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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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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자신의 힘을 발견하다

탄핵반대 시위 때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가운데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른 대안을 찾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홍세화 씨가 강연한 탄핵반대 토론회에 참여한 한 참가자는 “정말 열린우리당밖에 대안이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최근 민주노동당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어떤 당인지 궁금해했다. 전쟁에 반대하고 탄핵에 반대하면서도 민주당 당원으로 남아있는 한 아주머니는 민주노동당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3월 27일 탄핵반대 시위에서 만난 젊은 열린우리당 당원은 이번 선거에서 정당투표는 민주노동당을 찍겠다고 말했다.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한민당을 볼품없이 찌그러뜨린 것에 한껏 고무됐다. 거리에서 자신의 힘을 발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지배계급 개혁파에 기대려는 수동적 세계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기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선거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탄핵반대 시위에 함께했어야 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은 “열린우리당은 길가다 지갑 주운 셈”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이 지갑을 줍도록 보기만 해서는 안됐다.

탄핵에 반대해 싸웠던 공무원노조와 전교조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다.

구태옥

고건 전력 추가

〈다함께〉신문 27호 고건과 관련된 기사 가운데 그의 전력 에 추가할 것이 있다.

고건은 1987년 6월 항쟁이 한창이던 시점에 시위 진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서인 내무부장관의 자리에 있었다. 이 때문에 1987년 6월 항쟁이 승리한 이후에 당시 그의 역할을 둘러싸고 두고두고 비판이 있어왔다. 그때마다 그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해왔다.

이런 작자가 “제2의 6월 항쟁”이라고 불리는 탄핵무효 촛불시위를 ‘중립적으로’ 다루리라 기대했다면 이건 완전히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앞으로도 그가 보여주는 ‘중립적 관리자’ 이미지에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

문명주

급진화의 기회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탄핵 뉴스를 보다가 사촌 누나와 지난 대선 얘기를 하게 됐다. 누나는 권영길에게 투표했다고 했다. 나는 당연히 이회창이거나, 아니면 노무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누나의 선택은 그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누나의 친구는 임시직 교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임금 삭감을 통보받아 항의하고 있었다. 때마침 민주노총에서 임시직 교육 노동자들을 지지 방문 했고 민주노총의 도움으로 임금 삭감을 막을 수 있었다.

마침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보여준 권영길의 모습이 너무 좋아서 “빌빌거리는 이회창” 대신 권영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우리 주변에도 보수 성향의 부모님 때문에 한나라당에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한때 우리 자신들도!)이 꽤 있을 것이다.

이들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거나 더 급진적인 정치를 수용하게 되는 데 ‘중간과정’은 필수적인가? 한 사람의 경험은 그의 정치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다.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를 준다면, 충분히 급진적인 정치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탄핵반대 운동은 좋은 기회다. 전국적으로 수십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다. 이들에게 다가가 ‘대안’을 주장하고, 그들의 경험이 올바른 정치로 구현되도록 도와야 한다.

백철

배드뱅크가 신용불량자들을 구할 수 있을까?

3월10일 경제부총리 이헌재가 신용불량자 대책을 발표했다.

그 중 하나가 여러 금융기관에 빚이 있는 다중채무자가 채무액의 3퍼센트를 먼저 갚으면 배드뱅크에서 장기 저리로 빚 갚을 돈을 대출해 주고 신용불량기록에서 해제해 준다는 것이다.

재경부 통계에 따르면, 신용불랑자는 작년말 3백72만 명이다. 그중 1천만 원 이하 채무자가 47퍼센트다. 이들의 신용불량자 등록 이후 소득은 그 전의 57퍼센트인 1백13만 원으로 하락했다. 이들 중에 정규직 비중은 줄고 임시직 비중은 14퍼센트나 늘었다. 정부의 저임금과 비정규직 양산 정책이 신용불량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작년에 카드사 유동성 위기 때 카드 신용한도액을 대폭 축소하면서 카드 돌려막기로 생활비를 대던 사람들이 졸지에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이런 사람들만 1백8만 명에 이른다.

한마디로 정부의 신용불량자 대책이야말로 “신용불량” 상태다.

정부의 신용불량자 대책은 금융기관의 부실을 제거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배드뱅크는 개인신용평가회사(CB) 제도 도입을 위한 전 단계다.

개인신용평가회사란 각각의 개인의 신용 점수를 매겨 금융거래나 취업 등에서 이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는 가능한 전 국민에게 신용평가점수를 매겨 잠재적 신용불량자들을 미리부터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재경부 조사에조차 신용불량자가 된 원인의 37퍼센트가 본인과 가족의 실직 탓이다. 47퍼센트의 신용불량자가 연체한 대출금의 사용처는 생활비라고 답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임금을 제공하는 정규 일자리를 갖지 못해 신용불량이 되어 가고 있다.

배드뱅크 계획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최저 생계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질빈곤층 3백20만 명을 구제하지 않으면서 나오는 어떤 대책도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김문성

지갑 채우다 들킨 김정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국민은행 행장 김정태가 연봉의 2배인 16억 8천만 원을 챙겼다는 사실을 노조가 폭로했다.

국민은행 노동자들은 매우 분노하고 있다. 김정태는 목표 이익 달성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올해 초 197개 점포 노동자들의 성과 평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켰다. 이 때문에 1천여 명 직원들의 상여금이 삭감됐다. 현재 81.7퍼센트의 국민은행 노동자들이 김정태의 행장직 유지에 반대한다.

김정태는 적자 결산이 확실해진 작년 하반기 내내 노조에 임금 동결을 요구해 왔다. 추석 상여금이 없는 비정규직에 대해 10만 원을 지급해 달라는 요구도 거절했다.

8천 명이 설레며 기다렸던 상여금이 김정태의 호주머니로 들어간 것이다.

재작년에도 김정태는 스톡옵션으로 받은 자기 주식 40만 주를 팔아치워 총 130억 원을 벌었다.

탐욕스럽게 자기 지갑만 채우다 들킨 김정태는 이 사실을 노조에 유출한 직원을 찾겠다며 노조 간부와 친분 있거나 학연이 있는 직원들 수십 명을 감찰하고 있고, 사내전산망의 노조게시물도 모두 삭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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