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운동:
정부에 맞서, 더민주 · 국민의당과 독립적으로 운동은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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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새누리당은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제출한 특별법 개정안(이하 위성곤 안)을 안건조정위에 회부했다. 90일 동안 법안 논의를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더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제출한 특별법 개정안(이하 박주민 안)은 아직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않았지만 위성곤 안과 똑같은 처지가 되지 않으리라 안심하기 어렵다. 이미 새누리당 원내대표 정진석은 특조위 예산 낭비 운운하며 특별법 개정은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박근혜는 12일에 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 대표와 만나서 “재정 상황, 사회적 부담 정도를 고려해서 [특별법 개정을]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고 했다. 사실상 특별법 개정을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사 표현이다.
특조위는 수사권, 기소권이 없지만 성역 없는 진실 규명을 목표로 해 왔다. 당연히 청와대도 조사 대상이다. 새누리당이 길길이 날뛰며 특조위 해산 협박을 한 까닭이다. 박근혜 정부는 특조위가 부분적인 진실을 밝혀내 대중의 진실규명 열망을 고무할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이들은 시작부터 손발이 묶인 특조위마저 강제 해산하려 한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는 유가족들이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며 목숨을 걸고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이는 와중에 세월호 집회에서 발생한 ‘소음’을 잘 관리한 경찰들에게 표창을 했다.
두 야당의 묵인·방조
그런데 더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세월호의 온전한 진실 규명에 전혀 진지하지 않다. 두 야당은 이 체제를 수호하는 부르주아 정당답게 세월호 진실 규명이 적당한 수준에서 여야 정치 협상으로 마무리되길 원한다. 진실 규명이 가져 올 정치적 파장과 체제의 문제점 등이 밝히 드러나는 것을 두 야당도 원치 않는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비정규직 확대, 외주화, 규제 완화 등을 정부·여당과 한통속으로 추진해 왔다.
두 야당, 특히 더민주당은 세월호 참사가 정치적 초점으로 떠오르면 적당히 발을 걸쳤다가 국회 안으로 쟁점을 끌고가 김을 빼는 식으로 운동을 단속해 왔다. 4월 총선 직후 세월호 참사가 대중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소속 의원들이 우르르 광화문 광장으로 나왔지만, 곧 여야 정치 협상 쟁점으로 만들어 소강시켰고, 9월 정기국회 개원이 임박할 무렵 두 당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유가족들이 더민주당사에 들어가 단식 농성을 하며 특별법 개정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요구했지만 더민주당은 ‘노력’하겠다는 답변만 했다. 국민의당은 단식 농성장을 찾아와 “[개정이]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며 잔망스럽게 말했다. 지금도 이 자들은 국회선진화법을 핑계로 특별법 개정을 위한 실질적 행동을 하지 않는다.
이들의 ‘노력’은 무엇이었나? 더민주당은 9월 6일 새누리당이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특별법 개정안을 안건조정위로 넘길 때 사실상 이를 방조했다. 농해수위 위원장인 더민주당 김영춘의 묵인·방조 없이 안건조정위로 넘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19대 국회에서 다수당이던 새누리당은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니 두 야당이 국회선진화법 때문이라거나 ‘여론’이 안 좋다는 식의 핑계를 대는 것이 9월 정기 국회에서 특별법 개정을 않겠다는 소리로 들릴밖에.
그런데 당 지도부의 책임 회피 앞에서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의원이 보이는 태도는 실망스럽다. 세월호 운동은 박주민 변호사를 국회로 보냈다. 박주민 의원은 유가족들과 진실 규명을 원하는 이들의 열망에 부응해 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박주민 의원이 소속돼 있는 더민주당은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빠져나가고, 이제 박주민 의원마저도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특별법 개정은 어렵다는 태도다. 그가 진실 규명을 위한 수단으로 더민주당을 택한 순간에 드리웠던 불길한 예감이 현실이 되는 상황이다.
△진실 규명의 열망을 모아야 한다 9월 13일 추석맞이 서울역 집중 홍보 활동 ⓒ출처 416연대
밀알
새누리당의 집요한 방해와 두 야당의 행보를 보면, 9월 안에 특별법이 개정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9월 30일 이후 운동의 향방에 답답해 한다.
특조위는 지난 7월 26일부터 조사 활동 보장, 특별법 개정 등을 요구하며 릴레이 단식 농성을 해 왔다. 9월 1~2일에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3차 청문회를 개최해 침몰 원인, 구조를 비롯한 정부의 참사 대응, 언론 통제 등과 관련한 증거들을 일부 드러냈다. 해경이 생존자 구조보다 청와대 보고를 위한 "쇼"에 신경 썼고, 세월호에 공기를 주입하는 일과 수중탐사로봇이 성공했다는 게 거짓임이 밝혀졌다. 이번 청문회를 통해 박근혜 정부는 참사의 슬픔과 충격이 정부에 대한 분노로 번질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는 것을 보여 주기도 했다. 3차 청문회는 특별법 개정을 통한 조사 활동 보장의 필요성을 다시금 확인해 줬다.
따라서 특조위는 박근혜 정부의 강제 해산을 거부하고 특조위의 진상조사 활동의 필요성을 재천명하는 게 맞다. 설령 특조위가 법적 권한이 없어 제대로 된 조사활동을 하지 못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정부의 부당함을 알려내면서 세월호 진실 규명 운동의 밀알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하게는 세월호 운동이 특조위 강제 해산으로 진실 규명을 종료시키려는 정부에 맞서, 그리고 더민주·국민의당과 독립적으로 진실 규명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
성과퇴출제 저지! 공공성 강화! 생명-안전사회 건설! 범국민대회(가)
- 일시 : 10월 1일 오후 3시
- 장소 : 대학로
- 주최 : 범국민대회 조직위원회
- 주관 : 성과퇴출제 저지 공공부문 대책위원회
세월호 참사 9백 일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 일시 : 10월 1일 오후 6시
- 장소 : 광화문 광장
- 주최 : 416가족협의회, 4·16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