제가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것은 당 내에 존재하는 진정으로 좌파적인 목소리를 표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승산이 있냐구요? 그 질문에 대해서 ‘예’라고 답하는 데는 신중해야겠군요. 그러나 저는 당 내에 진정한 좌파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 달라고 당원들에게 호소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지도는 당이 운동과 얼마나 더 관련을 맺을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잣대라고 생각합니다.

Q 좌파 선거연합이 추진됐던 것으로 아는데, 왜 성사되지 못했습니까?

애초 ‘좌파’ 연합의 구성은 매우 이질적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중 상당수는 ‘반NL’, ‘반전국연합’ 정서가 강했습니다. 이런 접근법은 과거의 그림자일 뿐입니다. 더 해악적인 것은 그것이 분파주의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분파주의적 접근법을 반대하고 좌파를 표방하는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왼쪽으로 옮겨놓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논의를 진행하면서 ‘반NL’이라는 분파주의 동기가 너무 강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좌파는 무엇이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점보다 NL에 대립하는 선거연합 자체가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협력적 실천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좌파 연합을 논의한 것은 무리였습니다. 또, 진정한 좌파로 표상되기에는 의심스러운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몇몇 문제에 대해 추상적인 동의는 있었지만, 그 구체적 의미와 적용에 대해서는 상당한 이견이 발견됐습니다.
다른 기회에 공동의 실천을 통해 공동의 경험을 쌓고 상호 이해를 넓혀갈 필요가 있습니다.

Q 특정 정파가 서울시당 선거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파를 비판하는 데는 분파주의를 거부하는 정서가 깔려 있습니다. 당 내에는 분파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분파주의는 한 마디로 말해 자기 조직과 다른 조직은 100 퍼센트 다르고 자기 조직원끼리는 100 퍼센트 같다고 보는 태도입니다. 우리는 분파주의를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그러나 정파를 반대하고 ‘통합적’ 지도력을 표방하는 것은 분파주의 문제를 극복하기보다는 정치적 이견을 중재하려는 것일 뿐입니다. 사실, 이런 태도 또한 하나의 정치적 의견입니다.
누구나 정견을 갖고 있고 그런 사람들이 몇이 모이면 느슨할지라도 정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모든 정파를 거부한다며 ‘민주노동당파’를 표방했던 분들이 최근에 사회민주주의 연합을 구성한 것은 이 점을 잘 보여 줍니다. 따라서 분파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정파를 부정하는 태도는 때로 위선적일 수 있습니다.
공통점을 밝히고 그에 기초해 함께 행동하면서 우호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정치적 이견에 대해 솔직하게 논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함께’는 당 내에서 가장 활력 있는 좌파 그룹입니다. 우리는 운동의 활력을 당 내로 끌어들이는 전달 벨트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당이 운동에 기반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Q 이번 선거에서 어떤 쟁점들을 중요하게 제기할 생각입니까?

먼저, 세계 정치와 한국 정치의 핵심인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한국군 파병 반대를 주장할 것입니다.
둘째,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합니다. 이것은 당이 시장경제를 분명하게 거부해야 함을 뜻합니다.
셋째, 노무현과 주류 정당들에 대한 분명한 반대를 말할 것입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이 노무현과 거리를 둘수록 성장에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에 대한 지지는 감소할 것입니다.
넷째, 노동자 계급 중심성 문제입니다. 이것이 다른 피억압 민중의 문제를 무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것은 노동자 계급 중심성이 아니라 노동자주의입니다. 또, 노동자 계급 중심성은 노동조합의 문제만을 강조하는 노동조합주의와도 다릅니다.
노동자 계급의 중심성은 노동자와 민중의 차이에 주목한다는 뜻입니다. 두 사회집단의 사회적 힘은 완전히 다릅니다. 따라서 노동자 계급의 중심성이란 다른 민중을 이끄는 노동자 계급을 뜻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중 투쟁 속의 민주노동당을 표방할 것입니다. 이것은 민주노동당이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투쟁과 노동자들의 일상적 투쟁 속에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Q 서울시당은 중앙당과 어떤 관련을 맺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일부에서는 서울시당이 중앙당을 견제해야 하는 구실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리 되면 서울시당은 계속 중앙당을 비판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잘못된 접근법입니다. 저는 중앙당과 서울시당이 협력적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옳은 정책은 지지하고 잘못된 정책은 동지적 관점에서 비판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중앙당이 파병 반대 운동을 적극 호소하고 있는데 이런 호소에 적극 부응해야 합니다.
서울시는 정치의 중심지입니다. 그 때문에 정치 행동과 논쟁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저는 서울시당이 중앙당 지도력의 중추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시당이 정치적 주도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Q 당은 여러 사회운동 속에서 어떤 구실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까?

