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변성호 위원장 인터뷰:
“4·24 연가투쟁, 탄압이 있더라도 당당하게 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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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가 2월 28일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 4·24 총파업에 맞춰 연가투쟁을 하기로 결정했다. 전교조 지도부는 지난 1월부터 일꾼연수 등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연가투쟁을 제안해 왔다.
2월 28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법외노조 저지,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4·24 연가투쟁을 결정했습니다. 이 세 요구들이 전교조에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2015년 박근혜 정권은 노동자·민중의 삶을 파탄 내는 강도 높은 민생 파탄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노동시장 구조개악, 공공부문 가짜 정상화 이 모든 것이 자본과 재벌은 배 불리고 노동자·민중의 삶은 파탄 내겠다는 것입니다.
노동자·민중이 총궐기를 준비하고 있고, 거기에 전교조도 함께 복무하려고 합니다. 전교조는 4월에 연가투쟁을 결정했습니다. 보통, 노조는 파업을 할 수 있지만, 전교조는 쟁의권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연가 투쟁은] 가장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이는 것입니다.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통해 추진하는 것은 더 쉬운 해고, 더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입니다. 연금 개악도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연금이 뚫리면 우리 국민 모두의 노후가 파탄 날 것입니다. 그래서 전교조는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와 공적연금 강화를 같이 걸고 있습니다. 가장 최전선에 있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막아냄으로써 국민들의 노후를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투쟁하고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계속 탄압하는 것이 박근혜 정권의 일관된 정책입니다. 전교조는 지난해에 ‘법외노조’라고 하는 몸살을 앓았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단결권마저 정부에 유린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기본권을 확보하는 것은 전교조의 과업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4월 16일 많은 시민, 제자들과 동료 교사들이 수장된 세월호 참사입니다. 이것은 자본과 권력의 총체적인 부도덕과 부패에서 나온 것이므로 이 부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4·24 연가투쟁 결정 후,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9년 만의 연가투쟁이기 때문에 긴장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조합원 동지들은 ‘과연 우리가 얼마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전교조가 집단적인 연가투쟁을 했을 때는 항상 탄압이 뒤따랐습니다. 징계라든지, 사법처리라든지 이런 것들이 정권이 휘두를 수 있는 칼날이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현 전교조 집행부는 지도부 선거운동 때부터 2015년 정세를 판단하고, 피할 수 없다면 연가투쟁이라는 가장 강도 높은 투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조합원 동지들과 논의해 왔습니다. 그 결과로 저희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전교조뿐만 아니라 노동자 운동이 함께 투쟁한다는 것 때문에 조합원 동지들도 서서히 자신감이 고양되고 있습니다.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내걸고 연가투쟁을 벌이면 정부와 보수언론들이 “교사들의 이기주의”,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라고 비난할 텐데요.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까요?
정부는 국민연금과 비교해서 공무원연금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들어 악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개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노후의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적정수준으로 상향하는 것이 맞습니다.
공무원연금 개악을 막아내지 못하면 사적연금으로의 전환, 사학연금과 군인연금의 개악이 뒤따르고, 이것이 또 국민연금의 개악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공무원연금 개악을 막아내는 것이 공적연금을 강화하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학습권의 문제인데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노동자가 될 것이고 현재 상황을 보면 아이들 대부분이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게 될 것입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참교육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아이들의 행복뿐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도 행복한 삶이 되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교육노동자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든 공무원이든 자신의 삶이 안정돼 있을 때 직업적으로도 자신의 업무와 과제를 충실히 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사들의 노후가 불안하고 현재 삶이 불안하면 충실하게 아이들과 소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연금과 교육의 질은 분리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노총 파업에 전교조가 함께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요. 그 의미를 얘기해 주십시오.
교사들에게는 노동기본권이 제약된 특수성이 존재합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담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동조파업으로 직접적으로 함께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철도노조 파업 때에도 교사들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다양한 실천들을 했습니다.
사실 민주노총의 총파업도 상당히 오랜만인 것 같아요. 전교조도 노동자 투쟁에 노동자로서 결합하고자 하는 결의가 모이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결의였던 만큼 이번에 꼭 승리하는 투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승리의 경험들이 더욱더 노동자라는 동질성을 가지도록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악 공격은 4·24 연가투쟁 이후에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4·24 연가투쟁 이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노동시장 구조개악과 공무원연금 개악은 단순히 하나의 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자본의 축적 위기를 노동자·민중에게 전가하는 것입니다. 자기들의 기득권은 계속 유지하면서 고통은 노동자·민중에게 떠넘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번 4월뿐 아니라 계속해서 집요하게 노동자·민중에게 칼날을 들이댈 것입니다. 우리의 강고한 투쟁으로 4월에 [공격을] 막는다 하더라도 이후에도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비롯한 노동자·민중의 삶을 유린하고 탄압하는 정책들을 지속할 것입니다.
이번 4월 투쟁을 통해서 우리는 상승되는 투쟁을 준비해야 합니다. 어떤 시기에 어떤 방식일지는 아직 확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만, 박근혜 정권이 자본의 하수인으로서 진행하고 있는 이 정책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투쟁해서 막아내야 합니다. 노동자·민중의 투쟁과 저항이 거셀 때만이 자본이나 정권이 뒤로 물러설 것입니다. 다만 내년 이후에 총선과 대선이 있습니다. 정권에 취약성을 가져올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투쟁의 역동성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투쟁이 들불처럼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정권이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노동자·민중의 삶이 지금도 어려운데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면 또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앞에서 조직된 노동자들의 4월 총파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직된 노동자 대오가 선제 투쟁을 해서 들불처럼 일어나는 저항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저희의 연가투쟁은 그동안의 상태로 보면 조합원들이 쉽게 갈 수 있는 길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대의원대회에서 연가투쟁을 결정한 것은 그만큼 현재 정세에서 투쟁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의 학습권 문제나 이기주의 문제로 비난이 있을 수 있지만 많은 국민들과 학부모들에게 우리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고 당당하고 힘있게 해 나가겠습니다. 많이 지지해 주십시오.
인터뷰·정리 김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