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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전화국을 점거한 한통 계약직 노동자들

3월 29일 새벽 3시 즈음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 180여 명은 목동 전화국을 점거했다. 김대중은 목동 전화국 점거 투쟁에 들어간 계약직 노동자들을 "불법 폭력 행위"라며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와 경찰이야말로 폭력 집단이다.

아침 8시경 경찰은 사다리를 타고 옥상으로 진입해 조합원들을 전원 연행했다. 그것도 모자라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던 한통 계약직 노동자를 연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회사측도 폭력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계약직 노동자들은 1백 일이 넘도록 파업을 하고 있는데도, 사측은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성실하게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심지어 사측은 청원 경찰을 동원하여 농성장을 침탈하고 파업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일삼았다.

김대중 정부도 폭력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폭력배들을 "보호"해 주었을 뿐 아니라 3월 14일 한국통신 본사 앞 집회를 폭력적으로 진압해 20여 명이 다치게 했다.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조합은 이 날로 107일째 고용 안정과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하고 있었다.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들은 "선로 유지와 보수, 일반 가설, 일반고장수리, 시험실 업무, 114 번호 안내, 100번 민원 상담, 110번 고장 접수, 115전보, ADSL 설치 및 A/S 업무" 들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해 왔다.

임금도 정규직 노동자들의 2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이다. 근속년수가 19년인 한 계약직 노동자의 경우 월 140여만 원을 받던 임금이 IMF 뒤에는 90만 원대로 삭감됐다가 이제는 85만 9천 원으로 재삭감됐다.

계약직 노동자들은 가장 기초적인 4대 보험조차 적용받지 못했다. 그래서 작업 중 안전 사고가 발생해도 산재 처리가 되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건설하는 등의 활동을 하자 그제서야 회사측은 작년 5월부터 4대 보험에 가입하도록 했지만 3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 의보에 가입한 사람도 있는 실정이다.

계약직 노동자들은 형편없는 대우를 근절하고 정규직화를 쟁취하고자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작년 12월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작년 한 해 1조 101억 원의 흑자를 냈음에도 작년 12월 말 7천여 명의 계약직 노동자들을 한꺼번에 해고하고 빈자리는 도급으로 채웠다.

회사측의 대량해고에 대해 계약직 노동자는 분통을 터뜨렸다.

"일이 없어 노동자들을 감원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손이 모자란다. ADSL의 경우 현재 인원에서 3천 명 정도는 더 뽑아야 하는 실정이다. 계약직 노동자들을 감원하면 도급으로 하청을 주게 되는데 도급으로 전환되면 지금 예산에서 6∼7배의 비용이 더 든다. 재작년에 만 명을 감원했는데 오히려 예산은 더 늘어났다."

회사측은 돈이 더 들더라도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조합이 합법화되었던 지난 10월 11일 당일 한국통신 회사측은 비정규직 노동조합 집행부 전원을 해고했다.

파업

작년 12월 13일 필수공익사업장 최초로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들은 대량해고와 도급화 반대를 내걸고 합법 파업을 시작했다.

계약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말 한국통신 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농성장에 함께 참여해 정규직 노동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통신 노조 지도부는 계약직 노동자들의 공동 투쟁 제안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연대하러 온 계약직 노동자들에게 발언권도 주지 않았다.

노조 지도부와는 달리 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는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1월 11일에는 분당에서 이랜드 노동자들과 함께 개최한 투쟁 문화제에 한통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했다.

파업 투쟁에 대한 노동자들의 열의는 매우 높았다.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들은 여러 번 집회를 열어 결의를 다졌다. 겨울 한파 속에서 노숙투쟁을 하던 이동구 씨는 추위 때문에 쓰러져 반신마비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입원한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계약직 노동자들은 연대 투쟁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지난 2월에는 대우자동차 연대 투쟁에 참석해 2명이 연행되고 2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3월 8일부터 11일까지는 충북·대전·전북·광주·대구·구미·부산·울산·창원 등을 돌며 '비정규직노동자연대 전국순회투쟁'을 했다.

그러나 김대중은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점거 투쟁을 폭력적으로 진압함으로써 그가 퇴진해야 할 이유를 하나 더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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