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를 급습했을 때 한 남자의 세 딸을 살해했다. 그 아버지는 나중에 〈그러나 증오하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냈다. 출판사의 책 소개 글은 죽은 딸을 언급하기도 전에 이 아버지가 하버드에서 공부한 의사로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화해에 헌신했고 양쪽의 환자를 모두 치료한, 여성 교육을 강조한 인도주의자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인의 죽음은 피해자가 교양인이거나 인도주의자 혹은 “신만큼 관대한 초인”이 되어야만 공감을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혹은 어마어마하게 폭력적인 죽임을 당해야 중요하게 여겨진다. 피점령지 예루살렘에서 유대인 정착자에게 납치·폭행당한 후 억지로 휘발유를 마시고 산채로 불태워진 16세 소년 모하메드 아부 크데이르나 가자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살해당한 후 12일만에 구급대원과 함께 시신으로 발견된 6살 힌드 라잡이 그 예이다.
대부분의 죽음은 통계 수치의 하나로 잡히거나 심지어 죽을만했다고 여겨진다. 이스라엘 측의 논리에 따르면 희생자들은 하마스이거나 아니면 하마스가 ‘인간 방패’로 삼아 부수적으로 피해를 본 결과이다. 요컨대 팔레스타인인은 ‘피해자 아니면 테러리스트’라는 엄격한 이분법 속에만 존재하도록 강요당한다. 특히 “팔레스타인 남성은 악마화해 죽어 마땅한 애도할 가치가 없는” 존재가 된다.
팔레스타인 예루살렘 출신의 시인·언론인·활동가인 모하메드 엘 쿠르드는 지난해 2월 출간한 〈완벽한 피해자〉(한국어판은 올해 4월 마티에서 출간)에서 앞선 내용을 소개하면서 팔레스타인인의 죽음은 “등에 천사의 날개를 꿰매 붙여”야 애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온 지구는 아무런 단서도 달지 않고 이스라엘인의 죽음에 비통해하고, 그 비탄을 인종학살의 연료로 바꾼다”고 꼬집었다.
원문 보기: [추천 글·영상] [<주간경향>] “팔레스타인은 죽어서도 인간성을 증명해야 한다” … ‘완벽한 피해자’의 저자 쓴소리 — 모하메드 엘쿠르드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