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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기연 투쟁:
검찰은 동광그룹 총수 일가를 구속·수사하라!
동광그룹은 동광기연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라!

인천 지역에서 기습 매각과 정리해고에 맞서 고용 승계를 요구하는 동광기연 노동자들의 투쟁이 두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동광기연(주)는 자동차 플라스틱 내장재를 한국GM에 납품해 온 기업이다. 그런데 지난 1월 23일 동광기연 사측은 기습적으로 공장 매각 소식을 발표하고, 노동자들에게 문자로 해고를 통보했다. 그야말로 노동자들의 눈앞이 캄캄해지는 순간이었다.

“사측은 공장에서 면담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고용 승계 등을 약속한] 노사 합의서·각서·단체협약 위반이 맞다. 그런데 우리는 돈이 많으니 벌금 내겠다. 돈이 없는 너희는 위로금 몇 푼 줄 때 떠나라.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김완섭 동광기연지회장)

3월 10일 동광기연 정리해고 분쇄·고용안정 보장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발언하는 김완섭 동광기연 지회장. ⓒ출처 동광기연지회

이에 동광기연 노동자들은 9일 동안 공장 점거를 하고, 지난 1월 30일부터는 동광기연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하며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동광그룹과 동광기연 사측은 그동안 ‘자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노동자들이 문제라며, 지금까지도 고용 승계를 거부하고 있다.

“사측이 말한 ‘자구안’이란 임금 삭감, 학자금 지원 중단 등으로 대략 1천2백만 원을 뱉어 내라는 것이었다. 30년 근무했던 조합원들의 연봉이 4천만 원도 되지 않는데, 어떻게 이런 ‘자구안’을 받을 수 있겠는가!”(김완섭 동광기연지회장)

회사가 어려웠다고 말하지만, “동광그룹은 현재 국내외 11개 자회사와 5천억 원에 이르는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 1층짜리 본사 건물이 7층짜리가 됐는데, 이건 모두 우리 노동자들이 일군 것이다.”(김완섭 동광기연지회장)

최근 수년 동안 동광그룹은 동광기연㈜과 동일한 업종의 계열사를 여럿 만들었다. 그리고 총수 일가가 직접 소유한 이 회사들(인피니티, SHINT 등)은 간접고용 비정규직만을 고용해 수백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동광그룹은 새로운 납품 기회가 올 때마다 새 회사들에 일감을 몰아줬고, 유일하게 노조가 있는 동공기연㈜만은 투자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동광기연㈜ 공장의 매각 대금과 은행 차입금으로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고가로 매수하거나 무상으로 자금을 대여해 줬다.

인천판 삼성 재벌

“[이는] 유래형 회장의 아들인 유승찬과 유승훈에게 재산을 물려주려 한 것이다. 만약 동광기연㈜의 공장과 부지를 매각한 3백30억 원의 10퍼센트만이라도 동광기연㈜에 투자했다면, 지금의 상황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 놓고 뻔뻔하게 노동자들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김완섭 동광기연 지회장)

어디 동광그룹 총수 일가가 저지른 편법·불법이 이뿐이랴. 동광기연 노동자들의 투쟁 소식이 기사화되면서 “동광그룹이 해외계열사를 통해 비자금 조성을 하고 있으니 조사해 보면 알게 될 것”이라는 한 시민의 제보가 언론사로 들어오기도 했다.(3월 8일 동광그룹 구속수사 촉구를 요구하는 민주노총 인천본부·인천지역연대 기자회견문)

그래서 민주노총 인천본부와 인천지역 좌파·진보 정당, 민중단체들은 동광그룹 총수 일가의 구속과 철저한 수사를 검찰에 요구했다.

“우리는 동광그룹을 인천판 삼성 재벌이라고 말한다. 동광그룹의 불법적인 경영 세습과 세금 회피, 노조 탄압이 도를 넘어섰다. 여러 제보가 있는 만큼, 사법권을 쥔 검찰이 이런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김창곤 민주노총 인천본부장)

“계열사에 대한 무이자 대여, 무상지급보증 등의 문제는 공식적인 자료와 뉴스만으로 확인한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공개 자료만으로 밝혀내기가 어려운 비자금 문제도 있다. 검찰이 동광그룹 회장·사장들에 대한 구속과 압수수색을 해서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들이 있다.”(장석우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동광그룹 총수 일가(유래형·유승훈) 구속수사 및 본사 압수수색 촉구, 민주노총 인천본부·인천지역연대 기자회견. ⓒ출처 동광기연지회

연대

동광기연 노동자들은 “투쟁이 닥치고 보니 연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지난 두 달 동안 동광기연 노동자들은 서울 광화문과 인천 부평역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퇴진 집회에 참가해,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투쟁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리고 동광기연 본사 앞에서는 꾸준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여기에는 금속노조 인천지부, 민주노총 인천본부 소속 노조와 인천지역 진보·좌파 정당과 민중단체들이 함께하고 있다.

인천지역 바깥에서의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가 탄핵된 3월 10일에는, 서울·경기·충남·대전충북 지역의 금속노조 조합원 수백 명이 동광기연 노동자들의 요구를 함께 외치며 한국GM 부평 공장까지 행진을 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투쟁을 하고 있는 갑을오토텍지회와, 2년째 해고 철회 투쟁을 하고 있는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등 투쟁 중인 노동자들의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촛불의 힘으로 철옹성 같던 박근혜를 탄핵하고 노조파괴 범죄자 유시영을 구속했다. 이제 동광기연의 유내형, 유승훈 차례다. 금속노조 투쟁으로 반드시 감옥에 보내자.”(김상구 금속노조위원장)

촛불이 마침내 박근혜를 탄핵하고 삼성 이재용을 구속했지만, 아직 동광그룹 유래형 회장과 같은 자들은 불법을 저지르고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내몰고 있다. 동광그룹 회장 일가는 구속돼야 마땅하고, 노동자들의 요구처럼 그들의 감춰진 비리까지 샅샅이 조사해 죄값을 치루게 해야 한다.

그리고 짧게는 10여 년에서 길게는 30년 가까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출근”하면서 동광기연 공장에서 청춘을 보낸 노동자들이 마침내 “배은망덕한 동광그룹을 무릎 꿇리고 공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3월 10일 동광기연 정리해고 분쇄·고용안정 보장 금속노조 결의대회. ⓒ출처 동광기연지회
고용 승계 투쟁을 하면서 연대의 소중함을 깊이 느끼게 됐다는 동광기연 노동자들. 이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출처 동광기연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