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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이집트 혁명을 위해:
이슬람이 아니라 계급 갈등이 진정한 전선이다

이집트 혁명이 결정적으로 승리하려면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온건파와 이슬람주의자 들을 지지하는 대중을 혁명 정치로 획득해야 한다고 사메 나기브가 주장한다. 이 글은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과 무르시 반대 투쟁이 벌어지기 전에 쓰였다.

현대의 대혁명들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발전했다. 그것들은 보통 옛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일시적으로 단결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정권이 무너지면, 단결한 세력들은 자신이 대변하는 이해관계에 따라 분열했다. 새롭고 다양한 세력이 혁명에 참가할 뿐 아니라 옛 정권의 핵심 세력 중 일부가 반혁명을 조직했다.

국가 기구와 이 기구가 봉사하는 사회계급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가는 결코 ‘국민’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가는 부와 진정한 권력을 통제하는 소수의 사람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대변한다.

군대는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대기업과 사장 들의 이익을 보호한다. 단지 장군을 바꾼다고 해서 군대라는 기구의 성격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과 보안 요원도 국민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유재산 제도의 유지에 힘쓴다. 행정 기관들도 다르지 않다.

의회는 유일하게 일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된 사람들로 구성되는 기구다. 그러나 의회는 진정한 국가의 소유자들에 맞설 힘이 없다.

이집트 혁명 덕분에 무슬림형제단이 권력을 잡았고 정권 수장을 바꿀 수 있었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은 경찰을 거리로 돌려 보냈다. 교통 지도가 아니라 파업과 점거 농성을 탄압하고, 고문·살해와 테러 행위를 다시 자행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무르시가 집권하자마자 방문한 곳은 아랍 혁명의 발생지인 튀니지가 아니라 아랍 지역의 대표적인 반혁명 세력이자 억압적 왕조가 지배하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또, 그의 경제 ‘부흥 계획’에는 국가 개입으로 임금을 인상시키는 계획이 아니라 IMF와 차관 협상을 맺는 계획이 담겨 있다.

IMF는 1990년대부터 이집트인들을 가난과 굶주림으로 몰아넣은 정책을 강요해 왔다.

무슬림형제단은 가자지구의 고통에 연민을 표현하며 이스라엘의 봉쇄를 규탄해 왔다. 그러나 무르시는 가자 민중이 식량과 생필품을 반입하려고 이용하는 지하 터널들을 파괴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라파흐 국경을 완전 개방하지도 않았다.

가자지구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집트가 이스라엘과 맺은 기만적인 평화협정]은 전 독재자 무바라크의 외교정책의 근간을 이뤘고, 그가 미국의 이익에 야합한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런데 무르시는 단 하루도 지체하지 않고 이 협정을 온전히 준수한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무르시 정부의 실패를 폭로하는 투쟁은 법원이 아니라 공장, 경작지와 빈민가에서 벌어질 것이다.

무슬림형제단과 이슬람주의자들은 보수적 포퓰리스트들이다. 그들은 옛 정권에 반대하면서도 타협해 왔다.

이슬람주의 경향들 내부와, 또 그들 사이에 커다란 모순이 있다. 그들의 부르주아 지도부와 중간계급 기층 활동가, 그리고 광범한 노동계급과 빈민가 지지자들 사이에 엄청난 심연이 존재한다. 모호한 종교 구호들이 이런 모순을 감추는 구실을 해 왔다.

이슬람주의자들이 옛 정권에 계속 타협했지만,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상당수의 대중은 이슬람주의자들을 진정한 야당으로 여겼다.

따라서 혁명 직후 많은 사람이 이슬람주의자들에게 표를 던진 것은 당연했다. 민중은 하루아침에 일관된 혁명적 의식에 도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과 강경 살라피주의자들의 당선으로 상황이 종료된 것이 아니다. 그들의 당선은 중간 단계일 뿐이다.

러시아 혁명이 발생하자 바로 권력을 잡은 것은 레닌과 볼셰비키가 아니라 개혁주의 야당이었다. 개혁주의자들은 혁명의 목표 중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했다. 볼셰비키가 노동자, 농민과 병사 위원회에서 다수가 되고 10월 대혁명으로 옛 정권을 몰아낸 다음에야 목표들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집트에서도 다수가 혁명적 계획을 지지하도록 만들려는 치열하고 끈질긴 노력과 함께 제2차 혁명이 필요하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이슬람주의자 주변에 있는 청중의 지지를 얻어야 하고 이슬람주의자들 지지층 내의 계급적 모순을 이용해야 한다. 이슬람주의 지도자들의 정책은 이런 과정을 촉진시킬 것이다.

따라서 이집트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선거에도 참가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에 참가하는 것은 의회에서 진정한 변화가 일어난다고 믿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무슬림형제단과 살라피주의자뿐 아니라 옛 정권 잔당과 자유주의자들을 폭로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활용하려고 선거에 참가한다.

