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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투쟁이 중국 지배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11월 말에 샨시의 천지아샨 광산에서 폭발이 발생해서 노동자들 1백60명 이상이 떼죽음을 당했다. 사고가 발생한 날 갱 안에는 이미 불이 나 있었고 노동자들은 작업을 거부했다.
하지만 지방 관료는 해고하겠다고 위협하며 강제로 노동자들을 갱으로 들여보냈다. 사고로 남편을 잃은 한 여성은 “남편이 관료들은 노동자가 죽건 말건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들은 생산량 초과를 달성해서 40만 위안의 보너스를 받을 생각밖에 없었다” 하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올해 세계 3위의 교역국이 됐지만 노동자들의 삶은 이토록 고달프다.
중국에서는 매시간 15명의 노동자들이 산재로 사망하고 있다. 1억 2천만 명에 달하는 민공[民工: 농촌 이주노동자]은 “닭보다 일찍 일어나서 소보다 열심히 일하지만 돼지보다도 못 한” 삶을 살고 있다.
파업은 불법이고, 공식 노동조합인 중화전국총공회는 노동자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는 국가가 운영하는 어용노조다. 그들은 심지어 2002년에 21명의 사장들에게 ‘모범 노동자’ 상을 수여했다!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중국 노동자 투쟁은 대부분 오지의 실업·퇴직 노동자들의 투쟁이었다. 이들은 1997년부터 본격화한 국유기업 구조조정의 희생자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대다수 파업은 19만 개의 중소규모 국유기업 정리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은 관료의 부패뿐 아니라, 대규모 정리해고와 열악해진 노동환경에 매우 분노하고 있다.
샨시성의 시안양에서는 최근 사유화한 ‘화룬 의류’ 공장 노동자들 6천 명이 파업에 들어갔다. 그들은 7주 간 파업 대열을 유지했다.
한번은 물대포로 무장한 경찰차가 새벽에 공장에 진입하려 했으나 농성에 참가하지 않던 노동자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몰려나와 경찰을 물리쳤다.
비록 정부와 기업의 무자비한 탄압 때문에 20여 명이 체포되면서 파업이 끝났지만, 사측은 노동자들의 요구 중 상당 부분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역사상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주강 삼각지 지역의 노동자 파업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이 지역은 지독한 저임금 때문에 충분한 수의 농촌 잉여 노동인력이 이주해 오지 않아 일시적인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호황과 맞물려 노동자들에게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자신감을 주고 있다.
선전에서는 컴퓨타임(Computime) 노동자들 3천여 명이 10월 7일 파업에 들어갔다. 한 노동자는 “나는 고향에 새 집을 지을 돈을 벌기 위해 이 곳에 왔는데 8개월째 임금이 밀렸다. “며 분노를 터뜨렸다.
광저우시 샨린 기술의 텔레비전 조립 공장의 노동자들은 하루 14시간 일하면서 물량을 채워야 하지만 임금은 제자리였다.
그들은 10월 중순에 “식사 한 끼에 12위안인데 우리 월급은 수당을 전부 합해도 6백 위안밖에 되지 않는다. … 이윤이 늘어난 만큼 임금도 늘어야 한다” 하고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 승리를 거두었다. 이 승리는 같은 지역 전자산업 노동자들을 고무하고 있다.
늘어난 것이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만은 아니다. 중국 잡지 《전망》을 보면 시위 발생 건수는 1993년에 8천7백 건에서 2003년에는 5만 8천 건으로 급증했다. 하루 평균 1백60회라는 얘기다.
〈가디언〉은 10월에만 중국에서 3백만 명이 각종 시위와 파업에 참가했다고 썼다. 지배자들은 이 많은 사람들을 무력에 의존해서만 통제할 수 없다고 느껴 유화책을 함께 쓰고 있다.
쓰촨 한위안에서는 댐 건설에 반대하는 8만 명의 농민이 시위를 벌이자, 정부는 댐 건설을 즉각 중단했다. 최근 노동조합 지부 건설을 둘러싼 중화총공회와 월마트간의 갈등은 노동자들에게 공산당 정부의 자비로움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 쇼였다.
하지만 일부 지배자들은 통제가 불가능해지면서 중국공산당 지배체제를 뒤흔든 1989년 톈안먼 항쟁이 재연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정부에 대한 불신과 지배자들의 분열, 산업 행동의 증가와 불확실한 경제 전망은 당시 상황과 비슷하다. 베이징의 씽크탱크들은 톈안먼 항쟁이 재연될 가능성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점치고 있다고 한다.
물론 1989년 후 중국 사회는 크게 변했다. 중국 지배자들은 25년 간의 경제성장 속에서 훨씬 강해졌다. 그러나 대중의 의식도 그 때와 다르다. 투쟁 소식은 인터넷 사이트·이메일·휴대전화 등을 통해서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소수의 노동자들은 정치화하고 있다. 많은 공장 기숙사에서는 파업 노동자들을 변호한 노동변호사 자오지셩의 최후 변론이 널리 읽히고 있다고 한다.
“예전[1920년대]에 중국 공산당은 자본주의 착취에 맞선 노동자 투쟁에 연대해 함께 싸웠지만, 오늘날 공산당은 냉혹한 자본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노동자에 맞서 싸우고 있다.”
역사가 단순히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에는 옛 지배자인 마오쩌둥의 말처럼 “한 알의 불씨가 광야를 불사를”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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