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2 희망버스’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1천2백 명의 참가자들이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을 분쇄하고, 비정규직 시대를 끝장내자고 외쳤다. 전국 곳곳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대학생, 청년, 종교인, 예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버스에 올랐다.

희망버스는 먼저 현대기아차 회장 정몽구 집을 찾아가 기아차 불법파견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하라고 외쳤다. 경찰은 명백하게 법을 어기는 정몽구를 잡아가두기는커녕 비호하면서 참가자들이 지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희망버스는 서울을 떠나 거제 대우조선해양 공장 안 60미터 크레인 위에서 1백57일째 고공농성 중인 강병재 동지를 찾았다. 강병재 동지는 비정규직 권리를 위해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조직위원회를 꾸려 활동하다 2007년에 해고됐다. 2011년에 송전탑에 올라 88일간 고공농성을 벌여 복직 약속을 받아냈지만 사측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강병재 동지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반기며 기운차게 발언했다. “3만 5천 명에 이르는 대우조선 비정규직들이 오늘 같은 토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2등 국민 취급받는 비정규직, 자식 세대에도 되물림되지 않도록 바꿔내야 합니다. 정권은 비정규직을 늘리고, 해고를 쉽게 하고, 임금을 깎으려고 합니다. 더 힘차게 투쟁해나갑시다.”

참가자들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강병재 복직’, ‘비정규직 철폐’의 염원을 담아 주황색 풍선을 날려보냈다. 그 후 퇴근하는 노동자들에게 ‘비정규직 시대, 이제 그만!’ 이라고 쓰여있는 핸드폰 액정클리너와 엽서를 나눠 줬다.

희망버스는 거제를 떠나 부산 생탁 양조장으로 향했다. 부산 1위 막걸리 회사인 생탁은 박정희가 부산시에 있는 양조장들을 합쳐 만든 합동회사다. 일하지 않는 40명의 사장은 월 2천만 원씩 가져가고, 80여 명의 노동자들은 한 달에 하루 쉬면서 1백50만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았다.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열악한 조건을 바꾸고자 투쟁에 나섰다가 해고됐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생탁 양조장에서 부산시청까지 행진했다. 부산시청 앞 광고탑 위에서는 생탁 노동자 송복남 동지와 택시 노동자 심정보 동지가 함께 1백50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택시회사 한남교통은 복수노조 강제단일화법을 이용해 민주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택시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인 ‘부가세 경감분 지급’을 지키지 않고 있다. 참가자들은 부산시청을 향해 “생탁·택시 문제 부산시가 해결하라”고 외쳤다.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문화제가 진행됐다. 생탁, 택시, 버스, 케이블, 철도 등의 노동자들로 구성된 4·16 문예패가 결의에 찬 몸짓을 보여 준 후 힘차게 발언했다.

“현장과 업종은 달라도 함께 모였습니다. 정부는 노동자들을 착취하려 온갖 짓을 다 하고 있습니다. 80만 민주노총 조합원이 함께 나선다면 이 세상 뒤집을 수 있습니다. 단결만이 살길입니다.”

이어서 스타케미칼 차광호 동지, 한진중공업 김진숙 동지, 콜트콜텍 이인근 동지 등 역대 고공농성자들 12명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80일간 고공농성을 벌인 SK브로드밴드 장연의 동지가 대표로 발언했다.

“우리 모두,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자신이 마지막이기를 바라면서 고공농성을 했습니다. 더는 노동자들이 하늘로 내몰리지 않도록,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서 앞장서 싸우겠습니다. 함께 싸웁시다.”

광고탑 위 두 동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생탁 송복남 동지는 “지난 4월 16일, 왜 아이들이 수장됐는지 밝혀진 바 없이 1년이 흐른 날 광고판에 올라왔습니다. 40명의 생탁 사장은 불법을 저지르면서도 처벌받지 않고 있습니다.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진실을 향한 행동으로 희망을 만듭시다. 노동개악 막아내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 만듭시다.”라고 말했다.

아사히 사내하청 노동자, 한국 보건복지정보개발원 노동자, 현대위아 광주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동양시멘트 사내하청 노동자, 홈플러스 노동자 등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발언이 줄줄이 이어졌다. 노동자들은 한 목소리로 “싸우면서 연대의 중요성을 느꼈”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튿날 아침, 참가자들은 영도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무실로 항의방문을 갔다. 이인근 콜텍 지회장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발언했다.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먼지 나는 작업장에서 노예같이 일하다가 참지 못해 노조를 결성했습니다. 1년 후 박영호 사장은 국내 공장을 폐업해고 해외로 이전했습니다. 집권 여당의 대표가 어떻게 사실 왜곡을 서슴지 않을 수 있습니까? 추석 이후 여의도 새누리당 앞에서 농성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투쟁하는 노동자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 함께 해주십시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김무성의 쇠파이프 발언을 반박하며 발언했다.

“과거 1980~90년대 민주화를 위해 쇠파이프 들고 싸울 때 소득이 급성장 했습니다. 민주노조가 기운이 넘쳐날 때 우리 사회는 안전해집니다. 내일부터 긴급회의를 하고 전투태세를 갖춰 노동개악 막아내겠습니다. 총파업으로 이 정권과 맞짱뜹시다!”

9·12 희망버스는 여전히 수많은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희망을 만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또,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연결고리였다. 박근혜 정권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공세에 맞서 투쟁으로 돌파구를 만들기 바라는 사람들의 염원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