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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
쥐꼬리만 한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한 분노의 폭발

보육교사 임금 동결 반대 집회를 앞두고 임금 동결에 분노한 한 보육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그리고 “저는 월차를 사용할 수 없어 못 가니 꼭 이 팻말(“보육교사 파업하면 대한민국 All Stop!”)을 들어 주세요”라며 울먹였다. 그는 우리가 하루 파업하면 대한민국 절반이 마비되고 일주일 파업하면 모든 것이 멈출 거라 했다.

보육을 책임지겠다는 정부는 보육교사들이 천사와 같길 바라면서도 장시간 노동에 저임금으로 방치하며, 헌신만을 요구했다.

열악한 노동조건만이 아니다. 아동 폭행 사건이 터지면 모두 범죄자로 취급받고, 어린이집 비리를 고발하면 해고된다. 부모들의 불만이 들어오면 이유 불문하고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하는 설움을 안고 살아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분노를 낳았고 드디어 그것이 폭발했다.

집회에서 17년간 현장에서 일한 보육 교사가 ‘우리는 씹다가 버려진 껌이나 다름없다. 무엇을 더 참아야 하냐’며 그동안 겪은 불합리한 노동조건을 이야기할 때, 모인 사람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

한 남자 보육교사가 ‘결혼을 앞두고 신혼여행을 갈 돈이 당최 나오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할 때, 터져 나온 웃음 뒤에는 더욱 큰 한숨 소리가 들렸다. 내 아이 졸업식에도 한 번 가 보지 못한 엄마의 속사정, 아버지가 응급실에 실려 가도 달려가지 못한 딸의 이야기, ‘교사들이 사람임을 잊었는가!’ 하는 절규가 담긴 글들이 집회 후에 남았다.

사실, 국공립 보육교사의 임금이 나오는 구조 자체가 큰 문제다. 기본 임금은 턱없이 적은 상황에서 정부 각 부처와 지자체 사정, 일시적인 정책에 따라 수당이 들쑥날쑥한다. 이렇듯 보육 노동자의 임금은 여기저기서 조금씩 얻어 먹어야 하는 거지 밥그릇 같다. 저들은 어느 날 생겼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수당으로 만족하며 살라는 것이다.

거지 밥그릇

그나마 국공립어린이집의 노동자들은 형편이 낫다. 사립어린이집의 노동자들은 법정 최저임금이 올라도 그것조차 주기 힘들다는 원장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사립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보육료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원장들의 집회에 동원되는 것은 정말 끔찍하다.

집회가 끝나고 뒷풀이에 참가한 5년차 교사가 이런 말을 했다. 이전에는 길바닥에 앉아서 ‘투쟁! 투쟁!’ 하는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이유조차 알기 싫었고 심지어 불편함에 화도 냈지만, 오늘 자신이 그 차디찬 길바닥에 앉았고 그들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집회 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내년에 수당을 더욱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리의 행동 때문에 저들이 움직이기는 했지만, 수당이 아닌 임금을 인상하라고 주장하는 보육 노동자들의 소리를 묵살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씹다 버려진 껌이냐. 더는 참을 수 없다.” 2월 8일 보육교사 임금 동결 반대 집회

노동조합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보육 정책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와 예산을 심의하는 기획재정부를 향한 항의 전화와 온라인 시위를 이어 나갈 것이다. 그리고 평일에는 집회에 참가할 수 없는 보육 노동자들을 위해 주말인 2월 25일 오후 4시,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서 우리는 임금 동결을 규탄하고 8시간 노동이 가능한 2교대제를 주장할 것이다. 또한, 이 모든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보육 노동자 지자체 직접 고용과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임을 알릴 것이다. 그동안 잠자고 있던 보육 노동자들의 분노와 열망을 제대로 담을 투쟁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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