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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결심 공판:
한상균 위원장을 즉각 무죄 석방하라

6월 13일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결심 공판이 열렸다. 검찰은 한상균 위원장이 여러 불법 시위를 주도하고 폭력을 선동했다며 무려 8년 징역형이라는 중형을 구형했다. 7월 4일 선고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검찰이 혐의를 뒷받침하려고 증거로 제시한 자료들은 지난해 4·24총파업을 비롯한 노동개악 저지 투쟁과 11월 민중총궐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집회 등의 사진과 영상 기록들이었다. 검찰은 특히 11월 1차 민중총궐기 때 일어난 시위대의 ‘폭력’을 집중 부각했다.

그러나 검찰이 문제 삼는 폭력은 정부가 노동개악을 통해 전체 노동자들의 삶을 공격하고 세월호의 진실을 묻으려는 폭력에 대면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소요죄까지 꺼내 들며 민주노총 마녀사냥에 열을 올렸지만, 검찰의 공소장 대부분을 채운 것은 일반교통방해,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집회 장소 금지통고 위반)이 대부분이었다.

한상균 위원장이 부당한 집회 금지 통고에 굴하지 않고 집회를 개최하고 차벽으로 가로막힌 대로에서 경찰에 항의하라고 선동한 것은 80만 민주노총 조합원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의 분노를 대변한 행위다.

지난해 4.24 총파업에서 연설하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이미진

검찰은 한상균 위원장이 ‘노사정위를 반대하며 타협이 아닌 계급 투쟁을 강조’하며 총파업을 조직한 것, 민주노총이 세월호 진상규명 같은 정치적 투쟁에 적극 나선 것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합법노조 위원장이 불법을 선동”하며 “법치 국가의 근간 무너뜨리는 중죄”를 범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한상균 위원장이 최후진술에서 지적했듯이 “전경련은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쉬운 해고, 파견직 확대, 성과연봉제 등을 요구했고 지금 정부는 그 정책을, 그들의 청탁을 들어주느라고 노동자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이처럼 지배자들이 일치 단결해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것에 맞서 노동자 계급 투쟁을 강조한 것, 노동자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파업을 호소한 것이 왜 중죄인가?

알량한 노사정위 합의조차 위반하고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지침을 일방적으로 시행하며 근로기준법도 무시하는 정부가 불법 운운하는 것 자체가 위선이다.

무엇보다 이 사회에서 법치는 결코 공평하지 않다. 예컨대, 검찰은 온갖 악랄한 노조 탄압을 자행한 유성기업 사장 유시영의 명백한 법 위반 사항을 기소조차 하지 않고 봐주기로 일관해 왔다.

한상균 위원장이 최후진술에서 언급했듯 법은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 소송 항소심처럼 법원이 노동자들 손을 들어 줄 때조차 공정하지 않다.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판사님 목소리가 귓속에 꽂혔습니다. 모두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저는 피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5년은 기본이고, 길게는 10년씩 걸리는 부당해고, 정리해고, 불법파견 재판은 승패와 관계없이 노동자는 모든 걸 다 잃고, 견디다 못해 하늘로 먼저 가야 하는 상황[이라], 저는 먼저 간 동지들이 눈에 밟혔습니다. … 단순한 법리적 해석뿐만 아니라 고통 받는 시간까지 고려되지 않는다면, 어찌 [법의] 공정함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또, 검찰은 한상균 위원장이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시절부터 총파업과 총궐기 등의 투쟁을 준비해 온 점도 중죄를 구형한 이유로 들었다. 정부와 검찰은 한상균 위원장과 같은 투쟁적, 좌파적 노동운동 지도자를 탄압해 노동운동을 길들이고 약화시키길 원했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다. 지난해 노동자들의 노동개악 저지 투쟁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을 총선 참패로 이끈 핵심 동력이었던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결심 공판에서 한상균 위원장은 검찰의 8년 구형에도 굴하지 않고 법정에서 노동자 투쟁의 정당성과 대의를 한결같이 옹호하며 정부와 검찰의 위선을 후련하게 폭로했다. 법정을 가득 메운 방청석의 노동운동 활동가들과 조합원들은 뜨거운 박수와 “한상균은 무죄다”라는 구호로 화답했다.

한상균 위원장을 즉각 무죄 석방하라!

