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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11월 10일 서부권역 대학생 행진:
3백에서 1천 명으로 불어나다


11월 10일(목) 저녁, 신촌 창천공원에서 서울 서부지역 대학 연합 집회가 열렸다.

내가 속한 연세대 학생들은 정문 앞에 집결해 창천공원으로 갔다. 연세대 교직원들 일부도 대열에 합류했다. JTBC 기자들이 집결 과정을 촬영하기도 했다.

저녁 6시 30분이 넘어가자, 창천공원에 서서히 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추운 날씨에도 학생들이 수백명 가량이 모였다.

사회를 본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쳐 왔다”며, “열사들이 지켜 온 민주주의, 반드시 지켜내자. 우리 대학생들이 앞장서자!”는 발언으로 이번 집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연세대학교 부총학생회장 유상빈 씨는 “청와대까지 들리도록 구호를 외쳐보자!”라면서, “박근혜는 퇴진하라!”, “너희들은 고립됐다!” 등의 구호를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외쳤다. 거리 행진에서 8박자 구호를 외쳐본 경험은 많았지만, 집회에서 8박자 구호를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외쳐본 경험은 새로웠다.

‘새내기 발언’에서, 서강대 경제학과 16학번 학생은 최순실 게이트와 국정농단에 대해, “우리 선배들이 싸워서 이뤄낸 자유와 정의, 민주주의가 무너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우리가 거리에 나와서 후손들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물려 줄 수 있다”며, “2012년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은 주권을 양도했다. 이제는 그 주권을 찾아올 때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화여대 16학번 학생은 “박근혜가 퇴진하는 방법”은 “마음 속에 메트로놈 하나 놓고 ‘달그닥 훅!’”이라 적힌 팻말을 들고 나왔다. 박근혜 퇴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수많은 사람들의 판단과 희망을 ‘정유라 부정입학’과 관하여 아주 담백하게 표현한 문구라고 느껴졌다.

홍익대 미대 16학번 공현민 씨는 이렇게 의견을 밝혔다.

“이 추운 날 포근한 카페에 앉아 사랑하는 친구, 연인들과 따뜻한 차 한 잔 나누기 보다,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쌓여 있는 과제보다, 다가오는 기말고사보다, 민주주의가 훼손되었다는 이 믿을 수 없는 사실에 가치를 두신 여러분이 정말로 자랑스럽습니다.

"또한 축하드립니다. 훗날 우리 자녀, 손주들이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당신께서는 그 때 무엇을 하셨습니까’ 하고 우리에게 묻는다면, 우린 당당하게 ‘나와 서울 서북부 4개 학교가 당당하게 맨 앞에 서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는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한다.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시작으로, 우리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나갈 것이다”라는 선언문을 힘차게 외쳤다. 그리고는 홍익대학교 운동장을 향해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거리 행진은 약 3백 명으로 시작했다. 학생들은 핸드폰 라이트를 켜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했다. 여러 언론사 기자들이 줄지어 집회와 거리행진을 촬영했다.

거리 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행진 대오는 각 대학 학생들과 시민들이 결합해 1천여 명으로 늘었다.

거리 행진에서의 발언들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노동자연대 이대모임 양효영 활동가는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장시호의 연세대 부정입학 의혹 등을 언급하며, “선출되지 않은 소수의 권력자들이 온갖 특혜를 누릴 동안 말을 살 돈이 없는 평범한 우리는, 마음 속에 놓을 메트로놈이 없는 우리는, 청년실업과 학점 경쟁에 고통 받았습니다” 하고 발언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심지어 어제 박근혜는 트럼프에게 전화해 당선을 축하했다 합니다. 정말 끼리끼리 논다는 말 밖에 안 나옵니다” 하고 일갈했다. 전체 학생총회를 열려는 여러 대학들의 움직임을 언급하며, “11월 12일 대학생 시국회의 집회와 청년 총궐기, 민중총궐기에 모여 함께 우주의 기운을 모아 박근혜를 퇴진시킵시다” 하고 마무리해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행동하는 이화인에서 활동하는 최원정 씨는 “대학생과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자”는 발언을 해 큰 호응을 얻었다.

홍익대 평화나비에서 활동하는 류기환 씨는 “대통령 지지율이 1퍼센트인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다”면서, “학점을 이렇게 받으면 학교에서 쫓겨나는데 대통령 지지율은 이렇게 낮아도 쫓겨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발언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집회와 거리 행진에서 발언한 학생들 대부분은 최순실 게이트와 국정농단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 역사교과서 국정화, 백남기 농민 살인 진압 등 박근혜 정권이 지난 4년 간 저질러 온 수많은 악행들을 규탄했고,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 대부분이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시국선언에서 ‘최순실 게이트’ 비판만 포함하고 세월호, 백남기 농민 등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자는 일부 학생들의 부당한 압력이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반응이었다.

