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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주5일제를 쟁취한 정식품 노동자들
‘베지밀’ 등으로 유명한 정식품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제를 쟁취했다.
직원 수 630명의 정식품은 1천 명 미만 사업장이므로 주5일제는 내년 7월부터 적용하게끔 돼 있었다. 그런데, 1년이나 앞당겨서 주5일제를 그것도 기존 노동조건 양보 없이 이루어낸 것이다.
4월 말부터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은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고, 노조는 6월 21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이 5일을 지나면서 사측이 갑자기 요구를 받아들인 데에는 부분 파업이 전면 파업으로, 충북 지역의 연대 파업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과는 주 40시간 5일 근무, 토요일 유급휴일, 연월차 및 생리휴가 현행 유지, 연장근로수당 50퍼센트 지급, 임금은 기본급의 7퍼센트 인상 등 완승에 가까웠고, 조합원들은 90퍼센트의 찬성으로 합의안을 승인했다.
정식품 노조는 충북지역에서 강력한 투쟁 전통을 자랑한다. 거의 해마다 파업을 벌여 왔다. 주5일제 관련 요구를 1년이나 앞당겨서 제출한 데에는 이런 경험과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이다.
한편, 노조가 애초 요구한 사내 비정규직 1백여 명에 대한 차별 철폐가 이번 합의에 반영되지 않은 점은 옥의 티다.
박종호

뉴코아 노조 파업
주5일제 실시와 기본급 12퍼센트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한 뉴코아백화점 노조가 지난 7월 3일 조합원 71퍼센트의 찬성으로 노사합의안을 받아들여 15일간의 파업이 막을 내렸다.
주5일제를 실시하면서 평일 근무시간을 30분씩 연장하려는 백화점 측에 맞서 노동자들은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5일제를 요구해 왔다.
15일간 진행된 파업에도 1천2백여 명의 조합원들은 규율 있게 파업 대오를 지켰다. 그러나 뉴코아 노조의 단호한 투쟁은 서비스연맹 차원의 연대 파업으로 확대되지 못했다. 6월 22일 현대백화점노조와 롯데호텔노조가 쟁의 조정 신청에 들어갔지만 파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연대 투쟁이 부족한 상황에서 15일 동안의 파업은 뉴코아 노동자들의 열정으로 채워왔다.
뉴코아 노조가 합의한 사항은 아쉬움이 남는다. 뉴코아 노조는 ‘주5일제를 실시하되 평일 30분씩 영업시간 연장’을 받아들였다.
또, 15일간 파업에 대해 연·월차를 삭감하는 것으로 무노동 무임금이 적용되어 불만이 더하다.
그러나 비정규직도 올해 11월부터 주5일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인 성과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록 파업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노조 게시판을 통해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뉴코아 파업은 아쉬움과 가능성을 모두 보여 주었다.
공길숙

6월 29일 민주노총 2차 총력투쟁 결의대회
민주노총의 6월 29일 2차 총력투쟁 결의대회에는 5천 여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번 “총력투쟁은 파병철회를 맨 앞자리에 걸고 투쟁하는 반전 평화 투쟁”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노무현 정부가 휘두르는 세계화는, 한 손에는 군사패권주의를 쥐고, 다른 한 손에는 경제패권주의를 쥐고 노동자 민중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이 암울한 현실을 돌파하는 유일한 힘은 단결 투쟁입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이 날 집회에 손수 팻말과 배너를 준비해 오는 등 파병 반대 투쟁에 대한 진지한 열의와 관심을 보였다. 현대자동차 현장분회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노무현 정부는 파병을 즉각 중단하라”고 쓰여진 배너를 들고 행진했다.
“파병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전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들이 실질적인 투쟁과 파업을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국회의원들이 발표하는 성명서 따위로는 안 된다는 거죠. 실질적으로 파병을 막고자 하는 힘과 의지를 가진 노동자들이 나서야 합니다.”(기아차 노동자)
“저희는 물자수송 거부뿐 아니라 파병강행결정에 항의하는 각종 행동에 참가할 것입니다. 이것이 불법이라면 불법하겠습니다!”(화물연대 노동자)
파병 반대 운동은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바로 이런 파병 반대 노동자 운동에 기대야 한다.
김용민

