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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
계약직 해고와 인력감축 계획 철회하라

경희의료원은 올해 2월 ‘병원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기능직 소속 영양팀 계약직 노동자 11명을 해고했다. 지난 4월 28일에는 영양팀 직원들을 모아 놓고 추가로 계약직 8명을 해고하겠다고 했다. 심지어 그중 2명에게는 ‘내일(29일)부터 나오지 말라’며 해고를 통보했다.

보건의료노조 경희의료원 지부의 항의로 사측은 당장 해고하려던 계약직 2명 해고를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계획 자체를 철회하지는 않고 있다. 사측은 더 나아가 추가로 계약직을 해고하고, 정규직 정원도 줄이려 한다.

경희의료원 측은 5월 8일 열린 인사 소위원회에서 영양팀뿐 아니라 간호사를 포함한 전 부서에서 인력을 줄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경영난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며 인력을 줄이는 것은 부당하다.

5월 13일 경희의료원 로비에서 ‘구조조정 저지 투쟁 결의대회 및 조정신청 보고대회’가 열렸다. 그 집회에서 경희의료원 김영준 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병원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영양팀 노동자들의 처지도 잠시도 앉아 쉴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2~3명 돌아가며 잠시 앉아 쉬는 것이 고작인데, 이것이 바로 경영 악화의 원인이냐. 경영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는 노동자들에게 그 책임을 지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경희의료원 측은 서비스 질 개선을 운운한다. 그러나 감원과 의료서비스 개선은 양립할 수 없다. 이미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굉장히 높다. 심지어 신규 간호사 교육 인사 첫마디를 ‘여러분 병원 떠나지 마십시오’라고 할 정도다.

김영준 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환자가 너무 많을 때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을 부들부들 떨 정도로 다그쳐서 진료 보게 한 적이 태반이다. 그럴 때면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환자를 곁에서 잘 살펴야 하는 간호사들이 환자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 수를 줄이는 게 ‘환자 서비스 질’을 ‘우선시’하겠다는 병원의 태도냐.”

사측은 이미 경비팀 등 다른 기능직을 외주화해 왔다. 사측은 이번 인력 감축으로 영양팀도 외주화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13일 결의대회에 참가한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은 경희의료원이 추진하는 구조조정과 박근혜 정부의 의료 민영화 정책, 그리고 세월호 참사가 일맥상통한다고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는 돈보다 생명이 아닌 이윤 중심 정책들의 종합이며, 의료 민영화는 보건계에서 닥칠 제2의 세월호 사건이 될 것입니다.”

경희의료원 지부는 영양팀 인력 감축이 전 부서에서 인력을 줄이려는 전초전이라며 단결해서 싸우자고 호소하고 있다. 13일 결의대회에 참석한 철도노조 박세증 청량리기관차승무지부장은 연대사에서 철도노조의 투쟁 경험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영양팀에서 부분적으로 시작된 듯 보이지만, 이 칼날은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함께 싸워 함께 막아야 한다.”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부당한 구조조정 칼날을 부러뜨리기 위해 투쟁에 나서는 경희의료원 노동자들을 적극 지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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