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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병원 노동자들의 “웃음 뒤의 눈물”

많은 서비스 노동자들이 “죄송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뭐가 그렇게 죄송한지. 그냥 언제 어디서든 뭘해도 “죄송하다”고 한다.

난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다. 많은 서비스직이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지만 병원 노동자는 특수하게 ‘환자’를 상대하며 일한다.

매일 힘들고 아픈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감정적으로 힘들다. 하녀 부리듯 부리는 것은 고사하고 자신들이 받는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를 되려 간호사에게 푸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무리한 요구나 행동을 하더라도 간호사는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도와줘야 하기에, 환자를 위로하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참아내야 한다는 직업적 윤리를 강하게 요구받는다.

많은 경우, 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설명이나 검사나 치료 과정 등이 늦어지면 모든 책임 추궁과 화풀이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간호사에게 쏟아 낸다.

폭력적인 행위나 비인격적인 말을 해도 무조건 “죄송하다”고만 해야 한다. 관리자는 이런 간호사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더 친절하고 더 조심하라고만 요구한다.

내 가족이나 본인이 아프고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빠르고 질 좋은 의료를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의사나 간호사는 과다한 업무로 정작 환자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병원들은 병원 노동자들의 웃음 뒤의 눈물은 외면한 채 돈벌이에만 혈안이다.

의료의 질을 높이고 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