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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역 교육 분야 4개 노조:
코로나19로 인한 3차 개학 연기에 따른 인천 교육노동자 공동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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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학교는 문을 걸어 잠근 채 휴업 중입니다. 벌써 세 번째 개학 연기를 맞습니다. 밀집도가 높은 학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렵고 호흡기 감염병 확산에 취약하기에 휴업연장 조치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전례 없이 휴업 기간이 길어져 사회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학교 구성원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전국여성노동조합 인천지부/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장기화에 대응하는 정부와 교육당국 그리고 기업의 공적·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공동 입장을 밝힙니다.
○ 첫째, 빈곤·장애인·이주민 가정 등 사회적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우선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을 충분히 확보해 취약계층에 무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학교급식이 제공되지 않는 동안에도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게 대체식을 지원하고, 생계 곤란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경제적 도움을 제공해야 합니다. 화창한 봄날 친구들과 학교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 못한 학생들은 불안과 우울로 ‘코로나 블루’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정서적으로 지원하는 일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난민을 비롯한 이주민 가정의 자녀가 코로나19 대응 시 차별을 받지 않도록 다국어 지원 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 둘째, 집단 형태의 “긴급돌봄” 확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휴업·휴원 연장 취지와 반대되는 것으로 감염에 취약하고 위험합니다. 기한 없는 전액유급 ‘가족돌봄휴가제’를 실시하고 정부와 기업이 그 비용을 책임지는 것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진정한 대안입니다.
코로나19는 현재 백신도 없고, 감염 속도를 늦추고 취약 집단을 보호할 ‘집단면역’도 형성돼 있지 않습니다. 사회 전체로 보면 바이러스가 학교에서 가정으로, 그리고 직장으로 확산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3월 16일 기준 아동·청소년 확진자 수는 500명을 넘어섰고 앞서 부산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교사와 원아 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학교의 집단 ‘긴급돌봄’을 피해가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긴급돌봄’ 실상을 들여다보면 더 걱정스럽습니다. 기본 방역 물품인 마스크와 손 세정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환경, 심지어 돌봄교실이 아닌 일반 교실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학교도 상당합니다. 아이도, 보호자도, 돌봄을 담당하는 선생님들도 확진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돌봄담당 선생님들은 기본 돌봄 외에도 하루 2회 발열 체크를 해야 하고 책걸상·장난감·식기 등 물품을 수시로 소독하느라 과로에 노출됩니다. 아이들이 저녁 7시까지 장시간 마스크를 쓴 채 생활하는 것도 고역입니다. 시도교육청이 제공한 중식 방안은 감염 예방은 차치하고 식품위생안전도 담보하기 어려워 비판을 받았습니다. 수백 명 대량급식을 지원하는 학교급식시설을 긴급돌봄에 이용한다는 발상은 학교급식의 현실을 전혀 모른 채 내놓은 탁상공론이었습니다.
물론, 가정 내 돌봄이 어려운 취약계층 아동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돌봄교실 운영이 불가피한 경우는 위생과 방역 물품을 충분히 확보해 무상공급하고, 전문의료인력 등 위생·안전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중식을 제공할 수 있게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긴급돌봄 담당자들에게는 안전수당과 특별근무 수당 등 마땅한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 셋째, 휴업연장 조치로 생계 위협에 처한 교육 노동자들의 휴업수당을 온전히 보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감염을 무릅쓴 집단 출근을 강제할 것이 아니라 재택근무를 허용해야 합니다.
뉴스에서는 무급 휴직과 해고, 증시 폭락 등 ‘경기 침체’ 소식이 들려옵니다. 학교도 예외가 아닙니다. 급식, 특수교육 등 방학중 비근무 직종과 방과후 학교 강사들은 ‘코로나19 보릿고개’를 겪고 있습니다. 급여 없이 1월과 2월을 겨우 버틴 노동자들에게 5주간 장기 휴업은 곧 ‘생계 위협’입니다. 고용노동부장관은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묵묵히 공교육을 담당해온 노동자들의 삶이 빈곤으로 내몰려도 정부가 ‘나 몰라라’ 하겠다는 것입니까. 서울·강원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시민들에게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하고 ‘재난생계소득’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에서 당장의 끼니가 걱정인 구성원들을 ‘모르쇠’ 한다면 우리 학생들은 장차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수개월 더 지속될 것이라 예측합니다. 방학중 비근무 직종과 방과후 강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필요한 예산을 추경해야 할 것입니다. 휴업 장기화로 수업일수가 감축돼 근무 일수가 줄면 임금 손실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공교육을 책임져온 교육 노동자들에게 ‘생계 고통’을 떠넘기지 말고 수업일수가 감축되더라도 기존 급여를 온전히 보장해야 합니다. 구로콜센터의 집단 감염에서 보듯 일터 역시 감염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휴업 기간 중에는 집단 출근으로 감염 위험을 무릅쓰도록 할 것이 아니라 재택근무를 허용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본 업무와 관련 없는 ‘대체 직무’를 하라며 출근을 시키는 일은 비정규직의 설움을 키우는 가혹한 차별이자 감염 위험을 높이는 어리석은 방식일 뿐입니다.
○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드러낸 학교 비정규직 차별과 인력 부족 현실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고용형태와 직종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정규직 인력으로 확충하는 것이 그 출발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는 그물망처럼 촘촘한 학교 안의 차별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급여 한 푼 없이 몇 달간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방학중 비근무’ 직종이 대표적입니다. 급식·특수교육 등 중요업무를 맡았지만 방학 때는 사실상 실업자가 되는 기형적 형태의 고용으로 고통받아왔습니다. 돌봄전담사들은 대부분 시간제로 일합니다. 정부는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을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그에 필요한 전일제 돌봄전담사를 충분히 늘리지는 않았습니다. 벼룩의 간을 떼어먹듯 교통수당을 반 토막 내고 초단시간 쪼개기 계약으로 시간제 노동자들에게 돌봄의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감염에 취약한 고령의 시설관리 노동자들에게 마스크 한 장 제대로 지급되지 않습니다. 전국 국·공립 유치원 전담보건인력은 사실상 전무합니다. 이런 조건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는 학교는 우왕좌왕 혼란스러웠습니다. 이제라도 학교 안의 비정규직 차별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비정규직으로 학교 안의 차별을 지속할 것이 아니라 정규직으로 과감히 전환하고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야 위기 상황에서도 제대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시대입니다. 이제까지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전국여성노동조합 인천지부/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는 코로나19의 조속한 안정을 바라며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함께 연대하고 노력해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2020. 03. 20.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인천지부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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