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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를 공식 식민지로 만들려는 부시

조지 부시는 이제 이라크를 ‘민주주의 국가’로 취급하기를 중단했다.

부시는 이라크 정부와 신 ‘안보 협정’을 맺으려 한다. 이 협정은 이라크의 주권 박탈을 영구화하고 미국 정부가 이라크를 근거지로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것을 정당화할 것이다.

이것이 ‘주둔군 지위 협정’으로 알려진 이 비밀 협정의 진정한 목적이다. 이라크 의회와 이라크의 친미 동맹들조차 이 협정을 받아들일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지난주에 이 협정의 내용이 아랍 신문을 통해 폭로되자 이라크인 수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부시는 터키, 이란, 시리아 인접 지역을 포함해 약 4백여 곳에 영구적 군사 기지를 건설하려고 한다. 한 친미 쿠르드족 지도자는 이 기지들이 “15~20년 동안 존재할 것이다” 하고 말했다.

협정에는 미국이 이라크 영토를 통해 “제3국들”을 침략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돼 있다. 이것은 이라크의 이웃 국가들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자 대(對)이란 전쟁을 향한 준비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이라크인들에게 가장 모욕적인 것은 모든 미군·미국 시민·용병 들(이른바 ‘민간 계약자들’)에게 치외법권의 특혜를 주는 조항이다. 이것은 지난 60여 년간 주한미군이 마음껏 범죄를 저지를 수 있게 방패막이가 돼 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떠올리게 한다.

이 조항 덕분에 점령군들은 처벌이나 이라크 법을 두려워 않고 마음대로 이라크인들에게 살상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아무 이라크인들이나 체포·구금·살인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미군 점령 때문에 1백만 명 이상이 죽었고 수십만 명이 감금돼 있다.

또, 협정에는 재건 과정에서 체결된 모든 계약을 무효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것은 미국이 이라크 경제를 독점하는 길을 활짝 열어줄 것이다.

예전에 미국 정부는 이라크인 부역자들을 만들기 위해 일부 재건 계약들을 이라크 기업들에게 줬다. 그러나 이 전략은 점령 반대 저항을 막는 데 실패했다. 그래서 이제 미국 정부는 이라크의 부를 미국이 혼자 독점하기를 바란다.

이라크 침략 전에 부시 정부는 이라크의 주권을 존중하고 후세인 정부의 억압을 종식시켜 민주적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거듭 말했지만, 더는 그런 거짓말을 지키는 척할 필요도 못 느낀다.

“혐오스런 계획”

그러나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부시 정부는 심각한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많은 이라크인들이 이 협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라크 총리 누리 알말리키는 7월 말 이전에 이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점령군에 저항하는 세 번의 대규모 항쟁을 주도했던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이 협정을 “혐오스런 계획”이라고 비난했다.

주로 수니파 저항 세력의 대변자 구실을 하는 무슬림학자연합은 이 협정으로 이라크가 [미국에 의해] “군사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지배”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라크 부통령이자 점령 지지자인 타리크 알하시미조차 미국 정부가 “금지선”을 넘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시아파 최고위 성직자인 아야톨라 알리 시스타니는 국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시스타니는 “내가 살아 있는 한” 이라크가 그런 협정에 서명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심지어 친미 민병대 바드르 여단의 지도자인 압둘 아지즈 알하킴마저 이 협정에 반대하고 있다.

이런 저항에 직면해 주이라크 미국 대사 라이언 쿠커는 만약 이라크 꼭두각시 정부가 ‘주둔군 지위 협정’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이라크 정부의 모든 권한을 박탈하겠다고 협박했다.

전 세계적으로 부시의 이라크 점령과 학살을 중단하기 위한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에 관한 부시 정부의 안하무인격 방침에 분노하는 한국 시민들은 침략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인들에 연대해 부시 방한에 반대하는 대규모 행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