한상균 위원장 최후진술

"노동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에 민주노총은 헌신할 것"

존경하는 재판장님, 후퇴해 버린 민주주의와 빼앗긴 노동자의 권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끼면서 구속된 지 반년이 됐습니다. 민주노총의 투쟁을 지렛대 삼아서 공안정국을 만들기 위해 소요죄까지 꺼내 들었던 마녀사냥을 우리는 보았었습니다. 예상대로 정부는 1월 22일 공정인사로 위장된 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지침을 일방적으로 시행하고 말았습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청년 일자리와 경제 위기, 민생파탄의 심판론이 거세지자 개악입법을 반대하는 야당과 투쟁하는 노동자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전략은 더욱 노골화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6백만 표를 잃더라도 노동개악은 반드시 하겠다고 선동을 했습니다. 그 선동은 국민을 상대로 한 것이었고, 개악을 개혁으로 혼동시키기 위한 전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을 통해서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내고, 소득 불평등을 해결하겠다는 민주노총을 정확히 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집권당 대표, 노동부 장관뿐만 아니라 경제단체를 포함한 보수단체가 총 동원되어 관제 서명까지 하면서 노동개악이 바로 총선의 핵심이슈가 되었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개혁인가, 개악인가. 청년실업 대책인가, 전 국민 비정규직화인가. 서민경제를 살릴 것인가, 재벌만 살리겠다는 것인가. 한국사회 가장 저성과자인 정부와 국회, 재벌 심판을 위해 물어야 했던 질문이었습니다.

깨어 있는 민심은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했습니다. 많은 내용이 있었지만, 민주주의를 짓밟지 말라, 노동개악을 멈춰라, 소득 불평등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더 가혹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국민들의 무서운 경고이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지금도 민심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금융과 공공부문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명백한 근기법 위반인 이사회 의결로 취업규칙을 마음대로 바꾸고 있습니다. 부당노동행위가 난무하는 현장, 불법을 정부가 독려하는 현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잠시 위임받은 권력은 떠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무능과 불통이 만들어 낸 국가폭력에 민주주의와 민주노조는 존재 이유를 상실할 것이며, 노동자들의 절망은 과연 누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저는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노라고 민주노총 위원장에 출마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노조 말살을 노리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피고로서, 민주노총은 투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는 정부 정책에 무조건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산별교섭과 노정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지금 정부와 자본입니다. 모든 불평등 해소대책과 경제활성화 대책도 세계적 흐름과 동떨어진 채, 대한민국 정부만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태평양 건너 미국 대통령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내 가족의 행복을 지키고 싶으면 지금 당장 노동조합에 가입하라는 대국민 캠페인을 직접 하고 있습니다.

일본 아베 수상은 파견직을 확대하고 유연화를 심화시킨 노동정책은 실패했다, 파견법 재개정과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입법하여 침체된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는데, 우리 정부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나 봅니다. 자본을 대변하는 다보스포럼과 IMF조차도 한국사회 소득 불평등은 심각하다며, 불안정한 일자리가 더 이상 늘어서는 안 되고 좋은 일자리로 바꾸고 국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자본을 통제해야 한다는 정말 아이러니한 훈수까지 두고 있습니다.

언제 잘릴지 모르고 희망조차 없는 나쁜 일자리로는 청년들의 취업과 결혼 파업, 출산 파업을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비정규직이 50퍼센트까지 늘어나면서 재벌 곳간은 차고 넘치지만 서민들은 빚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나라 재벌들은 곳간을 닫고 일자리를 줄이고 있습니다. 전경련은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쉬운 해고, 파견직 확대, 성과연봉제 등을 요구했고 지금 정부는 그 정책을, 그들의 청탁을 들어주느라고 노동자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습니다. 방한했던 성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통제되지 않는 자본은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규정하셨습니다. 재벌은, 한국의 지금 재벌은 정부까지도 조종하는 절대권력이 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파견법 개정, 쉬운 해고로 땅 짚고 헤엄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달라고 겁박하는 재벌이, 사회적 책임을 하도록 재벌 개혁을 하는 것이 이 사회가 요구하는 재벌 개혁의 과제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2017년 권력 재편기까지 정부 주도의 일방적 노동개악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된다면 노정관계, 노사관계는 한국사회 재앙을 키우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성공적인 사회적 대안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언제나 정부와 재벌은 한편이었고, 사회적 약자는 희생만을 강요 받았던 것이 역사였습니다.