당 밖에서 많은 운동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당은 당연히 이런 운동 속에 놓여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매우 다양한 개인들과 세력들이 운동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것 자체는 좋은 일입니다.
동시에, 바로 그 때문에 운동 안에서는 운동의 방향과 발전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집니다. 그런 이견과 논쟁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당은 이런 논쟁에 개입해야 합니다. 그런 논쟁을 통해 운동을 급진화하고 심화시키도록 기여해야 합니다.


김어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부위원장 후보

Q 서울시당이 어떻게 운영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서울시당은 광범한 연대를 건설하는 중심이 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공공의료를 위해 싸우고 있는 서울대병원 파업과 파업을 예고한 지하철 노동자들에 대규모 연대를 조직하는 것은 사활적입니다.
시당 내에 다양한 정치적 견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토론을 도모하고 공동행동을 조직하려 항상 애쓴다면 말입니다.
2006년 지방선거는 민주노동당이 주류 정치를 상대로 선거 도전을 벌이는 기회입니다. 옛 서울시당이 4·15 총선을 평가했듯이 모든 선거구에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출마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민주노동당이 아시아사회포럼 개최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2006년 지방선거 준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2004년 1월 인도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서 주도적 구실을 한 인도공산당(CPI-M)은 5월 총선에서 성공을 거뒀습니다.
또한, 당원의 여성 비율을 늘리고 여성 당원들이 좀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도 시당의 주요한 과제입니다. 서울시당의 여성 비율은 27.1퍼센트(2004년 1월 기준)에 불과합니다. 탁아소, 생리휴가 같은 쟁점들을 각별히 중요하게 여겨 당 안팎에서 쟁점화시켜 내려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당이 여성 당원들이 좀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요 당 행사 때 탁아방을 내실있게 운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당연히 예산도 편성돼야 합니다.
위원장과 5명의 부위원장, 사무처장, 각 지구당 위원장들이 손발을 잘 맞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왕도는 없습니다. 많은 토론과 공동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부위원장들이 저마다의 특기와 전문 분야를 살려 역할 분담을 하게 된다면 반세계화 쟁점과 운동을 당 내에 알리고 교육하는 일에 전념하는 부위원장이 되고 싶습니다. 작년 제3차 포르투 알레그레와 지난 1월의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 참가를 조직하고 세계경제포럼 반대 운동을 조직했던 경험을 당의 성장을 위해 기여하고 싶습니다.
서울시당 운영을 위해 여러 전문가들의 조언을 일상으로 구할 수 있는 방안도 더욱 모색해야 합니다. 우리는 공간환경학회의 도시학자들한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Q 김어진 씨가 제시하고자 하는 서울시의 미래는 어떤 것입니까?
지금과 같은 노무현의 행정 수도 이전에는 반대합니다. 인구 분산의 효과를 거두려면 경제적 자원들이 분산돼야만 합니다. 단지 행정기관만이 아니라 대학, 금융기관 같은 기관들이 분산돼야만 인구 집중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교통 문제 해결은 지하철에 대한 대폭 지원과 교통 요금 인하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특히 지하철을 대폭 늘려야 합니다. 도쿄의 교통 체계가 서울보다 조금 더 나은 이유는 단 한 가지, 지하철이 대폭 개선되고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도쿄의 지하철은 12호선입니다.
이명박의 교통체계는 실패할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막기 때문입니다.
또한, 더 이상의 개발보다는 환경을 해치는 각종 조치들의 철폐가 급선무입니다.
각종 사기업화 조치 저지도 절실합니다.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상수도 공사화는 요금인상과 수질 저하를 낳을 것이 분명합니다. 의료 공공성 강화도 중요합니다. 동부시립병원 민영화 시도처럼 의료를 시장에 내맡기는 정책을 막아야 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공 의료시설을 대폭 확충해야 합니다.
국립대 개방화 방안을 통한 교육기관의 분산, 무료 보육시설 대폭 확충, 투기적 자본에 관한 규제 조치 또한 서울시의 미래여야 합니다.

Q 선거 운동을 어떤 방식으로 하실 계획입니까?

저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저항과 투쟁에 적극 연대하는 활동 속에서 선거 운동을 펼치려 합니다. 저와 김인식 씨는 선거 운동 첫날을 파업 피켓라인에서 시작하자고 다른 선본에 제안했습니다. 7월 9일 오전에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농성장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저는 입후보하자마자, 파업을 예고한 지하철노조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그리고 지하철노조의 파업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파업 지지를 호소하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의미친 도시계획에 반대하는 집회와 파병 반대 집회에 참가하는 활동은 말할 것도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