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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 파업 승리의 교훈
한미은행 전면 파업이 18일 만에 노동자들의 승리로 끝났다.
합병시 인위적 인력감축을 저지했고 인원 재배치시 노조와 협의를 명시했다. 노동자들을 분열시켜온 사무직군제를 일반직과 사무직의 단결된 파업으로 폐지한 것도 통쾌하다.
상장폐지를 막아내지는 못했지만 영업이익의 과다한 해외 유출과 금융감독의 회피를 않겠다는 합의를 받아 냈다. 거의 모든 쟁점에서 양보를 거부해 온 오만한 시티 측으로서는 굴욕적인 양보를 한 셈이다.
애초에 본점 점거를 해제할 때 시티가 노조를 아예 무력화시키는 장기전 전략으로 갈 거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그러나 여주로 이동해서도 노동자들의 투지는 결코 꺾이거나 가라앉지 않았다. 명분있게 끝까지 싸우다 죽겠다는 정서가 일반적 정서였다.
파업 노동자들의 분위기가 이토록 강경하자 한미 행장 하영구는 여주까지 내려와 교섭에 임했다. 결국, 12일 새벽 전격적인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합의안에 일부 조합원들은 반발했다.
반발의 핵심은 고용과 관련한 협의 내용은 파업 전에 이미 사측이 제시한 내용이라는 점이었다.
조합원들의 투지와 자신감이 워낙 높았으므로 이런 반발은 정당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지 않음에도 합의 내용은 명백히 노동자들의 승리를 보여 준다. 물론 금융노조의 연대 파업이 행동으로 옮겨졌다면 더 커다란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한미 파업은 시중은행으로는 최장기 파업이었다. 2주 넘게 유지된 투지와 파업 초기 본점 점거를 단행한 단호함이 파업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또한 비정규직을 적극 조직해 파업에 참여시키고 그들의 요구를 노사합의에 반영한 것은 모범적 사례로 남을 것이다.
파업을 통해 한미 노동자들은 정치적 성과도 거두었다.
첫째,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허브론의 실상을 투쟁을 통해 폭로했다. 선진금융으로 포장된 시티그룹의 추악한 본질이 폭로되고 상장폐지 등 다국적 금융자본의 행태가 국민경제에 오히려 해악적이라는 점을 사회적 의제로 만들었다.
둘째, 다국적 금융자본과 맞서서 승리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시티그룹은 파업 초기부터 주한미상공회의소를 동원해 정부에 압력을 넣는 등 오만한 자세로 일관했다. 그러나 2주 만에 경영진의 고유한 권한이라던 경영 방침, 경영 구조까지 노조와 합의해야 했다.
한 마디로, 한미은행 노동자들의 파업 승리는 다국적 금융자본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한국 노동자 운동의 전투성이 거둔 성과다.
김문성
궤도 파업의 교훈
지하철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자 서울지하철·도시철도공사 사측은 신문광고를 내 “한 달 19일 근무에 연봉 4천5백만 원 받는 노동자들의 파업이 옳은가? 앞으로 한 달 14일 근무하겠다는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가?” 하고 파업을 비난했다.
이것은 어처구니없는 왜곡이다. “총 인건비를 이것저것 항목을 붙여서 사람 수로 나눈 거다. 노동조합원 중에 4천만 원 이상 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대자동차 귀족 노조 운운할 때 써먹었던 수법이다.”
실제로, 이 “평균 연봉 4천5백만 원”은 퇴직금, 초과근무수당, 전세금 대출 같은 복리후생비, 피복비, 회사가 부담하는 4대 보험료, 심지어 지하철 가족 이용권 값까지 포함시킨 액수다. 현실은 “도시철도 입사 5년차 연봉이 2천9백만 원”이며 “서울지하철은 평균 연봉이 높은 편이지만, (7년간 인원 충원을 안 해) 평균 연령이 43세라 평균 연봉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한 달 19일 근무”도 완전히 사기다. “비번을 휴일로 계산한 거다. 전 날 출근해 다음날 아침 9시에 퇴근하면 그 날을 비번이라고 하는데, 아침에 퇴근했다고 휴일로 계산한 것이다. 이렇게 따지면 24시간 맞교대라는 장시간 노동으로 악명 높은 철도 노동자들 보고 한 달에 15일 근무한다고 말하는 꼴이다.”
기성 언론들도 한 목소리로 파업을 공격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서울지하철만 누적적자가 4조 8천억 원이 넘는다.…서민의 주머니를 털자는 것 아닌가.”
