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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민중총궐기에 대한 경찰의 살인적 진압 규탄한다!

11월 16일 노동자연대가 발표한 성명서이다. 

11월 14일 박근혜 정부는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 진압을 벌였다. 이로 인해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농민 한 분이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를 맞고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경찰의 진압은 문자 그대로 “살인적”이었다. 경찰은 일흔을 바라보는 농민 참가자에게 무지막지하게 물대포를 쐈다. 경찰은 넘어진 농민에게까지 쉬지 않고 살수를 했고, 구급차에까지 물대포를 쏘기도 했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취재 영상에 찍혔는데, 경찰의 무자비함에 치가 떨릴 지경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 모임의 조영선 변호사는 “구조를 위해 모여든 사람들에게조차 살수로 위협했던 정황 등은 …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민중총궐기에는 노동자·민중 10만여 명이 모였다. 기업주 살리기에 혈안이 돼 노동자·민중의 삶을 나락으로 내모는 박근혜 정부를 향한 분노가 모인 것이다.

정권을 향한 분노가 확산되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아 하반기 개악 공세를 밀어붙이려는 박근혜 정부에게 집회 참가자의 안전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경찰은 계엄령 아래 수준인 ‘갑호비상령’을 발동하고,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이라 판결한 차벽으로 광화문 일대를 겹겹이 에워쌌다. 경찰은 교통 혼란 운운하며 광화문 일대의 집회를 일절 불허했지만, 정작 이 일대의 교통을 완전히 봉쇄한 것은 경찰이었다.

이날 동원된 경찰관은 2만여 명, 경찰버스는 7백여 대, 차벽트럭은 20대에 이른다. 경찰이 투입한 물대포의 물 양은 경찰이 발표한 것만 해도 18만 2천 리터가 넘는다. 물에 섞는 최루액인 파바는 4백41톤, 캡사이신은 6백51리터를 퍼부었다. 이 수치는 경찰이 2010년 이후 물대포를 사용한 집회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라고 한다. 파바는 인체에 유해해 검증 실험조차 하지 못한 위험 물질이다(보건의료단체연합).

심지어 경찰 스스로 진압장비의 안전수칙조차 지키지 않았다. 그래서 이날, 치아가 부러지고, 두피 등 피부가 찢어지거나 물대포와 최루액으로 인한 부상 등을 입은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연행자는 50명이 넘는다. 이런 자들이 “불법필벌” 운운하는 것은 가증스럽기 이를 데 없다.

경찰청장 강신명은 농민이 의식불명에 빠진 것을 두고 “불법 폭력 시위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돼선 안 된다”며 “적법하고 정당한 공권력 행사는 보호돼야 한다”고 뻔뻔스럽게 우기고 있다. 새누리당은 “불법”, “폭도” 운운하며 공격에 열을 올린다. “최근 미국에서 경찰들이 총을 쏴서 시민들이 죽는데 80~90퍼센트는 정당하다고 나온다”는 막말까지 나왔다.

11월 15일 법무부장관 김현웅은 긴급담화문을 발표해 민중총궐기가 “법질서와 공권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며,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빠짐없이, 신속하고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선포했다.

경찰은 불법폭력시위대응 TF를 설치하고 전 지방경찰청에 불법폭력시위 수사본부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민중총궐기 집회 참가 53개 단체 대표 전원도 소환해 조사한다고 한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전담 검거반도 편성했다.

보수 언론들은 “대법원은 집회에 직접 가담하지 않아도 시위를 조직한 책임을 물어 법적 처벌을 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문화일보〉)며 대대적 공격 분위기를 형성하려 하고 있다.

파리 사태를 이용한 대테러방지법 논의도 심상치 않다. 지배자들은 탄압을 이용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 등으로 형성된 반감을 억누르고, 12월에 예고되고 있는 총파업을 약화시키고 싶을 것이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조차 보장하지 않으며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박근혜 정부가 민주주의와 털끝만큼도 관련이 없다는 것과, 저들이 외치는 “법과 원칙”이 노동자·민중의 편에 있지 않다는 것이 다시금 분명해졌다. 살인적 진압을 지시한 경찰청장 강신명은 파면해야 마땅하다. 살인적 진압의 “배후 세력”인 박근혜 정부도 자리를 지키고 있도록 그냥 둬선 안 된다. 살인적 진압에 대한 대중적 분노를 강력한 항의행동으로 모아 내야 한다. 특히 민주노총이 이런 탄압 시도에 굴하지 않고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강력한 총파업을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탄압 효과를 꺾을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다.

11월 16일 노동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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