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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다시 만난 동지들
지면
전현정
저항의 촛불 7호
2008. 10. 2
추석 연휴와 휴가를 겸해 네팔을 다녀왔다. 그곳엔 갖은 탄압에도 한국 이주자 운동의 역사를 끈질기게 일궈 왔던 사말타파·까지만·토르너·라주·검구릉 동지 등 결코 잊어서도 안 되고, 잊혀질 수도 없는 보석 같은 투사들이 있다. 네팔에 들어서자마자 우리가 맞닥뜨린 것은 먼지와 매연을 뒤집어쓰고 앉아 구걸하는 사람들, 젖은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들, …
독자편지
이주노조 전 위원장 샤킬을 떠나 보내며
지면
전현정
저항의 촛불 4호
2008. 9. 4
지난 8월 17일 명동에서 이주노조 전 위원장 직무대행이었던 샤킬 씨의 환송회가 열렸다. 한국 생활 16년차인 그는 꽃다운 청춘을 “무정한 나라” 한국에서 보내고, 40대 중년이 돼 본국인 방글라데시로 돌아갔다. 형식적으로는 ‘자진출국’이지만, 사실상 강제출국이나 다름없다. 산재로 척추디스크를 얻은 샤킬 씨는 장기간 산재요양 후 근로복지공단에 직업훈련 …
독자편지
국제 ‘인신 매매’ 결혼의 비극
지면
전현정
맞불 80호
2008. 3. 27
얼마 전, 내가 일하는 복지센터로 한 남성의 커다란 손에 자그마한 여성이 끌리듯 들어왔다. 스물두 살 된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그 사십대 남성은 “한글을 좀 가르쳐야겠다”며 이주노동자 한글 교육 신청서를 접수했다. 일주일이 채 지나기 전에 그들이 복지센터 옆 병원에 다시 왔는데 그 베트남 아내의 코뼈가 흉측하게 무너져 있었다. 아무래도 석연찮아 이…
《대한민국 병원사용설명서》, 강주성 | 프레시안북
:
건강과 계급의 불평등을 날카롭게 파헤치다
지면
전현정
맞불 76호
2008. 2. 28
얼마 전 내가 일하는 동네 병원에 마치 아프리카 난민처럼 살가죽만 겨우 남은 앙상한 백발 노인이 찾아왔다. 병원까지 고작 백여 미터 거리를 한 시간 동안 걸어왔다는 그는 막노동 일감이 없고 돈이 떨어져 일주일을 굶었다고 했다. 병원에 오자마자 “밥 좀 달라”던 그의 나이는 놀랍게도 40대 중반이었다. 우리 병원 단골인 관절염이 심한 한 할머니는 파지를…
독자편지
꼬빌 동지를 떠나 보내며
지면
전현정
맞불 75호
2008. 2. 21
꼬빌 동지가 12년 7개월간의 한국 생활을 접고 고향인 방글라데시로 돌아갔다. 마숨, 까지만, 라쥬 동지 추방 이후, 유난히 힘들어하던 꼬빌은 그 즈음부터 몇 차례 출국 준비를 했다. 고향행 티켓까지 끊어 놓았던 꼬빌은 이주노조 농성 투쟁 때문에 차마 공항으로 발길을 옮기지 못하고, 출국 날짜를 연기해 왔다. 몇 차례 송별회를 하면서도 결국 가지 못하고…
독자편지
최기영 출당은 ‘혁신’ 과제가 될 수 없다
지면
전현정
맞불 72호
2008. 1. 17
우려스럽게도 일각에서 심상정 비대위의 과제로 최기영 동지 출당을 언급하고 있다. ‘자율과 연대’는 이미 성명서에서 이 문제를 당의 혁신을 가르는 “리트머스 시험지”라며 최기영 동지를 “영구 제명하여 출당시켜야” 한다고 했다. 심상정 비대위장도 출당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국가보안법으로 탄압당해 차디찬 감옥에 갇힌 동지를 내쫓자는 주장이 나온다는 사실 자체…
독자편지
누구의 ‘무법지대’인가
지면
전현정
맞불 62호
2007. 10. 24
지난 10월 17일 나는 SBS 〈뉴스추적〉에서 방영한 “외국인 1백만 시대, 그들만의 ‘무법지대’”(이하 ‘무법지대’)를 보다가 피가 솟구치고 먹은 밥알이 곤두서는 분노를 느꼈다. “외국인 범죄의 실태를 고발”한다며 유난히 이주노동자를 부각해 범죄자 취급했다. “토막살인 후 시체를 분리유기한 중국인 노동자”, “성폭행 후 결혼으로 비자 받으려는 외국인…
독자편지
‘이주노동자들이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는 주장은 잘못인가
지면
전현정
맞불 59호
2007. 10. 3
