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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파병’ 무더기 연말 땡처리 중단하라

국방부가 5개 해외 파병부대 중 소말리아 청해부대와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 레바논 동명부대의 파병 기간 연장안을 연말 국회에서 처리하려 한다.

국방부는 소말리아 청해부대의 경우 “선박 및 선원 보호” 운운한다. 그러나 해군의 강력 대응은 해적 행위의 위험성만을 높일 뿐이다. ‘아덴만의 여명’ 같은 작전 이후 한국 선원들의 안전이 더 위협받았다.

무엇보다 ‘파병을 통한 선박 보호’라는 논리는 소말리아의 가난한 사람들이 왜 해적 행위로 내몰리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소말리아 앞바다는 외국의 거대한 쌍끌이 선박들이 매년 3억 달러의 해상 생물들을 싹쓸이해 가는 곳이다. 유럽의 강대국이 각종 폐기물들을 소말리아 해안에 버린 탓에 2005년 한 해에만 3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정부는 ‘평화’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파병은 총칼로 평화와 정의를 위협할 뿐이다. ⓒ사진 출처 국방부

더군다나 소말리아 앞바다는 세계 석유 생산량의 4분의 1이 통과하는 주요 통로다. 미국은 이를 통제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미국은 소말리아 이슬람 진영과 헤즈볼라가 연계돼 있다면서 소말리아에 2007년부터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2009년부터 4년째 주둔하고 있는 한국 군함도 이런 제국주의적 개입의 일부일 뿐이다.

7년째 주둔 중인 레바논의 유엔평화유지군 동명부대는 어떤가.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 파견의 근거인 유엔결의안 1701호는 레바논 내에서 광범한 지지를 받는 정당인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목적으로 한다. 동명부대가 배치된 티르 지역은 헤즈볼라의 무장력이 집중돼 있는 곳인데, 여기에서 이스라엘은 한 달 동안 1백여 차례나 휴전협정을 위반할 정도로 군사침략에 준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그러나 평화유지군은 어떤 제재 조처도 실행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의 주둔 연장은 아랍 혁명에 대한 열강의 대응과 연결돼 있다. 시리아의 내전 상황이 치열해짐에 따라 시리아와 레바논 접경지대에 병력이 집중된 레바논군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 유엔평화유지군 파견을 연장하려는 것이다.

UAE 파병 부대 연장도 중동 평화를 해치기는 마찬가지다. 친미국가인 UAE는 이란 핵개발에 대응하는 핵 관련 기술을 습득하려고 이명박에 SOS를 청했고 이에 정부는 즉각 응했다. 더군다나 UAE 아크부대는 친미국가의 왕정을 보호하기 위한 무장력을 훈련시키는 구실도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바레인에서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자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바레인 왕정 보호를 위해 사우디군 1천 명, UAE 경찰 5백 명을 파병했는데, 이 경찰 훈련을 바로 아크부대가 해 왔다.

아프가니스탄 오쉬노 부대가 완전히 철수하는 것도 아니다. 점령군의 식민지 맞춤형 부대라고 할 수 있는 지방재건팀 경계를 위해 국방부는 일부 병력을 남겨 두려 한다.

새누리당은 말할 것도 없지만 민주당도 또다시 이런 ‘묻지마 파병’ 연말 ‘땡처리’에 손을 들어 준다면, 그들이 말하는 ‘평화’, ‘정의’가 사기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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