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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노조 원주시지부 투쟁 승리
공무원 노조 원주시지부가 원주시장의 탄압에 맞선 투쟁에서 승리를 거뒀다. 노동조합을 인정할 수 없다며 대화조차 거부하던 원주시장이 꼬리를 내린 것이다.
7월 5일 협상에서 원주시장은 “오늘 하루 동안에도 약 60여 통의 전화를 받았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이 투쟁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공무원노조의 단호한 투쟁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연대 덕분이다.
시장은 단체협약 이행, 노조 사무실 제공, 노조 탄압 중지 등을 약속했다. 이번 투쟁은 정부와 자치단체장의 가혹한 탄압에 지부 차원의 투쟁을 통해 승리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대한 훌륭한 반박이다.
이재환
기아자동차
기아차 화성공장은 7월 12일 임투 출정식에 모처럼 3천 명이 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조합원이 모여 현장의 자신감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현대자본은 이런 투지에 찬물을 끼얹기 위해, 화성공장 전체 조합원을 좀도둑으로 몰아가고 있다. 화성공장의 부품 도난 사건에 현장 활동가와 노동조합 상집 간부가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노동조합의 도덕성을 흠집내고 있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대의원대회에서 부품도난사건 대책위를 구성했고, 경찰에 소환·조사받은 조합원들을 자체 면담한 결과 부품 도난 사건에 사측이 깊숙히 개입돼 있음을 포착했다. 사측이 경찰과 짜고 벌이는 악랄한 임투 무력화 시도였던 것이다.
이날 출정식 뒤에는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의 출정식이 바로 이어졌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비정규직 지회의 출정식을 축하해 주었다.
이번 임투는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의 출범과 맞물려 정규직·비정규직 연대의 첫 공식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번 임투에는 기본급 대비 8.4퍼센트 임금인상 요구안과 더불어 별도 요구안으로 비정규직 임금인상, 주간 연속 2교대제, 김우용 조합원 복직, 안전사고 처리운영규정 철폐, 판매 사무계약직 여성 노동자 정규직화 등이 담겨 있다.
타협하지 않는 단호한 투쟁과 정규직의 연대로 승리한 기아차 보성 노동자 투쟁에서 올해 임투의 답을 발견할 수 있다. 적당히 마무리되는 타협적 투쟁이 아닌, 모든 요구안을 쟁취하고 9월 국회에서 ‘비정규직 권리보장입법’을 쟁취하는 투쟁으로 연결돼야 한다.
장재형(기아차 정규직 조합원)
천지산업
천지산업에서 회사가 사전 예고없이 RF카드 단말기를 경비실에 설치했다. RF카드의 도입은 명백한 작업장 감시와 노동조합 활동의 자유에 대한 침해였다.
노동조합 상집회의에서 RF카드 도입에 대한 반대를 결정했고 이에 대해 수 차례 리플릿을 내며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서 토론을 조직했다.
그러자 기세등등하던 경영진이 입장을 바꿔 RF카드 도입을 놓고 전사원 총투표를 하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거부했다. 한 조합원은 “그러면 임금인상액에 대해서도 총투표에 부쳐라”고 주장해 동료들의 통쾌한 공감을 얻었다.
지회장이 신혼여행으로 현장에 없는 틈을 타 회사는 경비실뿐이 아닌 작업장에 근접한 곳으로 RF카드 단말기 설치 확장을 시도했다. 조합원들이 뛰어나와 몸싸움을 하며 이를 막아냈다. 출퇴근용일 뿐이라던 회사의 거짓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결국 지난 7월 2일(토) 오후 노동자들이 퇴근하고 현장이 비었을 때 회사는 경비실의 RF카드 단말기와 설비를 조용히 철거했다.
박경석(금속노조 천지산업지회 조직부장)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파업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안정운항을 위한 휴식시간 연장, 심야 비행 제한, 연속비행 금지, 신규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여행 자유화 이후 항공사는 조종사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한 조종사 노동자는 “현재 100명이 할 일을 70여 명이 하고 있습니다. 휴일과 휴식의 구분도 없는 비행스케줄 때문에 죽을 맛입니다.”며 장시간 근무에 불만을 토로했다.
조종사들은 월 70시간 이상 비행과 50회 이상의 이착륙, 무박 2일 운행을 하면서 한 달에 순수 휴일은 많아야 사흘밖에 안 된다. 1998년 대한항공기 괌 추락사고도 잦은 비행스케줄 변경과 제대로 쉬지 못한 장시간 근무가 원인이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의지는 강력하다. 회사측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외국에 나가있는 조종사를 제외하면 97퍼센트의 조종사들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파업에 참가한 한 노동자는 “조종사들이 피곤하면 승객안전도 보장할 수 없어요. 이것이 우리가 파업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하고 말했다.