지난 9월 13일 ‘우리는 왜 이주노동자를 환영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다함께’ 동부지역사회포럼에서 일부 동지들은 “이주노동자들이 3D업종에서 저임금으로 일하면서 경제 발전에 기여해 온 고마운 존재”라고 말하는 것이 이주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 주장과 모순된다고 말했다.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면 현재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3D업종 기업들의 경영 …
독자편지
백주대낮에 벌어진 야만적 인간사냥
지면
전현정
맞불 56호
2007. 8. 29
아내와 함께 친구 생일파티에 가는 길에 갑자기 정체불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봉고차에서 내리더니 아내와 나를 강제로 끌고 가려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런 일에 직면한 이주노동자 카쿤(가명) 씨는 당연히 저항했고 그 과정에서 옷이 찢겨지고, 살갗이 벗겨지는 상처를 입었다. 폭력을 휘두른 자들은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이었다. 이 자들은 보호명령서도…
독자편지
‘불법’ 신분을 이용해 돈 떼먹는 사장
지면
전현정
맞불 55호
2007. 8. 22
며칠 전 내가 일하는 복지센터에 파키스탄 이주노동자 와심(가명)이 찾아왔다. 그는 3년 동안 일한 공장에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사장님이 바쁘다고 하면 휴일도 안 쉬고, 명절에도 크리스마스 때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했어요. 월급도 더 안 줬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우리 공장엔 냄새가 많이 나요. 머리가 너무 아파서 약을 안 먹으면 일을 못해요.” …
독자편지
42호 이주노동자 기사를 읽고
지면
전현정
맞불 43호
2007. 5. 9
메이데이를 며칠 앞두고 정부는 5년 이상 체류 이주노동자에게 영주권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이주노동자들 중 일부는 큰 기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늘 그랬듯 정부가 발표한 내용은 통장잔고 3천만 원 이상, 월수입 1백5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등 어처구니없는 기만 정책이다. 이 때문에 이주노조는 메이데이 집회와 전야제 등에서 리플릿과 발언을 통해 정부 정…
활동보조서비스를 제도화하라
지면
전현정
격주간 다함께 77호
2006. 4. 5
작년 겨울, 한 중증장애인의 집에 수도 파이프가 터져 방안으로 물이 차 올랐다. 혼자서는 몸을 일으킬 수 없어 누운 자리에서 꼼짝도 못한 채 그대로 얼어죽었다. 이 끔찍한 사건을 계기로 중증장애인의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를 내건 투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3월 20일부터 시청 앞에서 장애인 동지들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활동보조…
반전평화 영화 상영회
지면
전현정
격주간 다함께 69호
2005. 12. 7
지난 12월 3일 지역 반전 공동전선인 ‘반전평화성동광진연대’에서는 반전 평화 영화 상영회를 개최했다. 반전평화성동광진연대는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와 진보적 시민단체들, 어린이 공부방과 민중교회까지 아우른 성동·광진 지역의 반전 공동전선으로 여러 차례의 반전 캠페인과 거리 행진, 반전평화 바자회 등 꾸준한 행동을 이어 왔다.그리고 12월 파병 재연장 시도를 …
의류노조 루치아노최 분회
지면
전현정
격주간 다함께 68호
2005. 11. 27
