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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노조 김상진 전 위원장::
“해고 시도와 노조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명동 한복판에 있는 특1급 호텔, 세종호텔 앞에서는 지난 몇 년간 노동자들의 시위가 하루도 끊이지 않았다. 최근 세종호텔 사측은 이 투쟁을 이끌어 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노동조합(세종노조) 김상진 전 위원장을 해고하려 하고 있다.

김상진 전 위원장은 세종호텔 사측에 맞서 싸워 온 세종노조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2006년 세종노조를 민주화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는 공약을 걸고 당선해 2014년 말까지 위원장을 맡아 세종노조를 이끌었다. 2011년 상급단체를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변경하고, 2012년 1월에는 38일간 호텔 로비 점거 투쟁을 이끌었다.

사측은 김상진 전 위원장의 임기가 끝난 직후인 지난해 1월, 입사 이후 23년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웨이터 업무를 하라고 발령을 했다. 사측의 노동조건 공격에 맞서 온 김상진 전 위원장에 대한 보복이자 노조 탄압을 위한 부당한 강제전보였다. 김상진 전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자 사측은 지난해 2월부터 임금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그를 공식 해고하려 한다.

김상진 전 위원장 징계를 위한 상벌위원회가 3월 29일과 4월 8일에 열렸고, 4월 중순 즈음에 해고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4월 6일 ‘세종호텔의 표적징계, 노조탄압, 악랄한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대책위원회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세종호텔에 면담을 요구하자 사측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가운데가 김상진 전 위원장. ⓒ이미진

탄압에 맞서 꿋꿋하게 싸우고 있는 김상진 전 위원장을 4월 6일 노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상진 전 위원장은 사측이 최근 징계를 추진하는 이유를 “노동자들을 더욱 공격하기 위해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텔은 3년 연속 적자인데 특히 메르스 사태로 지난해 적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2014년도 당기 순손실이 15억 원이었는데, 2015년에는 56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이런 적자를 해결하려면 노동자들을 공격할 필요가 있었을 겁니다. 이를 위해 저항하는 노동조합을 약화시키고 노조에서 적지 않은 구실을 하고 있는 저를 해고하려고 합니다.

“특히 올해 단협에서 사측은 연봉제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번 탄압은 이런 공격을 위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김상진 전 위원장은 지난 몇 년간 “호텔업계가 성장하면서 파이가 커지긴 했지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산업이 성장하면서 2015년 11월 기준으로 서울시 내 호텔 수는 4년 전보다 갑절가량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심화한 경쟁 속에 호텔업계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방식으로 수익을 높이려 한다.

노동자 쥐어짜기

“새로 짓는 호텔들은 총지배인 임금이 월 3백만 원도 안 되는 곳이 많습니다. 정규직이 거의 없고 대부분 아웃소싱을 해서 엽니다. 그런 곳에 비하면 여기[세종호텔]는 그나마 노동조건이 훨씬 나은 편이죠.”

그래서 호텔들은 사업을 확장하면서도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더욱 공격하고 있다. 세종호텔 사측도 종로 한복판에 세종호텔과 비슷한 객실 수의 호텔을 신축하려고 추진 중이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의 처지를 급격하게 악화시켰다.

“3년째 임금이 동결됐습니다. 연봉제를 확대해 임금을 30퍼센트 정도까지 삭감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우리 조합원들의 연봉이 10~30퍼센트 삭감되고, 세종연합노조[2011년 설립된 친사측 노조로 현재 세종호텔의 다수 노조이다. 이하 ‘연합노조’로 표기] 조합원들의 연봉도 대부분 깎였습니다. 정규직들을 퇴출시키고 그 자리에 비정규직 알바나 임시직, 단기 계약직을 채용하니까 새로 채용되는 비정규직의 처지는 말할 것도 없고 기존 노동자들의 일도 더 힘들어졌습니다.”

5년 전만 해도 3백 명에 가깝던 정규직이 이제 1백40명가량으로 줄었다. 특히 사측은 기존에 노동조합이 싸워서 막아 왔던 것들을 다시금 들이밀고 있다.

“원래 단협에 1년 이상 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합노조 지도부가 이 단협을 후퇴시키는 데에 합의했습니다. 2014년 8월까지는 고용안정협약이 맺어져 있어서 외주화를 못했는데 이게 만료되자 사측은 본격적으로 비정규직을 늘리고 있습니다.”

연합노조 지도부는 이밖에도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데에 합의해 주는 “회사의 파트너” 구실을 했다.

사측은 이에 저항해 온 세종노조에는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더 힘들고, 불안정하고, 저평가되는 일로 강제전보”를 해서 조합원들을 탄압하고 있다. 2011년부터 강제전보는 끊이지 않았다.

“호텔 프런트에서 일해 온 임산부를 식당 서빙 업무로 강제전보하고, 퇴행성 관절염이 있어서 병가도 쓴 적이 있는 사무직 조합원을 객실 청소로 강제 발령을 내고, 기술직에 있던 사람을 세탁물 수거 관리로 보내는 식이에요.

“2014년에도 로비 청소 파트로 조합원 3명을 보내고, 2015년에 저와 고진수 [현] 위원장 등을 강제전보했습니다. 저는 웨이터로 보냈고, 고진수 위원장과 한인선 부위원장은 전문 요리사인데 다른 직원의 일을 보조하는 조리 지원 파트로 보냈습니다.”

세종노조는 이런 탄압에 맞서 끈질기게 투쟁해 왔다.

“강제전보 철회를 위해 2013년 5월부터 호텔 앞에서 매일 선전전을 하고 매주 목요일 집회를 해 왔습니다.”

김상진 전 위원장은 노동조건 후퇴와 공격 때문에 현장 노동자들이 위축돼 있기도 하지만 “불만도 엄청 크다”며 “내부 조직화와 외부 연대를 함께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탄압에 굴하지 않고 사업장에서 노조를 새롭게 건설한다는 생각으로 조직 활동을 하려 합니다.

“2012년 파업할 때도 연대하러 많이들 왔습니다. 그때 연대단위들이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를 몸소 경험을 해봐서 조합원들은 연대의 소중함을 많이 느낍니다. 세종노조 조합원들이 지금은 10여 명밖에 안 되지만 밖에 조합원들이 몇 백 명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힘내서 싸워갈 생각입니다.

“길게 보고 가야 할 싸움이라 지치거나 조급해 하지 말고, 꾸준하게 ‘질긴 놈이 승리한다’는 구호처럼 싸울 것입니다. 정세를 잘 활용하고, 주명건(세종호텔 회장)의 비리도 폭로해 사회적 여론을 환기시키려 합니다. 세종호텔 투쟁 승리를 위한 공대위(현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민주노총 서울본부, 세종호텔 노조가 참가하고 있다)를 확대해서 그런 투쟁들을 실질적으로 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지지와 연대 부탁드립니다.”

함께 참가합시다!

노동탄압 분쇄·세종호텔 규탄 집중 결의대회

일시 : 4월 14일(목) 오후 6시

장소 : 세종호텔 앞(명동역 10번 출구)

주최 : 세종호텔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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