조종사들의 파업이 벌어지자 노무현 정부는 “연봉 1억이 넘는 노동귀족의 집단이기주의”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조종사들이 억대의 연봉을 받는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다. 연봉 계산에 포함되는 생수 값만 한 달에 30만 원이고, 조종사들이 입는 회사 옷값, 운행을 위해 외국에 체류할 때 드는 숙박료, 기내에서 먹는 식사도 한끼에 1만 원 정도 계산되어서 포함된다.
조종사 노동자들이 상대적 고임금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노동으로 생산하는 높은 부가가치에 대한 정당한 대가이며, 그들이 노동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노동귀족론’은 가장 선두에선 노동자들을 짓밟아서 전체 노동자들이 수준을 묶어두고 진정한 불평등을 유지하려는 시도이다. 따라서 아시아나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것과 이 투쟁이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최영준
금속노조 파업
금속노조의 2005년 임단투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7월15일 17차 중앙교섭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노조활동 보장과 고용보장, 금속노동자 최저임금 월 76만 5천55원’ 등 일부 쟁점은 의견 접근이 있었다. 그러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해외 생산품 국내 역수입 금지’는 사측의 수용 불가로 타결에 실패했다.
금속 자본가들의 개악안 제시, 협박과 교섭 불참을 돌파해낸 힘은 현장에서 나왔다. 중앙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지부와 지회 차원에서 직접 투쟁으로 사용자단체 구성을 강제해낸 것이다.
금속노조가 6월 말과 7월 초 집중적으로 파업을 배치하자 양보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 쟁취하지 못한 요구들은 완성차 공장의 투쟁과 맞물려 있다. 따라서 이 문제의 해결에는 완성차 노조의 공동투쟁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7월1일 금속연맹 중앙집행위에서 원·하청 공동 투쟁을 기조로 한 금속노동자 총파업 안이 주로 대기업 노조 지도부의 소극적 태도로 통과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자본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분열 책동을 분쇄하고 부품 사업장의 민주노조와 고용안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전술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이다.
박경석(금속노조 천지산업지회 조직부장)
보건의료노조
노무현 정부는 7월 8일 노동자들이 하루 파업을 앞둔 시점에서 중노위에 “외압”을 행사해 직권중재에 회부했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불법으로 내몰았다.
언제나 그랬듯, 노무현은 대선 당시 “직권중재 폐지” 공약을 간단히 무시해버린 것이다.
사측은 이런 노무현 정부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교섭 내내 불성실과 해태로 일관했다. 특히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주5일 근무, 임금 9.89퍼센트 인상 요구에 대해, 임금동결, 토요 외래진료 고수 등을 고집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건의료노조 지도부가 지난 7월 8일,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하다가 급기야 허겁지겁 파업을 철회한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었다.
정부와 사측의 단호한 태도에 밀려 뒤로 물러서는 것은 적들의 사기만 높여줄 것이다.
따라서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직권중재에 굴하지 말고 약속대로 산별 파업을 조직해야 한다. 지난 7월 8일 파업 철회와 같은 잘못을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또 “불법을 무릅쓰고” 파업을 “무기한” 지속할 뿐 아니라,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비롯한 핵심 부서에까지 파업을 확대하는 과감한 전술이 필요하다.
산별 지도부의 책임을 방기하며 지부별로 맡기는 식으로 파업을 조직해서도 안 된다. ‘돈보다 생명’을 위해서는 병원 노동자들의 행동이 필요하다.
오정숙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 투쟁
지난 7월 8일 전국금속노조 중부권 5개 지부 소속의 3천여 명의 노동자들은 청주 하이닉스 매그나칩 공장 앞에서 4시간 파업과 함께 ‘비정규직 철폐 결의대회’를 가졌다.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7월 11일 대전노동청 앞에서 장대비를 맞으며 불법파견 판정을 촉구하는 노숙투쟁을 시작했다. 대전노동청은 불법파견 판정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자신감을 줄까봐 판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
7월 13일에는 단병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방문해 대전노동청장과 면담을 갖고 조합원 및 공대위와 간담회를 했다. 길어지는 투쟁과 경제적 어려움이 힘들게 하지만, 계속 이어지는 지지와 연대 속에서 하이닉스 매그나칩 노동자들은 꿋꿋이 투쟁하고 있다.
이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