그러나 지하철 적자의 대부분은 건설 부채다. 이 나라 정부가 지하철 건설 재원의 2.7퍼센트만 부담했기 때문이다. 런던·워싱턴·LA·파리·싱가폴 모두 정부가 건설 비용을 1백 퍼센트 부담한다. 지하철이 사회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비난하는 궤도 노동자들은 노동강도 강화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지하철은 1999년에 1천6백21명 정원을 축소하고 탄력 근로제를 도입했다.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이 만든 피켓에는 “입사한 지 7년인데 아직도 막내다. 막내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1인승무 때문에 공황장애 등의 정신병에 시달리는 도시철도 기관사들은 “우리는 옆에 태울 동료 한 명을 만들기 위해 파업한다”고 말한다. “자동화됐다고 하지만, 출입문에 옷자락이나 가방끈이 끼어도 기계는 인식하지 못한다. 열차를 출발시킬 때마다 불안하다. 누군가 뒤에서 다급하게 살려 달라고 소리치고 있지는 않을까…”
정부의 태도는 완강했다. 궤도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신자유주의 정책이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시장직을 걸고 3일 안에 끝내겠다”고 말할 만큼 완강했다. 사측은 이미 파업 첫날에 서울지하철·도시철도노조 지도부 50여 명을 고소·고발했다. 정부는 철도·공무원 노동자들이 대체 인력 투입을 거부하자, 특전사 군인들을 대체 인력으로 투입했다.
옷자락
이런 점에서 궤도연대 지도부가 “노무현이 사흘 동안은 직권중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한 것은 너무 순진했다.
7월 21일 5개사 노동조합 지도부가 개별 양보교섭을 시도했으나, 사측은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22일 정부는 인천지하철에 대해서 부분적인 양보를 해 파업을 끝내게 했고, 23일에는 도시철도 노조에 교섭을 제의했다. 이것은 개별교섭의 약점을 이용해,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기 위한 시도였다.
더구나 서울지하철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된 배신자 배일도 계파의 지회장 21명이 복귀를 선언하고 노동자들을 회유하면서 혼란이 벌어졌고 안타깝게도 차량의 1개 지회가 복귀해 버렸다.
이런 혼선 속에서도 4천여 명의 서울지하철 조합원들은 흔들리지 않는 투지를 보였다. 그러나 7월 23일 오후 허섭 위원장이 난데없이 복귀를 선언하면서 파업 대오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허섭이 무책임하게 사퇴한 후 직무대행 선거가 진행됐다. 좌파로 분류되는 차량지부장 김현상 후보를 포함해 어느 후보도 분명하게 강력한 파업 지속과 승리를 뚜렷하게 주장하지 않았고, 그래서 사실상 파업 복귀 입장인 김종식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김종식 직무대행은 곧바로 복귀 결정을 내렸다.
‘5년만의 좌파 지도부’라던 허섭 지도부의 배신적이고 무기력한 굴복은 좌파 노조 지도부를 세우고 그것에 의존하는 전략의 한계를 쓰디쓰게 보여 주었다.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은 좌절하지 말고, 노조지도부가 투쟁하지 않을 때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평조합원들 자신의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는 교훈을 배워야 한다.
김태훈
LG정유 파업
지난 7월 14일 화학섬유연맹 여수권공동투쟁본부(이하 여수공투본) 소속 LG정유·한화석유화학·한국바스프·금호P&B·한국화인 케미칼·삼남석유화학 등 6개 노조 5천여 명이 파업에 들어갔다.
특히, LG정유의 파업은 정유 업계 최초의 파업이다. LG정유 파업은 하루 3백억 원의 손실을 입히며 놀라운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노조의 공통된 요구사항은 지역사회발전기금 출연·비정규직 정규직화·주5일제 실시이다.
여수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각종 발암물질때문에 노동자들과 가족들은 암과 백혈병 그리고 알 수 없는 희귀병으로 사망했다.
암 발병율은 전국 평균보다 27.5퍼센트 높고, 암 사망률은 12퍼센트나 높다. 그 때문에 지역사회 발전 기금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정당하다.
LG정유 노동자는 “수백, 수천억 원의 불법자금은 정치권으로 들어가는데 왜 지역 발전 기금에 약간의 재정을 투자하는 데 인색한가? 이들이 정말 집단이기주의 아닌가”하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LG정유 생산직 사원 1천2백 명의 평균 연봉은 6천9백20만 원”이라며 “배부른 특권 계급”으로 몰았다.
