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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사회주의 경향 공동성명서:
그리스 민중의 투쟁은 우리 모두의 투쟁이다

이 글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킵레프트(Keep Left), 스페인 엔루차(En Lucha),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 아일랜드 사회주의 노동자당, 타이 턴레프트(Turn Left), 터키 혁명적 사회주의 노동자당, 한국 다함께 등 국제사회주의 경향(IST) 주요 단체들이 최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서다.

1. 현재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은 죄다 긴축 정책을 펴고 있다. 대형 은행의 투기 행각이 초래한 전 세계적 경제 위기에 대응해 서방 지배계급은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와 빈민 들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 이런 공공 지출의 삭감 때문에 전 세계 성장률이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배자들은 긴축을 더 많은 신자유주의 ‘개혁’을 추진할 기회로 삼고 있다. 그 ‘개혁’ 때문에 금융시장이 통제를 벗어나면서 위기가 왔는데도 말이다.

2. 불행히도 현재 그리스는 신자유주의 ‘개혁’의 실험실이 됐다. 최근 유로존 나라들은 두 번째 그리스 ‘구제’ 금융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조처는 주로 그리스에 돈을 빌려 준 프랑스와 독일의 은행들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의도는 별도의 계정에 예치된 구제 금융이 프랑스와 독일의 은행들에게 먼저 지급되도록 조처한 것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2월 19일 긴축에 반대하는 그리스 시위대 ― 그리스 투쟁이 승리한다면 전 세계의 긴축 정책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3. 은행들을 구제하는 과정에서 평범한 그리스인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그리스 경제 활동은 1930년대 대공황에 버금가는 속도 ― 2011년 마이너스 7퍼센트였고 올해도 비슷할 것이다 ― 로 위축되고 있다. 실업자, 노숙자, 자살하는 사람이 속출 하고 있다. 무료 급식소에 의존해 연명하는 사람들이 폭증했다. 반면에 부자들의 재산은 철저히 보호받는다. ‘트로이카’(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IMF)는 더 긴축하라는 압력을 계속 넣었고, 그리스 주류 정당들은 더 끔찍한 추가 긴축 정책 ― 최저임금 22퍼센트 삭감, 보조 연금 15퍼센트 삭감, 공공부문 일자리 1만 5천 개 감축 ― 을 도입했다.

4. 긴축 정책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는 철저히 무시됐다. 그리스와 이탈리아에는 ‘기술 관료’ 정부가 등장했다. 심지어 북유럽 정치인들은 4월에 치러질 예정인 그리스 총선을 연기하라고 요구했다. 트로이카가 정부 운영에 간섭하면서 그리스의 경제적 주권은 완전히 사라졌다. 소요 진압 경찰들은 항의 시위 참가자와 파업 노동자 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민주주의 파괴는 그리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아일랜드 정부의 새해 예산안의 세부 내용이 아일랜드 의회보다 독일 의회에 먼저 제출된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5. 유럽 지배자들은 그리스를 시범 케이스로 삼아 다른 곳의 긴축 반대 움직임을 약화시키려 한다. 그러나 유로존의 비밀 보고서가 잘 지적했듯이, 그런 목표는 성취하기 힘들다. 공공지출 삭감은 일자리와 서비스 수요를 줄이고 경제 활동을 위축시켜 부채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더 힘들게 만든다. 긴축 정책은 고대 신화에 등장한 시지프스의 노동 ― 미끄러운 바위를 언덕 위로 올렸다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을 반복하는 ― 과 다를 바 없다.

6. 다행히도, 그리스 노동자 운동은 유럽에서 가장 전투적이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긴축 정책에 맞서 총파업과 대형 시위를 벌여 왔다. 기층 노동자들은 노조 지도자들에게 더 급진적 행동을 벌이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그리스 양대 주류 정당은 분열하고 자기 정당 소속 의원들을 축출하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사회자유주의 정당인 그리스사회당의 왼편에 있는 정당들이 도합 40퍼센트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그리스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혁명적 반자본주의 좌파가 성장하고 있다.

7. 그리스의 저항이 더 강력해지고 더 명료한 초점을 갖게 된다면 긴축·신자유주의와 단절하는 정책 강령을 만드는 초석을 놓을 수 있다. 여기에는 부채 상환 거부와 유로존 탈퇴 등의 정책들이 포함될 것이다. 이들의 목적은 그리스 자본주의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 국유화와 공공투자 프로그램 확대에 토대를 두고 일자리, 공공서비스와 생활수준 향상을 최우선을 삼는 정책들의 뼈대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런 정책들을 도입하려는 노력은 단지 기존 민주주의 제도를 방어하는 것만이 아니라, 노동자가 경제의 더 많은 부분을 통제하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더 큰 투쟁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의 혼란과 불의를 대체할 수 있는 민주적 사회주의 계획이라는 좀더 근본적 목표를 성취하는 데 한 걸음 다가설 수도 있다.

8. 그리스 노동자, 학생과 빈민 들의 투쟁은 우리의 투쟁이기도 하다. 만약 그리스 투쟁이 승리한다면, 다른 곳의 긴축 정책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만약 그리스 투쟁이 패배하면, 긴축을 영구적 정책으로 채택한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정책을 실행하기 더 쉬워질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의 긴축 반대 투쟁에 연대를 보내야 한다. 단지 저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각자 나라에서 긴축 반대 운동을 효과적으로 건설할수록 그리스의 형제와 자매 들이 승리할 가능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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