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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폭력의 자유》:
언론은 왜 공공의 적이 됐는가

《폭력의 자유》, 김종철 지음, 시사IN북, 670쪽, 25,000원

2013년 대한민국의 언론은 민주주의와 국민의 알 권리에서 퇴보하고 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규탄하며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이는데도, MBC는 여름이 돼 매미가 울고 있다는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KBS는 촛불집회를 겨우 한 번 단신으로 방송했다.

국정원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마녀사냥하자, 이에 발맞춰 언론은 마녀사냥에 기름을 들이붓고 있다. 최근 MBC, KBS에서는 국정원 선거개입 문제와 진보당 마녀사냥 관련 방송을 메인데스크에서 자르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인 김종철은 자신에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언론은 민중의 벗인가? 아니면 공공의 적인가?”

《폭력의 자유》에서 김종철은 한국 언론의 역사를 자세히 풀어 쓰고 있다. 그는 머리말에 “권력이나 대자본과 하나가 되거나 스스로 권력이 되어 민중을 억압하는 언론은 그 자체가 반사회적이다. 가난하고 소외당한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는 언론이야말로 민중의 진정한 벗”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조중동과 공중파 방송사들은 민중의 벗이 아니라 지배계급의 확성기로 전락했다. 이 매체들은 분명히 공공의 적인 것이다.

종편들도 마찬가지다. 종편들의 목적은 뚜렷하다. 민중의 눈과 귀가 돼 말하는 방송이 아니라, 정권의 눈과 귀가 돼 민중을 농락하는 방송이 되는 것.

지금 이석기 마녀사냥을 보도하는 것을 봐도, 종편들은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앞뒤 맥락 잘라내고 증거로 제출한 녹취록을 녹차 우려먹듯 10탕, 20탕 보도했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촛불 시민들과 마녀사냥을 방어하려는 입장은 방송에 1분도 보도되지 않는다.

1분

저자는 언론이 민중의 벗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안으로 위키리크스를 제시한다. 위키리크스는 지배계급이 숨기고 싶었던 수많은 기밀문서를 폭로했다. 그는 진실을 거부하지 않는 시스템과 진실을 폭로하는 용기가 집단지성과 결합하면서, 위키리크스가 국가정보의 투명성도 가져올 것이라고 봤다.

저자는 언론이 탄압받으면서도 자본에 대항하고자 했던 경험들을 친절하게 짚어 줬다.

그렇지만 그는 지배계급 언론 통제의 뿌리를 사회구조가 아니라 주로 정치권력에서만 찾는다. 그래서 정치 스캔들을 폭로하는 위키리크스를 대안 언론으로 꼽은 것이다.

물론 지배계급의 더러운 이면을 밝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자본주의 체제는 지배계급의 확성기가 된 언론을 통해 지배 이데올로기를 퍼뜨린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피지배계급, 특히 자본주의의 무덤을 파는 노동자 계급은 이에 맞서 투쟁한다. 진정한 언론이라면 투쟁하는 민중의 시선과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를 써야 한다. 이런 구실을 해낼 〈레프트21〉 같은 혁명적 신문이 우리한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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