하지만 이것은 연봉 2억 원이 넘는 관리자들과 임원들까지 포함해 계산한 것이다. LG정유 노조는 10년 근속 조합원 연봉이 2천7백80만 원 수준이라고 말한다.
여수산업단지의 노동자들은 이 임금을 목숨 값이라고 부른다.
폭발 사고가 수시로 일어나도 도망은커녕 불을 끄러 달려가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LG정유 한 노동자는 “입사 초기 거의 매일 불끄러 다니는 것이 일이었다. 한 번은 불꽃에 포위되는 바람에 죽을 뻔했다. 우리들의 임금은 생명의 위험 선상에서 일하는 최소한의 보상에 불과하다.”
2003년에도 금강고려화학·남해화학·LG정유·LG화학 등에서 각각 1명씩 사망했고, 호남석유의 핵산 유출사고로 7명이 죽고 다치는 등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올해 6월 18일에도 LG화학 사내하청 노동자 김지훈 씨가 튕겨나온 맨홀 뚜껑에 가슴을 맞아 사망했다.
LG정유 노동자들의 단호한 투쟁에 노무현은 직권중재 칼을 빼들며 본색을 드러냈다.
서울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는 LG정유 노동자는 “정부는 직권중재, 사측은 노조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이번 파업은 비정규직 동지들과 연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우리의 투쟁은 모두를 위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최영준
춘천지역 풀무원 파업
풀무원 춘천지역 노동자들이 지난 7월 6일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파업의 핵심요구는 임금 10만 2천 원 인상·복리후생비 현실화·의료비와 교육비 보조 등이다.
풀무원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장시간 저임금에 시달려 왔다. 10년 된 기술 1급에 해당하는 노동자의 기본급이 80만 원, 여성노동자들은 56만 원 정도의 기본급을 받고 일하고 있다. 이는 최저임금 68만 원에도 못 미치는 임금이다
이러한 저임금 속에서 풀무원 노동자들은 10년 동안 일요일을 마다하고 끊임없이 잔업을 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때문에 근골격계로만 15명의 노동자들이 요양신청을 냈고, 아직도 5명의 노동자가 복귀하지 못한 상황이다.
역겹게도 청정하고 깨끗한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는 풀무원 자본은 단수와 식당 폐쇄 위협 등 비열한 수단을 동원해 파업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
최민혁
파병 물자 출항 반대 투쟁
지난 6월 24일 항공연대 노동자들이 ‘파병 물자와 전투병 수송’을 거부했다. 이런 노동자들의 투쟁에 놀란 노무현 정부는 25일 새벽에 ‘도둑 고양이’처럼 파병 물자를 부산항 8부두로 옮겼다. 이 정보를 입수한 부산 지역 다함께 회원들은 이 사실을 부산 지역 사회단체들과 활동가들에게 알리고, 파병 물자 선적 거부 투쟁이 필요함을 호소했다.
우리의 호소는 활동가들에게 즉각 받아들여졌다. 민주노동당 부산시지부와 ‘파병반대부산시민평화행동’을 중심으로 파병 물자 선적 거부 캠페인과 화물연대, 운송하역노조 활동가들의 선적 거부 선언이 잇따랐다. 그리고 7월 12일 파병 물자 출항 반대 집회에는 급하게 조직됐음에도 경남, 울산, 부산에서 5백여 명이 모였다. 집회 연사들은 하나같이 노무현 정부와 미국을 비판했다. 어민회에서 나온 한 발언자는 파병 물자를 막기 위해 해상 시위를 조직하겠다고 말해,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전경과 시위대간의 충돌은 1시간 30분 동안 계속됐고, 방패에 찍히고 맞아 피투성이가 된 사람이 10여 명이나 됐다. 하지만 맨손의 시위대들은 무장한 전경들에 맞서 결코 물러서지 않았고 파병 반대와 파병 물자 출항 반대를 외쳤다.
이런 투쟁으로 노무현 정부는 파병 물자를 13일에 출항시키지 못했다. 이것은 반전 운동의 통쾌한 승리였다.
박수원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승리
올해 현대차 정규직 노조는 전면 파업으로 ‘짧고 굵게’ 투쟁을 승리로 끝냈다. 그러나 아쉽게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들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2·3차 하청업체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불만은 폭발할 정도였다. “1차든 2·3차든 똑같이 일하는데 왜 성과급을 한 푼도 안 주냐?” “하물며 명절 선물도 없다는 게 분노가 치민다.”