故 김선일 추모·파병철회 범국민 행동의 날
7월 3일 비가 오는 속에도 3천여 명이 모여 ‘故 김선일 추모·파병 철회 범국민 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열었다.
작년 11월 30일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사망한 오무전기 노동자 김만수 씨의 딸 김영진 씨는 “아빠가 죽었을 때 이런 일이 똑같이 생길 거라며 파병을 철회하라고 호소했지만 정부는 국민들의 말을 무시했다.”며 흐느꼈다.
청년필름 대표 김광수 씨는 “저는 ‘노무현을 지지하는 영화예술인’에 속해 있었는데, 이제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는다. 만약 정부가 추가파병한다면 노무현 퇴진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씨는 “노무현 정부가 파병을 결정하면서 이제 우리 국민의 생명은 전혀 안전하지 않게 됐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파병 강행시 노무현은 퇴진을 각오하라”고 주장했다.
집회가 끝난 후, 행진에 참여한 사람들은 ‘퇴진! 노무현’ 구호를 외쳤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갑자기 음악을 틀어 사람들의 요구를 의도적으로 묵살했다. 이에 비판과 야유가 쏟아지자, 집회 사회자는 ‘가자 청와대로’ 라고 외쳤다가 “파병 철회 집회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며 행진을 재빨리 끝내버렸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이 이런 사람들의 정서를 적극 대변해 대중 행동 건설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지난 6월 30일부터 〈오마이뉴스〉와 공동으로 ‘이라크 파병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한 ‘국회의원 설득 운동’을 벌이며 힘을 분산시키고 있다. 이날 우석균 씨의 발언대로 “열린우리당에 기대하지 말자. 더 이상 노무현 정부에 청원해서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노동자들의 투쟁과 우리 대중들의 투쟁만이 파병을 막을 수 있다.”
김은영

정립회관 노동자·장애인 연대 투쟁
시설민주화를 위한 정립회관 노동자와 장애인들의 파업·점거 투쟁이 7월 5일 현재 14일째를 넘겼다. 한국소아마비협회에서 운영하는 정립회관은 지난 1975년 건립된, 이 나라에서는 최초의 장애인이용시설이다.
장기 집권을 노리는 이완수 관장의 공공시설 사유화와 노조 탄압 반대, 복지시설의 민주적 운영 쟁취가 정립회관 노조 및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의 주된 요구사항이다.
이완수 관장은 지난 6월로 임기가 끝났지만 “앞으로 10년은 더 해 먹겠다”며 장기집권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연임 찬반 설문조사(81퍼센트가 반대)를 실시한 노조원을 부당징계 했다.
이완수 관장은 임기 11년 동안 굴곡이 심한 회관 진입로의 경사로를 방치한 것은 물론 폐건물처럼 흉물스런 회관 시설의 열악함 역시 외면한 채 매년 10억 이상의 정부 지원금 예산을 유용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렇게 장애인의 안전에는 관심조차 없이 배를 채우는 데만 급급한 관장에 맞서 노동자와 장애인들은 함께 투쟁하고 있다. 그러나 이완수 관장과 한국소아마비협회는 전혀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적극적으로 농성을 방해하는 비조합원들을 줄줄이 승진시키고, 농성단을 고립시키기 위해 사무실의 인터넷까지 끊어버렸다. 농성에 참가한 장애인들에게 활동보조서비스(중증장애인의 이동·신변처리 등을 보조하는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또한 노조 김재원 지부장과 공대위 박경석 대표 등 7명을 업무방해와 주거침입·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화를 요청한 공대위측에 “자신들이 설득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응할 수 없다며 대화를 거부했다.
현재 정립회관 농성장에는 민주노동당 광진을지구당, 건설엔지니어링노조 등 노동·사회 단체의 지지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이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