연세대, 홍익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4개 대학 총학생회와 학생 단체들이 함께한 행진 대열이 홍익대학교 앞 거리로 진입할 때쯤, 대기하고 있던 명지대학교 민중총궐기 참여단이 풍물을 울리고 구호와 합창을 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명지대학교 민중총궐기 참여단’ 학생들은 명지대에서 박근혜 정권을 규탄하는 학내 집회를 진행하고 홍대까지 행진해 왔다고 한다. 풍물패와 섞인 행진대오는 더욱 흥이 넘치게 구호를 외치며 홍익대로 향했다. ‘서부지역 노점상 연합’ 회원인 듯 한 노점상인들과 지나가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거리에서 많은 박수와 호응을 보냈다.

홍익대학교 운동장에 도착해, 각 학교별 발언을 이어갔다.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결의 넘치는 목소리로 “민주주의 위한 투쟁을 이제부터 시작합시다!” 라고 말해 학생들의 투지를 한 층 띄워 올렸다.

연세대학교 박혜수 총학생회장은 “지난 11월 5일 20만 명이 광화문에 모인 것에서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투쟁은 결국 부패한 정권의 한 고리를 잡았다”며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투쟁이 박근혜 퇴진 운동에 기여한 점을 언급해 이화여대 학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하교하던 홍익대 학생들도 집회 뒤에서 진지하게 집회를 지켜보며 응원했다.

특히 정리 집회 막바지에 명지대학교 민중총궐기 참가단 대표 법학과 임재우 씨의 발언은 매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해방 이후로 우리는 독재정권에 의해 주권을 침탈당해 온 역사가 있습니다. 동시에 빼앗긴 주권을 민중의 힘으로 빼앗아 온 자랑스런 역사도 갖고 있습니다. 4.19 혁명으로 이승만을 끌어내렸고 광주항쟁과 6월 항쟁으로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을 끌어내렸습니다. 그리고 2016년, 지금은 바로 박근혜입니다!”

그는 세월호 참사와 백남기 농민 살인 진압 등을 언급하며, “더 이상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박근혜 정권은 자격이 없습니다” 하고 일갈했다.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들이 자기 자신을 벼랑 끝까지 내몰 때 배 불린 자들은 누구입니까. 바로 박근혜 정권과 기득권 아닙니까. 그들의 찌꺼기로 살찌운 재벌들도 마찬가지 아닙니까”라며, “우리가 시험에, 학점에, 아르바이트에, 생 지옥에 있을 때, 누군가는 가증스런 미소를 띠며 우리를 내려 보고 있었을 것입니다. 너무나도 가증스럽습니다. 너무나도 화가 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고 발언해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도 “박근혜 정권 퇴진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합시다!” 하고 호소했다.

이화여대 부총학생회장 이혜지 씨는 정유라의 이화여자대학교 부정입학과 특혜에 관해 언급하며, “이러려고 대학생이 됐나!” 하고 한탄했다. 그는 “능력 없으면 중동이나 가라고 한다. 대학생들은 이런 얘기나 들으며 중도에서 밤 샘 공부를 해 왔다”며 학생들이 정유라에 대한 특혜를 어떻게 느끼는지 설명했다.

정리집회가 끝나고 나서도 학생들은 한층 분위기에 젖어, 빅뱅의 “붉은 노을” 등 대중가요 리듬에 따라 춤을 췄다. 명지대학교 민중총궐기 참가단의 풍물패도 장구를 치며 환호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라는 구호를 계속 외치는 학생들도 있었다.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이전에는 박근혜 정권의 일부만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청와대 심장부까지 부패로 점철됐다는 것을 보면서,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박근혜가 퇴진 안 하면 도저히 이 나라에서 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 투쟁을 더 크게 만들기 위해 나를 포함한 연세대학교 몇 명의 학우들이 초동 발의해, 박근혜 퇴진을 위한 연세대학교 학생총회를 열어 보려고 한다.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하루만에 학생 수 백 명이 학생총회 발의를 위한 연서명에 동참했다. 이번 집회에서 학생들이 보여 준 뜨거운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이다. 이 열기를 모아 각 대학에서 학생총회를 열어 보자. 11월 12일 이후에도 박근혜가 퇴진할 때까지 집단적으로 행동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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