하청업체 대표들은 파업에 참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회유와 협박을 했다. “손배 처리하겠다.” “고소·고발 하겠다.” “시끄럽게 굴면 외주화 시키겠다.”
7월 16일 현대자동차 승용 3공장에서 비정규직 노조는 70여 명의 노동자들을 조직해 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정규직의 임금 인상분을 2·3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동일 적용 할 것”을 요구하는 파업 선포식이었다.
노동자들은 몇 명씩 조를 짜서 조립된 범퍼가 라인으로 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통로에 스크럼을 형성했다. 여성 노동자들은 웃옷을 벗고 속옷차림으로 업체 관리자들에 맞서 파업을 사수하는 적극적 행동을 했다.
정규직 대의원과 소위원들의 호소에 정규직 조합원들은 서클룸(휴식공간)으로 다 올라가 버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호한 파업과 정규직 조합원들의 연대가 순식간에 3공장 전체를 마비시켰다.
한편 2공장에서는 한 여성 노동자가 철탑에 올라가서 농성을 시작했다. 결국 업체 대표는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들은 성과급 200퍼센트와 임금 7만 6천 원 인상, 일시금 60만 원 지급 등을 쟁취했다.
현대차 정규직 노조는 하반기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노조 직가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정동석 (현대차 정규직 조합원)
기아자동차 임단협
기아자동차는 6월 29일 5개 지부에서 비정규직 동지들과 함께 한 파업 선포식을 시작으로 2004년 임금협상, 단체협상을 시작했다.
노동조합은 비정규직 차별철폐, 징계위원회 노사동수 쟁취, 실질임금 쟁취 등 핵심 요구안을 기필코 쟁취하겠다며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파업 지도부는 7월 7일 대의원 교섭위원들과 현장 노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측의 최종 제시안을 받아들였다.
이런 집행부의 독단과 독선에 현장 조합원들은 임금협약은 가결시켰지만 단체협약은 48.68퍼센트로 부결시켰다. 정년연장, 구속노동자 석방,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과 광주공장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 조합원들의 투표로 단체협상안이 1차 부결된 뒤 사측은 양보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사측은 병원비 분기별 10만 원 이상 시 본인 부담액 지급, 선물비 10만 원 인상 등을 최종안으로 내놓았고 조합원 66.38퍼센트 찬성으로 단협은 가결됐다. 기아자동차 2004년 임단협 투쟁은 많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파업 18일만에 7월 16일 결국 마무리됐다.
이우상(기아자동차 조합원)
코오롱 파업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코오롱 노동조합이 지난 6월 23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코오롱 노동조합의 핵심 요구는 한계 사업 정리에 따른 신규 사업 유치와 주5일제 쟁취,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이다.
1백여 명의 조합원들은 과천 코오롱 본사 로비에서 상경 투쟁중이다.
사측은 구미공장이 사양 산업이라며 한계 사업 정리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그러나 코오롱 노조의 이석채 사무국장은 “사양 산업이란 없다. 우리가 입는 옷·신발·필름 심지어 타이어 코드에도 원사가 들어간다. 제조업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신규 사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여 년 간 4천 명에 이르던 조합원이 1천4백 명으로 줄었고 단 한 차례의 신규 채용도 없었다. 이 때문에 노동조합은 신규 투자를 통한 고용 창출만이 살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측은 고용을 위한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 이윤에 눈이 먼 사장 이웅렬 때문에 멀쩡한 공장이 문을 닫고 수십 년 간 청춘을 바쳤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강숙자
장애인교육권연대
장애인교육권연대(이하 교육권연대)가 유명무실한 특수교육진흥법을 폐기하고, 장애인 교육을 고등교육 과정까지 공교육화하는 장애인교육법 제정과 장애인 교육 예산 6퍼센트 확보 등을 요구하며 보름이 넘게 국가인권위원회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특수교육진흥법은 특수교육 대상 아동들에게 고른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생활 안정과 사회 참여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지난 1994년 제정됐다. 그러나 이 법은 세부시행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강제 규정이 아니어서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상태로 머물러 있다.