루치아노최는 백화점 명품관에서 벌당 1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브랜드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옷감을 받아 거의 완성단계로 박음질을 하는 전체 작업의 단가는 한 벌당 7천 원 ∼ 2만7천 원에 불과하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소사장제’라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을 특수고용직으로 전환시켰고 4대보험 미적용, 주당 평균 60시간 노동 등을 강요했다. 이 때문에 20…
독자편지
과잉인구가 아니라 이윤체제가 문제다
지면
전현정
격주간 다함께 65호
2005. 10. 13
지난번 “빈곤을 어떻게 역사의 유물로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주제의 성동·광진사회포럼에 참여한 한 생태주의자의 문제제기에 답해보고자 한다. 그는 “자원은 한정돼 있는데 인구가 너무 많기 때문에 빈곤이 생겨난다”고 주장했다.마르크스가 “인류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던 멜더스의 ‘과잉인구’론은 2백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남아있지만 동시에 이를 반박할 근거도…
이주노동자 하셈을 석방하라
지면
전현정
격주간 다함께 59호
2005. 7. 6
지난 6월 29일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 노동조합 활동가 하셈 동지가 공장에서 일하던 중,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에 의해 연행됐다. 최근 이같이 공장 안까지 쳐들어와 작업 중인 이주노동자들을 마구잡이로 단속하는 통에, 불안과 두려움으로 인한 이주노동자들의 산재사고가 늘어나고 있다.하셈 동지는 이주노동자 운동 초기부터 중요한 지도적 구실을 해 온 활동가이다. 명동…
이주노동자 단속을 중단하라
지면
김지태, 라주, 전현정
격주간 다함께 57호
2005. 6. 8
동대문 6월 2일 창신동과 동대문 일대에서 민주노동당 종로지역위원회 주최로 ‘이주노동자 강제추방 반대/ 아노아르 위원장 석방’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민주노동당 종로위원회, 성균관대 학생위원회, 이주노동자노조, 서울의류업노조, 이주노동자방송국, ‘다함께’ 종로지회 등에서 19명이 참가했다. 이 캠페인 때 이주노동자들 6명이 참가했는데 이들은 캠페인에…
성동ㆍ광진 반전평화바자회
지면
전현정
격주간 다함께 57호
2005. 6. 8
지난 5월 21일 뚝섬유원지에서 故김선일 추모 1주기를 맞아 반전평화바자회가 열렸다. 지역의 36개 단체가 포함된 반전평화성동광진연대 주최의 이번 바자회는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 등 지역의 여러 민주 시민단체, 교회, 전교조 소속 교사와 학교 아이들까지 모두 11개 단체에서 50여 명이 참가했다. 바자회는 대성공이었다. 1백50여 벌의 헌 옷가지들을 판매해 …
독자편지
후불제로 싼값에 팔리는 ‘베트남 처녀’
지면
전현정
격주간 다함께 53호
2005. 4. 13
“초혼, 재혼, 장애자, 자녀 딸린 재혼자 환영! 1백 퍼센트 결혼 성사!”베트남참전전우회가 운영하는 한 국제결혼업체의 광고 문안이다. 도시 변두리만 가도 “싸다”, “도망가지 않는다”, “60세 이상도 가능”, “후불제” 등의 수사가 붙은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광고 배너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 대표는 3일만에 첫 만남에…
이주 노동자를 테러리스트로 몰지 말라
지면
전현정
격주간 다함께 40호
2004. 10. 8
부시는 연설 때마다 파병 3위국 한국을 곧잘 빼먹었음에도 알카에다 2인자 알자와히리는 “기다리지(도) … 머뭇거리지(도) … 말(고)” 한국을 ‘학살 동맹국’들과 함께 “똑같이 공격하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노무현 정부가 테러 대책이랍시고 ‘테러리스트’로 지목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자진출국 전면거부’, ‘정권타도’, ‘이라크 파병반대’를 주장하(며)…
〈노동자 연대〉 524호
2024.11.05 발행
최신호
지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