이집트 혁명 초기에 많은 노동자가 개인적으로 시위와 광장 점거 등에 참가했다. 그러나 파업을 통해 무바라크를 제거하는 데 결정적 구실을 한 것은 조직 노동자들이었다.

이후 노동자 파업 물결의 깊이, 넓이와 의식이 모두 향상됐다.

우리는 이집트 혁명이 2011년 1월에 시작된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06년 마할라 노동자 파업이라는 중요한 투쟁이 벌어졌고 그것이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다. 이런 노동자 투쟁 전에는 팔레스타인 인티파다를 지지하고 이라크 침략에 반대하는 정치 시위들이 벌어졌다.

이집트 혁명은 정치혁명이자, 민주적 개혁 이상의 폭넓고 진지한 변화를 바라는 사회혁명이다. 지금 혁명 초기 이후 가장 치열한 파업과 점거 투쟁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8월부터 10월까지 파업이 대략 1천 건 발생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제2차 이집트 혁명으로 발전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파업 물결은 아직 산발적이고 산업별, 분야별, 지역별로 파편화돼 있다. 이 파업들은 아직 이집트 노동계급 중 소수만을 대변하고 있다.

이 파업들을 연결하고 민주노조를 세우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이런 움직임은 아직 신디칼리즘의 틀에 갇혀 있다. 따라서 ‘빵과 버터’를 요구하는 경제적 투쟁은 혁명적 정치 요구와 분리되곤 한다.

신디칼리즘

그러나 무르시가 긴축과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경제 위기에 대응하려 하기 때문에 앞으로 노동자 투쟁이 격화될 것이다. 노동자 파업과 점거 투쟁이 계속될 것이고 경찰 탄압도 심해질 것이다. 이런 발전에 따라 다양한 혁명적 세력들이 변하면서 정치 지형도 갈수록 복잡해질 것이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혁명의 지속 여부나 정당들의 사회적 강령 상의 차이 대신에 ‘세속주의 대 이슬람주의’란 차이를 중심으로 동맹들이 형성되는 것이다. 실제로 아무르 무사[무바라크 정권의 외무부 장관이자 아랍연맹 전 사무총장]와 아이만 누르[무바라크 시절 투옥됐던 야당 인사]의 주도하에 옛 정권 잔당과 자유주의자들이 ‘이집트민족동맹’이란 이름으로 힘을 합쳤다.

나세르주의 정치인 함딘 사바히가 대선 과정에서 창당한 민중경향,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엘바라데이의 헌법당, 그리고 아직 거취를 정하지 못한 기타 세력들이 있다. 왼편에는 타감무당을 포함하는 다양한 세력으로 구성된 혁명적민주동맹이 있다.

이들 모두에 맞서 무슬림형제단의 정당인 자유정의당과 살라피주의 동맹들이 있다.

이집트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미래의 정치와 선거 투쟁들에서 고립돼서는 안 된다. 이 투쟁들은 구체적이고 일반적인 정치 요구를 제기할 좋은 기회다.

우리는 공동전선의 원칙에 기초를 두고 전선과 동맹에 참가할 것이다. 우리는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특수하고 제한된 요구를 놓고 일시적으로 손을 잡을 것이다.

다가올 선거에서 옛 정권 인사나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들이 [이슬람주의에 맞선] ‘시민 세력’이란 이름 아래, 혹은 우익 자유주의자들과 손을 잡고 복귀할 것이다. 따라서 무슬림형제단 집권당과 그 동맹들에 맞선 투쟁이 왼쪽뿐 아니라 오른쪽에서도 벌어질 것이다.

우리는 절대로 세속주의 진영을 강화한다는 미명 아래, 극좌부터 극우까지 모든 세속주의 세력을 결집시키면서 사실상 옛 정권 인사를 복귀시키려는 세력과 손을 잡아서는 안 된다.

이집트 혁명을 통해 지금까지 일어난 변화는 정치 권력의 변화였다. 옛 정권의 상징은 사라졌다. 그러나 국가와 군사 기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집트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국가 기구를 분쇄하고 노동자와 농민의 국가를 세우는 혁명적 계획에 대한 노동자들의 지지를 획득해야 한다.

오늘날 많은 노동자가 여전히 우익, 온건파와 개혁주의 세력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반드시 노동자·농민의 지도자와 빈민 활동가, 천대받는 부문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우리의 혁명 조직 전통은 가장 중요한 무기 중 하나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을 흡수하고, 교육하고, 실천적으로 훈련시켜야 한다. 또, 국가 정보기관에 대응할 수 있는 강인함이 필요하다.

우리는 자유주의든 이슬람주의든 모든 우익 사상에 맞서 끊임없는 이데올로기 투쟁을 벌여야 한다.

전 세계와 이집트 자본주의는 붕괴하고 있고 이집트 노동계급은 끊임없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기회는 흔히 오지 않는다. 우리가 제2차 이집트 혁명으로 전진하지 못한다면 반혁명이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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