장애아동을 출산한 부모는 유치원에서부터 온갖 아쉬운 소리를 들으며 사정을 해야 겨우 ‘교육대상자’ 명단에 자식의 이름을 올려놓을 수 있다. 교육을 받는 동안 부모가 하루도 빠짐없이 등하교를 시켜야 한다. 그나마 편의 시설 부족이나 보조 인력의 부재로 언제든 쫓겨날 위험에 처해 있다.
학부모들은 또 장애아동의 치료 교육을 위해 한 달에 80만 원에서 많게는 1백50만 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그나마 돈이 없는 가정에서 태어난 장애아동은 어떠한 치료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천덕꾸러기로 방치되기 일쑤다.
학업 적령기를 놓친 성인 장애인의 교육권은 특수교육진흥법에 아예 언급조차 돼 있지 않아 대부분이 (장애인)시설이나 집안에 방치되고 있다.
교육권연대 공동대표 윤종술(학부모)씨와 집행위원장 도경만 씨는 핵심 요구 사항이 관철되고, 장애인 교육 차별 철폐를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홍이선
민주노총 3차 총력투쟁 결의대회
7월 21일 오후 종묘공원에서는 서울지하철, 서울대병원, LG정유, 쌍용자동차 등 4천여 명이 모여 민주노총 3차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열렸다.
노무현 정부가 지하철과 LG정유 파업을 직권중재에 회부한 탓인지 집회 현장은 긴장과 분노로 끓어올랐다.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위협받으면서 하는 대화는 굴종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 이런 일련의 사태에 깊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고 “직권중재, 공권력 위협, 이라크 파병 등에 대한 항의 표시로” 즉석에서 삭발식을 하고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전국민중연대 정광훈 상임대표는 “농민을 죽이고 노동자를 죽이는 게 개혁인가? 이 나라는 한 마디로 ‘불량국가’”라고 일갈했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도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에 직권중재를 적용하는 이 정권을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들을 돈벌이 대상으로만 보는” 서울대병원장의 퇴진을 주장하며 “노동자들의 투쟁은 전체 국민을 위한 투쟁”임을 역설한 서울대병원 노조 김애란 지부장의 발언도 큰 호응을 얻었다.
거리행진을 마치고 광화문에서 열린 정리집회에서도 표적은 노무현이었다. 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은 “노무현의 중도 하차라는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추가파병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은 “이수호 위원장의 삭발 단식은 노무현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라고 말했다.
박종호
용인·동백지구 건설노동자
7월 12일부터 18일까지 경기도 용인·동백지구 건설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동백지구에서 일하는 3천여 명의 노동자 중 80여 명이 참가했다.
노동자들의 주요 요구는 일요일 유급휴일과 직종별 최저 임금 보장이다.
수십 년 간 여름 휴가 한 번 못 간 노동자가 부지기수이고 그렇게 30년을 일해도 1년 수입이 2천만 원 안팎이다.
이번 파업은 5월 대구 철근노동자들의 파업 승리에 이어 건설노동자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며 깨어나고 있는 과정의 일부이고 대규모 아파트 건설현장 최초의 파업이다.
7월 14일 노무현 정부는 경찰력을 투입해 파업 노동자들 52명을 폭력 연행했다. 이들 중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 김호중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 3명이 구속됐다.
그러나 경기도건설노조는 이번 파업을 통해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사측의 양보를 받아냈다. 이것은 지역 산별교섭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큰 성과다. 경기도건설노조는 2차 전면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낙준·이명하
충남 시민교통 파업
충남 공주의 시민교통 노동자들이 지난달 25일,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시민교통은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13.3퍼센트의 인상에 합의했으나, 실제로 인상분은 지급되지 않았고, 올 6월부터는 임금이 체불된 상태다.
반면 주주들에게는 차 한 대당 매달 80만 원의 배당금을 불법 지급해 노동자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주주들이 빼가지만 않았으면 적자가 아니었을텐데, 왜 부채를 갚기 위해 우리가 돈을 못받아야 하냐.” “경영이 썩을 대로 썩어서 검사마저 고개를 가로젓더라니까.” “CCTV 이용해서 우리가 돈 떼어먹는지는 감시하면서, 지들은 우리 돈 떼먹냐.”
“시청은 회사한테 9억 3천만 원이나 주고도 어디다 쓰는지 감시도 안 한다. 시청이나 회사, 이사회 다 한통속이다.”
20일엔 한국노총 충남본부 주최로 700여명의 지역 노동자들이 모여 공주시민교통 규탄대회를 가졌다. 시민교통 노동조합 장창수 위원장은 “죽을 각오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