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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
거센 비바람에도 진실 규명 염원이 광화문으로 모이다

세찬 폭우도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을 향한 염원이 모여드는 것을 막지 못했다. 참사 1백 일에도, 1주기에 이어 세월호 참사 2주기에도 어김없이 비가 쏟아졌다. 그러나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1만 2천 명은 한 마음으로 “기억하자! 행동하자!”를 외쳤고, 문화제가 시작된 이후에도 노란 리본을 달고 문화제에 참가하려고 모여드는 인파로 주변 지하철역이 북적댔다. 정부의 집요한 공격과 주류 언론들의 무시 속에서도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염원한다는 것이 다시금 확인된 셈이다. 특히, 진실 은폐 주범 새누리당과 박근혜가 총선에서 패배한 분위기를 반영하듯이 참가자들의 구호와 무대에 오른 연설자들의 주장에는 힘이 넘쳤다.

이날 하루 동안에만 1만여 명이 분향소를 방문해 추모문화제가 끝날 때까지 분향을 위한 줄이 끝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안산 합동분향소에도 1만여 명이 다녀갔고, 전국 1백여 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유가족들은 이날 낮에 안산에서 열린 추모문화제와 걷기대회에 참가한 뒤, 추모문화제에 자리했다. 추모문화제 전 전국대학생대회를 열고 도심행진을 하며 문화제에 참가한 대학생들을 비롯해 학생 청소년 청년들의 참가가 두드러졌다. 노동조합 깃발 아래 모인 조직노동자들과 지역의 다양한 단체들은 물론이고 삼삼오오 지인들과 참가한 시민들도 많았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진실을 원하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임을 확인하지 않았는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진실을 밝히겠다” 하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데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던 분들이 그동안 많았다. 저 뒤쪽[청와대]에 있는 분도 예전에 약속은 했었다. 약속을 지키는지 아닌지 우리가 확인해야 한다”며 총선 이후에도 투쟁이 이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특조위 강제 종료하려 하고 세월호 인양 후 분해하려 한다고 폭로하며 유가족과 특조위가 조사위원으로 참가해 세월호를 정밀조사하고, 드러난 의혹들에 대한 수사를 위해 특별검사제을 실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태호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이번 총선에서 진실이 승리했다. 진실을 감추려는 자와 피해자들을 오만하게 모독했던 자들이 심판당했다”며 이번 총선 결과를 설명했다. 또 당선자 중 1백20명이 세월호 4대 과제 약속에 동의했다고 소개하면서도 6월 특조위 강제종료시도에 맞서 우리가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당선자가 연단에 오르자 참가자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박주민 당선자는 “세월호 참사는 사람의 생명이나 안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문화, 국민이 위험에 빠졌을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국가, ‘기레기’라 불리는 쓰레기 같은 언론, 진실보다 권력자들의 눈치를 보는 수사기관 등 적폐와 병폐가 압축적으로 드러난 참사이다. 이런 문제가 계속된다면 세월호 참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일이다. 세월호는 세월호 가족만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일”이라고 힘주어 주장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 정책 과제에 동의한 당선자들의 힘만으로는 안 될 것”이라며 “여러분의 강력한 힘이 다시 한 번 필요하다”고 참가자들에게 진실 규명을 위해 앞으로도 함께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지난해 구속되기도 했던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우리는 지금 416운동을 펼치고 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자. 세상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변했다. 세월호 운동의 주체는 우리 모두”라며 함께 싸우자고 호소했다.

남지현 학생의 언니 남서현 씨가 무대에 올라 헌법을 낭독하며 추모문화제는 마무리됐다.이날 문화제에는 유로기아와 친구들, 이소선 합창단, 우리나라의 노래 공연이 펼쳐졌고, 송경동 시인의 시낭송도 이어져 2년 전 무고하게 세상을 떠난 3백 4명의 넋을 위로했다. 4·16인권선언도 발표됐다. 한편,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노조탄압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이 한광호 열사의 영정 사진을 안고 추모문화제에 참가하기도 했다.

연신 내린 비로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옷과 신발이 흠뻑 젖었지만 아랑곳 않고 힘차게 “특조위 강제 종료 협박말라”, “미수습자를 가족품으로” 구호를 외쳤다.

이날 추모문화제의 제목은 “내일도 4월 16일입니다”였다. 진실 규명이 되려면 4월 16일 하루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4월 16일처럼 기억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416연대는 2주기 추모문화제 이후에도 특조위 강제 종료 시도에 맞서며 특검 추진과, 세월호 인양 후 유가족과 특조위가 조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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