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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패러디 -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여성 인권을 말할 자격이 있나?

박근혜 패러디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여성 인권을 말할 자격이 있나?

영화 ‘해피엔드’ 포스터의 여배우 얼굴 부분에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의 얼굴을 넣은 패러디물이 하룻 동안 청와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올랐었다.
〈조선일보〉는 이 문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여성단체들을 비난했다. “학교 여선생님이 커피 심부름했을 때는 난리를 치더니 야당 대표까지 역임한 여성을 포르노 수준으로 만들었는데도 함구하고 있다.” 또, “이제 대한민국 백과사전에는 더 이상 ‘성희롱’이란 단어가 사라지게 됐다.”는 몇몇 네티즌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했다.
학교 여선생님이 커피 심부름하는 것은 별것 아니라는 식의 주장도 심각한 문제지만,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이 ‘여성 인권’ 운운하는 것은 역겨운 위선이다.
한나라당은 호주제 폐지를 지지하지 않고 있으며, 생리휴가·출산휴가·직장 내 탁아소 설치 등 여성들의 시급한 요구를 꾸준히 묵살해 왔다.
그들은 가사 부담이 사회화되지 않아 많은 여성들이 직장일과 가사라는 이중의 굴레 때문에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고, 여성 평균 임금이 남성의 62퍼센트밖에 되지 않고, 많은 여성들이 외모로 차별받고 있음에도 이런 차별을 강화하는 신자유주의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2000년 롯데호텔 파업 참가 여성 노동자들이 직장 내 성희롱을 문제삼았을 때도 한나라당과 〈조선일보〉는 파업을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는 단 한 줄도 싣지 않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거의 다 여성차별주의자들이다. 가끔은 여성차별 의식을 속으로 감추고 있지 못하고 입밖으로 내뱉기도 한다.
1997년 당시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 의원 유용태는 한영애 의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자가 여자다워야지. 걸레 같은 게 싸가지 없이….”

싸가지

1997년 당시 국민회의 의원 추미애의 수석부대변인 기용에 대한 신한국당 부대변인 김영백의 논평은 더 어이가 없다. “김대중 총재가 쇠잔한 기를 여성의 젊은 기로 보충하려는 뜻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한나라당 김경재는 얼마 전 여성 국회의원에게 ‘느닷없이 안방에 여자가 누워 있으면 주물러 달라는 것 아니냐’며 여성비하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무성은 ‘국가비상시에 여성이 총리를 하면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며 장상 총리 인준에 반대했다. 그는 모성보호법 개정에도 반대했다.
문제가 된 패러디는 침대에 누워 있는 연인 중 남성을 조선일보·동아일보에 비유하고, 여성을 박근혜에 비유해서 연인 관계처럼 둘 사이가 밀접함을 표현하려 한 것이 핵심이었다.
조선·동아와 한나라당이 밀접한 관계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속옷차림의 여성 얼굴에 여성인 박근혜의 얼굴을 넣어서 일부 여성에게 수치심을 주었다는 문제의 소지를 낳았지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패러디를 크게 문제삼지 않는 것도 한나라당의 수구적 행태에 대한 반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최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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