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은 민주노동당의 동지가 아니다

김용욱

지난 6월 21일 민주노동당과 중국 공산당 방문단이 만났다.
중공의 대외연락부 리우홍차이 부부장은 “중국 공산당은 평화 우호 정책을 지키고 있으며 … 세계 평화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귀 당과 비슷한 입장과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한 뒤, 민주노동당도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켜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권영길 의원은 “중국 공산당은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과 관계를 맺고 있지만 중국 공산당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이해와 애정은 세 당을 합친 것을 뛰어넘는다.”고 말했고, 노회찬 의원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일하는 사람의 정당”이 미국 공화당이나 영국 보수당을 환대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도 진보정당이 아니라, 이들처럼 자국의 자본가들을 대표하는 정당이다. 이런 우호적 대화는 민노당에게는 걸맞지 않은 것이었다.
중국 공산당은 원래 1920년대에는 반제국주의·반자본주의를 추구하는 노동자 정당이었다. 그러나 1926∼7년 동안 스탈린의 국민당 지지 정책을 따르다 괴멸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노동계급 기반을 모두 잃고 게릴라 전략으로 전환했고, 마오쩌둥이 지도자로 떠올랐다.
1949년 혁명은 민족해방 투쟁의 위대한 승리였다. 그러나 사회주의 혁명은 아니었다. 공산당은 도시로 진입하면서 노동자들에게 자기 위치를 지키고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집권한 공산당은 후발 자본주의 나라의 독재자들처럼 빠른 경제성장을 위해 강력한 억압 체제를 유지했다. 공산당은 1950년대 대약진 운동 때는 토지를 강제로 집산화하고 모든 자원을 중공업에 집중시켰다. 그 결과 1천5백만 명 이상이 기아로 사망했다.
1960년대 문화대혁명은 혁명도 아니었고, 문화적이지도 않았다. 문화대혁명은 지배권을 노린 공산당 내 분파 투쟁에서 비롯했다. “저항할 권리”를 외쳤던 마오쩌둥은 정작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무시하고 군대를 보내 진압했고, 도시 인구 중 10분의 1을 강제로 시골로 내려보냈다.

위기

1970년대 말 개혁·개방은 중국 사회 성격의 총체적 변화가 아니라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이었을 뿐이다. 경제 성장 정책은 이전의 쇄국적 국가자본주의에서 세계시장에 개방된 국가자본주의 방식으로 변화했다.
사적 자본가들은 대부분 당관료 출신이었다. 그들은 마오쩌둥 시대와 마찬가지로 노동자와 농민의 희생 위에서 성장했다. 공산당은 이들의 이익을 위해서 반대 움직임을 잔혹하게 탄압했다. 공산당은 1989년 톈안먼 광장에서 수천 명의 노동자와 학생 들을 학살했다.
“평화 우호”도 공산당의 역사와는 거리가 멀다. 공산당은 제국주의 패권을 추구하는 정당이다. 1962년에는 인도와, 1969년에는 소련과 국경 분쟁을 벌였고, 1979년에는 베트남을 침공했다. 티베트와 신장을 무력으로 점령했고, 독립을 요구하는 그 곳 사람들을 매년 수십 명씩 공개 처형했다.
또한 공산당은 4백여 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1990년대부터는 대만에 5백여 기의 미사일을 겨눈 채 통일을 강요하고 있다. 배고픔을 해소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탈북자들을 사살하거나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정당이 과연 동북아의 평화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
2002년 이후 공산당을 이끌고 있는 제4세대 지도자들은 이러한 역사의 계승자들이다. 주석 후진타오는 1989년 3월 티베트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저항을 잔혹하게 진압해서 톈안먼 학살의 선례를 남긴 자다. 총리 원자바오는 수천만 명의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쫓은 국유기업 사유화를 지휘했다. 전국인민대표자대회 위원장인 우방궈는 거대한 환경 재앙을 낳은 싼샤댐 공사를 총괄하면서 수백만 명을 강제로 이주시켰다.
또, 이 자들은 2002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자 세계 평화를 위해 반대하기는커녕 자기들 자신의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했다. 테러방지법을 제정해 신장과 티벳의 반대자를 억압하는 데 이용한 것이다.
전 세계를 고통에 몰아넣으려는 조지 W 부시와 공화당에 반대하듯이, 우리는 중국 노동자와 농민과 소수민족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중국 공산당에도 반대해야 한다. 중국 공산당은 진보정당의 동지가 아니라 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