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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학생단위-민주노총 임원 간담회를 다녀와서:
학생들도 민주노총 총파업을 지지하자

4월 20일 12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학생 단위 – 민주노총 임원 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는 학생들이 민주노총이 추진하고 있는 ‘4.24 총파업’과 ‘노동절 10만 집중대회’의 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자신이 궁금했던 부분을 물어보며, 학생들이 어떻게 노동자 투쟁에 연대할 수 있는지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점심시간에 맞추어 학생 단위들(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학생위원회, 전국학생행진, 레드카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한국청년연대, 노동당 청년학생위원회)과 민주노총 임원들이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은 인사말로 “그동안 학생들을 만나고 싶었는데, 오늘 만나게 되어서 정말 반갑네요. 민주노총은 학생들의 연대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절박하다고 표현해야 맞겠네요”라며 학생들이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양동규 사무부총장은 “학생들이 18일에 많이 나오고 열심히 싸워줘서 힘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싸워주세요”라며 학생들을 독려했다.

뒤이어 4.24 수도권 총파업 대회 계획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회의 기조는 박근혜에 맞서는 선제 파업으로 전국 총파업 상황을 공유하고 승리의 자신감을 갖는 것으로 이후 5.1 노동절 투쟁의 도약대로 삼는 것이다. 또한 1년이 지나도 해결된 것이 없는 세월호 참사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과 적극 결합하여 소수의 기업과 재벌의 목소리만 듣고 다수의 노동자와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시하는 박근혜 정부에 한 방을 날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서울 집중 대회가 아닌 지역별 대회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모두 서울로 모인다면 노동자의 단결된 힘을 보여 줄 수 있고 이후 있을 투쟁을 위한 자신감을 고무하는 데도 유리했을 것이다.

올해 5.1 노동절 대회는 얼마 전 노사정이 결렬되면서 한국노총도 12만 명을 동원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계획하고 있어 민주노총 10만 집회와 만나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공무원 연금 개악’, ‘대학구조조정’, ‘비정규직 양산’, ‘공공부문 민영화’ 등 정규직, 비정규직, 학생 가릴 것 없이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런 정부의 파상공세 때문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함께 투쟁에 나서게 되었다. 이영주 사무총장은 “한국노총도 대회를 열면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공동 개최를 해달라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서로의 요구안이 다른 부분이 많아서 공동 개최는 못 할 것 같고요, 하지만 기자회견을 같이 한다든지, 같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 맞서 함께 투쟁한다는 의미로요”라고 말하며 한국노총과 함께 박근혜에 맞설 것을 밝히면서도 더 강한 투쟁 의지를 분명히 했다.

총파업과 노동절 대회에 대한 설명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한 학생(전국학생행진)이 “민주노총이 지역적 혁신을 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한 답으로 이영주 사무총장은 “민주노총의 구조적 한계에 대한 지적이 있어 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산별만이 아니라 지역별로도 어떻게 씨실과 날실이 되어 함께 짜일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지역별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투쟁기금의 10퍼센트를 지역본부에 보내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산별 조직 체계는 여전히 유용하며 지역별 조직은 보완이라는 점을 밝혔다.

또한 성완종 리스트와 박근혜 정부의 비리와 부패가 드러나면서 사람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고 이 분노를 모으기 위해서는 ‘모두가 맞아’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인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1만원’을 걸고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주 사무총장은 “총파업 총투표 때 한 중학생이 박근혜와 맞짱이라고 써있는 것을 보고 ‘어? 저도 박근혜랑 맞짱뜨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거에요. 그래서 ‘이 투표는 노동자만 할 수 있어서 너는 할 수 없어’라고 했더니 ‘아, 나도 맞짱뜨고 싶은데…’라고 하는 거에요. 그만큼 대중의 분노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라는 일화를 소개하며 박근혜 정부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높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또 한 학생은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와 최저임금 1만 원을 맞바꾸기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라고 질문했다. 이에 민주노총 비서실장은 “맞바꾸기 얘기를 누가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맞바꾸기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둘 다 민주노총에게는 중요한 요구입니다. 둘 다 노동자와 떨어져있는 문제가 아닙니다”하고 답했다. 이영주 사무총장은 “노동자 중에서도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저임금 1만 원 요구도 중요하고 맞바꾸기 할 수 없는 사항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청년(한국청년연대)은 “최저임금 1만 원은 무리한 요구인 것 아닌가라는 얘기가 나오면서도 지지는 많이 해줘요. 서명도 받고 있는데 구체적인 연대 실천 방안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습니다. 민주노총에서는 어떻게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하고 질문했다. 이에 이영주 사무총장은 “사실 최저임금 1만 원에 대해서는 말이 많았습니다. 최저임금을 최대한 높게 요구하기 위해서 다양한 필요사항을 넣으면서 계산하고 있었는데 한상균 위원장님이 ‘계산하지 말자, 우리가 왜 자본가들의 계산법에 따라서 계산하고 달라고 사정해야 하느냐. 노동자들은 자본가의 수식에 맞추려 하지 말고 노동자들만의 요구를 내걸어야 한다’고 말해서 정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5백만 서명과 국민투표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의 지지를 모을 계획입니다”라고 답했다. 나는 이 대답을 듣고 한상균 위원장이 진정으로 노동자의 입장에서 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본가와 정부와 타협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노동자들만의 요구를 내걸고 투쟁하는 것은 중요하다. 더욱이 지금처럼 정권의 부패가 드러나고 정부가 노동자를 공격하는 정당성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자신감을 갖고 더 강력하게 투쟁을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타협을 하려는 것은 오히려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저하시키고 투쟁의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학생(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학생위원회)은 “민주노총이 잘 싸워오고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세월호에서도 그동안 앞에서 싸우지 않았던 부분도 있고 사람들이 요구하는 박근혜 퇴진을 전면에 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있을 투쟁에서도 박근혜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고 이영주 사무총장은 “세월호는 대책회의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작년에는 민주노총과 노동조직의 깃발을 내려달라는 요구가 있어 깃발을 내리고 참가했습니다. 이번에는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나서달라는 요구가 있어서 그렇게 했던 것이고요.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해서 4.24 총파업에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를 함께 걸었습니다. 박근혜 퇴진의 경우에는 저희도 걸었지만 민주노총은 일단 노동조합이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현재 공무원 연금 투쟁에 있어서도 공무원들이 파업에 나선다고 하면 불법노조이기 때문에 해고가 많이 될 거에요. 해고 이후의 징계 대응 투쟁과 하반기 법개정 투쟁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저희도 구체적인 방안은 고민하고 있습니다. 파업 이후의 책임은 여러분이 함께 져주셔야해요”라고 답했다.

