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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육감 선거 평가:
진보가 단결해 교육개혁 후퇴에 맞서자

유감스럽게도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 ‘박근혜 맨’이자 ‘사교육 대변자’인 문용린이 당선했다. 지난 2010년 서울 교육감 선거와 비교했을 때 보수 후보들이 얻은 득표율을 합치면 오히려 줄었지만 문용린은 협박과 회유 등으로 이상면 후보를 주저앉히고 보수를 결집시켜 당선할 수 있었다.

문용린은 선거 초반에 “무상교육”, “중1 시험 폐지” 등 포퓰리즘적 정책을 내놨지만 이내 색깔론과 반전교조 선동을 강화하며 우파를 결집시키는 데 주력했다. 박근혜도 “전교조가 학교 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문용린을 거들었다.

이렇게 보수가 결집한 덕분에 문용린은 54.17퍼센트를 얻었다. 문용린이 획득한 표는 박근혜가 서울에서 얻은 표와 거의 비슷했다.

살을 에는 추위에도 서울 곳곳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한 선거운동원들 이들의 노력은 향후 교육 개혁을 위한 투쟁 건설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재환

반면, 이수호 후보는 2백만 표 조금 못 되게 얻었다(37.1퍼센트). 이것은 지난 2010년 서울 교육감 선거 당시 곽노현 전 교육감이 얻은 표보다 52만 8천 표가량 더 많은 것이다.

그럼에도 진보 정치 운동이 분열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더 나았을 수 있다. 물론 진보진영의 상당수가 이수호 후보 선거 운동을 지원했다. 그러나 올해 5월 이후 벌어진 통합진보당 위기와 분열의 후유증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민주노총도 이수호 후보를 민주노총 지지 후보로 결정했지만, 내부적 균열과 갈등 때문에 교육감 선거 운동에 늦게 착수했고 충분한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조직 노동계급이 강력한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그 결과 나머지 동요하는 세력을 충분히 이수호 후보 쪽으로 끌어당기지 못했다.

그래서 이수호 후보는 서울에서 문재인이 얻은 표의 3분의 2 정도만을 얻었다. 1백만 명가량이, 문재인에게 투표했지만 이수호 후보에게는 투표하지 않은 것이다. 조직 노동계급의 단결력이 충분히 강력하지 않고 민주당이 전교조와 거리를 두는 상황에서 문용린의 반전교조 선동은 일부 후진적인 민주당 지지자에게도 영향을 미친 듯 하다.

이는 무효표가 87만여 표(14퍼센트)가 나온 이유 중 하나다.(무효표가 이렇게 많은 또 다른 이유는 교육감 선거가 대선에 묻혀 ‘깜깜이’ 선거가 되는 바람에 유권자들이 정보가 거의 없는 채로 투표장에 들어갔거나, 사퇴한 이상면 후보에게도 적잖은 사람들이 투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수호 후보는 결코 적지 않은 득표를 했다. 이 후보는 2010년 곽노현 전 교육감이 얻었던 34퍼센트보다 더 많은 37퍼센트를 득표했다. 이는 진보 교육 개혁을 향한 대중적 열망이 줄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게다가 이수호 후보는 노동운동에 기반을 두고 있는 좀더 선명한 진보 후보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폄훼할 수는 없다.

현재 문용린은 “학생인권조례를 수정하거나 폐기”하고 ‘무상급식 예산도 재검토’하겠다며 반동적 공격의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전교조 지도부 선거에서는 투쟁을 강조한 상대적 좌파 후보가 이겼는데, 이를 바탕으로 저항과 연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문용린의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확인한 지지와 연대는 향후 투쟁을 건설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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