잠시 2014년 서울 고법에서 진행된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 소송 항소심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지금 정리해고 재판에서는 미래의 경영위기까지 대비한 상황들을 정리해고 요건으로 인정하고 있는 실태입니다. 그렇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료들의 연이은 죽음을 바라보는 상주로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한 항소심이었습니다. 억울한 해고, 공권력의 가혹한 탄압, 트라우마, 계속되는 동지들의 죽음 행진 속에 판결 전 재판장께서 조정을 하자 요청했습니다. 심적 부담이 컸지만 저는 그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조정 횟수는 늘어만 갔고,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해고자이지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정안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참고 또 참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언제나 결렬은 회사가 먼저 했으니까요. 거대 로펌이 있는 재판이라 그런지 회사는 언제나 법대로 하자는 말뿐이었습니다. 이처럼 사회적 대안은 힘 있는 사람,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마음을 열지 않으면 갈등을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을 저는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며칠 후 선고가 있었습니다. 큰 기대는 없었지만 방청석은 가득 찼습니다. 동지들 모두 손에 손을 잡았습니다. 맞잡은 손에 땀이 흥건할 즈음, 판결문이 들리기 시작했고, 얼마나 지났을까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판사님 목소리가 귓속에 꽂혔습니다.

모두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저는 피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5년은 기본이고, 길게는 10년씩 걸리는 부당해고, 정리해고, 불법파견 재판은 승패와 관계없이 노동자는 모든 걸 다 잃고, 견디다 못해 하늘로 먼저 가야 하는 상황, 저는 먼저 간 동지들이 눈에 밟혔습니다. 노동자에게 법의 공정함은 단순한 법리적 해석뿐만 아니라 고통 받는 시간까지 고려되지 않는다면, 어찌 공정함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조계사에서 신변을 의탁하다 이곳에 왔습니다. 그때 있었던 일입니다. 하루 종일 소설을 써대는 언론과, 스님들과 신도님들의 기도까지 방해한 보수단체들의 집회 때문에 저는 신분을 의탁한 중생으로서 너무나 죄송하고 하루하루가 바늘방석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전경련의 돈을 받고 정부지침대로 관제데모를 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가 막힙니다. 이 나라의 법과 질서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검찰은 아직도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20대 국회는 청문회를 열어서 반드시 진상을 밝힐 거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주도하는 불법 행위라 생각하니, 절망스럽기도 합니다.

11월 14일 민중총궐기는 주최 측도, 경찰도 그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거대한 민심의 함성이었습니다. 1차, 2차 차벽 저지선을 치고 물대포를 배치했습니다.

집회다운 집회는 애당초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과연 공권력은 무엇을 막고자 했는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분노한 민심이 확산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은 아닌가요?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는 하지 말라는 공안탄압이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짓밟고 있음을 깨어 있는 시민들은 알았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의 공약까지 범죄의 근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로 진격하자는 연설을 군사작전의 명령이라 말하고 있는데, 정말 황당하기만 합니다.

노동개악에 분노한 노동자들이지만, 지켜야 할 선은 잘 알고 있습니다. 피고인 진술에서도 얘기했지만, 청와대 옆에서 집회를 끝내고 설령 분노를 보여 주자 연설을 한다 하더라도 과연 이 땅 2천만 노동자 중에 그것을, 담을 넘어가는 군사작전의 명령으로 이해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저는 단 한 명도 없다고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법과 질서를 바로 세워 강하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려면 법을 지키라고 강조한 한비자가 생각납니다. 그러나 그 책을 자세히 읽어 보면, 백성이 법을 잘 지키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군주가 모범을 보여야 하고, 다음은 재상이요, 그 다음은 관료라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야 백성들 스스로 법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좋은 제도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읽었습니다. 아마 이 시대, 한국의 정치인들이 한번쯤 되새겨 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많은 사람들이 이 재판을 지켜 보며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한상균 개인의 재판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억울한 해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소외되고, 끝내 억울한 죽음을 당한 19살 노동자, 산업현장에서 이름도 없이 돌아가신 수많은 노동자들도 이 재판을 보고 있을 것입니다. 막혀버린 차벽 앞에서 우리 이야기를 들어 줄 귀를 열어달라고 외쳤던, 많은 시민들도 이 재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재판과정을 사진 한 장, 발언 한 마디 빼놓지 않으면서 참여했습니다.

피고인이기도 하지만 노동자이기도 했고, 이 땅의 민주시민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노동자의 권리가 명시되어 있는 우리 헌법과 집회의 자유가 적시되어 있는 우리 헌법이, 장식이 아닌 살아 있는 우리 국민의 헌법임을 보여 주시리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모든 노동자가 지금보다 행복해질 수 있다면, 국민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것을 민주노총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길에 민주노총은 엄중한 책임을 갖고 헌신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희망인 대한민국에 노동자가 그 희망을 만들어가겠다는 약속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