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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대전에서 반값 등록금 시위를 조직하며

대전에서도 6월 8일부터 반값 등록금 투쟁이 시작됐다.

나는 집회 포스터와 시위 참가 호소문을 붙이기 위해 배재대학교로 갔다. 호소문을 쓴 이유는 나의 후배 때문이다. 그 후배는 나에게 배재대학교 선배로서 시위 참여를 호소하는 글을 써 보라고 권유했다.

학교로 가면서 나는 정말 행복했다. 나의 의식적인 행동이 사회변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나는 학교에서 후배들과 포스터를 붙이고 학생들에게 시위에 같이 참가하자고 호소했다. 학생들은 우리가 대전에서 촛불집회를 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했고, 등록금 인상에 대해서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배재대학교는 올해 등록금 2.8퍼센트 올렸다.

우리는 집회 참가 호소 대자보를 붙이기 전에 총학생회실에 갔다. 대자보에 총학생회 도장이 찍혀 있지 않으면 학교가 대자보를 떼 버린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보를 붙이는 취지를 총학생회에 설명하고 도장을 찍어 달라고 요구했지만, 그들은 찍어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은 아직 촛불집회에 참가할지 결정하지 않았고, 6월 11일에 대전지역 사립대학들과 회의가 있으니 그때 결정되는 사항을 참고해서 이 대자보를 붙여야 한다고 했다. 어떤 학생은 “73명이 서울에서 시위하다가 연행되지 않았느냐”며 “이런 정치적인 내용을 학교에 붙이게 할 수 없다”고 했다.

6월 10일 민주화항쟁을 기념해 우리는 대전시내에서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6월 11일에 회의를 한다니 너무 늦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도장 받기를 포기하고, 학교에서 가장 눈에 띄고 학생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곳에 대자보를 붙였다. 그리고 다음 날 두 명한테서 시위에 참가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 성과가 있었다.

나는 배재대학교 총학생회의 태도에 매우 실망했다. 등록금 인하는 매우 올바르고 정당한 요구다. 캠퍼스에 있는 많은 학생들이 이 촛불집회에 찬성한다. 학생이 아닌 많은 국민들도 지지한다. 학생들의 올바른 요구를 대변해야 하는 곳이 총학생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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