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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 통합:
공동의 적에 맞서 하나로 단결하다

10월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양대 노조인 민주노총 소속 전국사회보험지부(이하 사회보험지부)와 한국노총 소속 국민건강보험공단직장노조(이하 직장노조)가 통합 합의서를 체결했다. 양 노조는 10월 1일 조합원 총회에서 사회보험지부 72.8퍼센트, 직장노조 68.3퍼센트 찬성으로 통합을 가결했다.

노동자들이 공동의 사용자에 맞서 더 큰 하나의 노조로 통합·단결하는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진보정당 분열이 노조 안팎의 경쟁·다툼으로 이어져 투쟁 건설에 어려움을 가중시켜 온 점이 있었기에, 이번 소식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이번 통합 투표 결과는, 지난 13년간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지내오면서 분열과 반목으로 돌아온 건 노조의 하향평준화였다’는 조합원들의 각성을 보여 준다.

직장노조 성광 위원장이 지적했듯이, 실제로 “사측이 한쪽을 죽여 놓고 나면, 다른 쪽도 점점 그에 맞춰진다. 단협 조항이 점점 줄어들면서 임금·복리후생 전반이 후퇴했다. … 2000년 통합 당시에는 (임금 수준이) 유관기관 중 높은 수준에 속했다. 복수노조로 오면서 노노 갈등으로 조직력을 임금인상에 결집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공동 투쟁을 전개하면서 조합원들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조끼 색깔(사회보험지부는 빨간색, 직장노조는 파란색)에 상관없이 같은 버스를 타고 상경 투쟁을 하면서 포용력도 커지고 연대의식도 커졌다. 그동안 한 노조만 집회를 하면 사측이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했다. 그런데 두 조직이 같이 공동 집회를 하니까 유급으로 인정해 줬다. 두 조직이 한 목소리를 내니까 사측에서도 손 대기 어려운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복지 먹튀’는 분노와 불만을 낳고 있다. 그래서 이번 양 노조의 통합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한편, 양 노조의 향후 통합 과정엔 상급 단체 결정이라는 난제가 놓여 있다. 경제 위기 시기에 노동자들의 이익을 지키려면, 강력한 투쟁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통합노조가 상대적으로 더 투쟁적이고 좌파적인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것이 옳은 길일 것이다. 따라서 양 노조 내 선진 활동가들은 실천과 토론 속에서 민주노총 가입의 필요성을 입증해 내야 할 과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