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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정황이 드러난 KT노조 위원장 정윤모 구속수사와 집행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광화문 농성이 시작되다

4월 7일, KT민주동지회와 업무지원단 철폐투쟁위원회는 광화문 사옥 앞 집회를 마친 후 KT노조위원장 정윤모에 대한 구속수사와 집행부 총사퇴를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정윤모가 2011년 노조 선거에서 예비후보 매수와 조합비 유용을 한 정황이 드러난 지 한 달이 됐지만, 아직 위원장 사퇴와 구속수사가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정윤모의 자세한 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노동자 연대〉 168호 “KT노조 정윤모 집행부의 추악한 비리가 만천하에 드러나다” 기사 참고)

KT민주동지회 활동가들이 비리 혐의가 드러난 정윤모 KT노조위원장 구속 수사와 집행부 총사퇴를 요구하며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농성하고 있다. ⓒKT민주동지회
ⓒ최미진

현재 정윤모의 비리 혐의 사건은 성남지청에 배정되어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다(아직 기소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런 내부 제보 사건의 경우, 지위를 이용한 증거인멸과 말 맞추기 가능성이 높으므로 구속 수사가 필요한데도 검찰은 정윤모를 구속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인지 혐의를 입증할 만한 물증들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정윤모는 뻔뻔스러운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3월 17일 개최된 KT노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윤모는 신상발언을 통해 혐의사실을 부인하며 위원장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그 동안 사측이 진행한 구조조정의 충실한 파트너 구실을 해 왔기 때문에 이번 위기 극복에 사측의 도움을 기대하는 심산으로 보인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황창규 KT 회장도 노조 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얼마 전 정윤모와 친사측 집행부는 10년이 넘도록 규정을 무시하고 하지 않던 '노사협의회'(분기별 노사협상제도)를 갑자기 진행했다. 조합원들의 시선을 돌리려면 뭐라도 하는 시늉을 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정윤모와 친사측 집행부가 조금이라도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고 물러날 리는 없어 보인다.

결국 정윤모가 2016 임단협에서 또 노동조합을 대표해 도장을 찍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는 정윤모가 신변 보장을 꾀하며 회사측에 큰 ‘선물’을 안겨 주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조합원들도 적지 않다. 임금, 복지의 큰 후퇴가 우려되는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정윤모와 친사측 집행부를 압박하고 끌어내리기 위한 투쟁이 필요하다. 친사측 집행부의 비리와 조합원 배신 행위를 조금이라도 견제하고 막아내기 위해서라도 끈질긴 투쟁이 필요하다.

따라서 KT민주동지회는 광화문 사옥 앞 노숙농성을 통해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강력히 요구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청와대 앞 일인시위와 홍보전을 통해 정윤모의 부정 의혹을 알려나가고 해결을 촉구할 것이다.

또한 이번에 2009년 KT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투표 부정에 관한 증언이 공개된 만큼, 당시 국정원의 민주노총 탈퇴 공작 의혹에 대해서도 국회의 국정조사를 촉구하고자 한다. 정윤모와 친사측 집행부 총사퇴의 당위성을 조합원들에게 알려나가는 활동도 꾸준히 전개할 것이다.

“KT노조 선거 후보 매수 사건의 주범 정윤모를 구속하고, 조합비를 유용한 정윤모 집행부는 즉각 총사퇴하라”(KT민주동지회) ⓒ최미진

KT민주동지회는 이석채 회장의 비리경영에 맞서 해를 넘기는 끈질긴 투쟁을 전개하여 결국 퇴진의 계기를 만들어낸 기억이 있다. 정윤모의 구속과 퇴진을 요구하는 이번 투쟁도 끈질기고 완강하게 벌여 나갈 것이다. 이번 투쟁을 통해 조합원들의 염원인 민주노조 건설을 위한 한걸음 전진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이 KT노조 정기 대의원대회에 와서 격려사를 한 것은 부적절했다. 산하 노조 위원장의 비리 정황이 드러난 만큼, 한국노총 지도부가 조사·징계 절차를 밟는 것이 합당한 처사임에도 오히려 격려사를 한 것은 조합원으로서 매우 유감이다. 게다가 한국노총은 지금껏 정윤모 비리 혐의 건과 관련한 KT 조합원들의 입장 표명 요청도 무시하고 있다.

총선 기간이라는 민감한 정치 상황 때문인지 시내 중심지인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벌이는 농성에 경찰이 민감하게 대응했다. 집회 도중 소음 기준 초과를 빌미로 스피커와 앰프를 빼앗으며 집회를 방해했고, 스티로폼과 비닐 등의 반입을 막아 농성자들은 찬바람을 맞으며 밤을 새워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는 노동조합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꿋꿋이 전개할 것이다. 이 투쟁에 많은 동지들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