실질적

한 학생(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은 “일단 학생들이 민주노총 총파업을 지지한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학생들도 박근혜 정부의 부패에 대한 분노가 크기 때문에, 박근혜와 ‘맞짱’뜨는 조직 대오라는 점만으로도 학생들은 우호적인 것 같더라고요. 저는 학생들이 최저임금 1만 원 때문에만 총파업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노동시장구조개악도 학생들과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민주노총을 지지한다고 생각해요. 정부에서는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등 저질 일자리의 원인을 ‘정규직 철밥통’ 때문이라며 학생과 노동자들을 이간질시키고 있지만 정규직의 노동조건이 하락하면 미래에 정규직이 될 학생들의 노동조건이 하락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노동시장구조개악을 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학생들도 적극 지지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렇다면 민주노총이 가장 강력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냐, 저는 강력하게 투쟁할 때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고 그게 가장 좋은 설득이라고 생각해요.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가 늘어가는 요즘 학생 청년들은 노동자들이 박근혜에 맞서 본때를 보여준다면 충분히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철도 파업 때 가능성을 보여 줬던 것처럼요”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노동시장구조개악을 저지하는 것이 박근혜가 퍼붓는 다른 공격을 방어하는 데에도 가장 중요하고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주장했다. 최저임금 1만원을 쟁취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시장구조개악을 방어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해고가 쉬워지고, 비정규직 기간이 늘어나고, 성과급제도, 임금피크제 등이 도입되어 노동조건이 악화된다면 최저임금을 올린다고 해도 온전히 받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노동시장구조개악을 잘 방어해냈을 때 최저임금 1만 원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발판이 될 수 있다.

지금처럼 박근혜 정권의 부패가 만연하게 드러나고 세월호 참사 1주기 때 콜롬비아로 도피한 박근혜를 보며 대중이 느끼는 분노를 보더라도 박근혜 퇴진은 정당한 요구이다. 그러나 박근혜 퇴진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한상균 위원장이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는 것은 세월호에 대한 노동자들만의 투쟁 방식이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박근혜의 노동자들을 향한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것부터 잘 해내야만이 박근혜 정부의 공격 동력을 무효화시키면서 퇴진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4.24 총파업을 정치총파업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노동자들의 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한 투쟁은 정치적 요구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자본가, 즉 재벌들과 자본가들에게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고유하고 가장 강력한 힘인 파업을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고 박근혜 퇴진까지 가기 위해서는 이번 4.24 총파업과 앞으로 이어질 총파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연대도 중요하다. 노동자들의 조건을 방어하는 것은 대다수 학생들이 미래에 노동자가 되는 상황에서 학생들과 무관하지 않다. 학생들은 대학등록금과 생계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저임금이 너무 낮아 열악한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최저임금 1만 원을 위해서도 연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민주노총이 박근혜 퇴진도 함께 걸고 싸우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더 많은 학생들을 조직하여 거리로 나오고 민주노총 집회에 함께 하는 것이 박근혜 정권을 더 위기로 내몰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간담회 이 후 각 캠퍼스와 거리에서 민주노총 총파업 지지를 호소하고 연대를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 학생들과 노동자가 함께 박근혜 정부에 한 방을 먹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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