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제4차 범국민행동 현장 소식:
박근혜 반격에 맞서 95만 명이 모이다 ― 촛불은 바람에도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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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종합] 26일에는 서울로 다시 모이자
오늘 주최측 추산 서울 60만, 전국 35만, 도합 95만 명이 오늘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모였다. 대도시들만이 아니라 소규모 시, 읍에서도 집회들이 소집됐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박근혜 퇴진의 함성이 메아리친 것이다.
박근혜는 15일 검찰 수사 거부 의사 표명, 16일 엘시티 엄정 수사 지시, 그리고 주말에는 국무회의 복귀 의사를 표명하면서 반격의 신호를 확실히 보냈다. 이런 지시를 받아 오늘 박사모가 서울역에서 전국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집회는 초라한 실패작이었고, 그나마 참가자들에게 알바비를 지급하는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
초라한 저들의 알바 집회와 달리, 오늘 집회는 규모만이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성공이었다. 예상대로 수능을 끝낸 청년들이 대거 참가한 것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은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 노동자 2만여 명이 자신들의 요구 노동개악 반대 요구와 박근혜 퇴진 요구를 결합해 조직적으로 참가했다. 부산 등지에서도 조직 노동자들이 대열의 축을 형성했다. 여전히 가족 단위로 손잡고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거리 행진은 곳곳에서 환영받았고, 대열이 늘어났다. 촛불은 바람에 꺼지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타고 들불로 자라나고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의 반격은 교활하게, 때로는 역겹게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판돈은 오히려 커져갈 것이다. 전국 곳곳에서 확인한 박근혜 퇴진의 의지를 다음 주에도(26일) 다시 한 번 보여 주자. 서울 집중으로 중앙 정치권력에 대한 압력을 극대화하자. 박근혜 정권의 심장부에 또 한 번 정치적 타격을 가하자.
[제5보] 오후 11시 공식 행사 마무리, 박근혜 반격이 먹히지 않았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사직로와 율곡로 일대 곳곳의 방송차를 중심으로 진행하던 자유발언대들이 모두 마무리됐다.
마지막 자유발언대에는 단원고 재학생이 올랐다.
“사고라고요? 웃기지 마세요. 당신은 살인자에 불과해요. 변명할 시간에 반성하고 책임지시길 바랍니다. 4월 16일 이후부터 저는 단 한 순간도 제대로 잠을 잔 적이 없습니다. 매일밤 언니 오빠들이 저의 꿈에 나타나 살려달라고 소리칩니다. 당신은 살인자에요. 이걸 꼭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여자라고 말씀하셨는데, 당신은 여자이기 이전에 대통령입니다. 사생활이라고요? 그런 것 챙기실 거였으면 그 자리에 서면 안 되는 거였습니다. 그 무게를 견디실 수 없으면 내려놓으십시오. 당신은 자격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외치겠습니다. ‘세월호를 인양하라’, ‘리멤버 20140416’”
너무나 처절하고 선명한 메시지가 듣는 이들의 심장을 때렸다.
[제4보] 서울 도심 행진 끝, 경복궁역 방향으로 집결해 자유발언대 진행중,
주최측, 전국에서 95만 명 참가 공식 발표
부산과 광주에서 각각 주최측 추산 10만여 명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부산은 서면 도로를 가득 채웠다. 서면에서 연산로터리까지 6킬로미터 넘게 행진도 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행진 대열을 보고 환호를 보냈다. 그중 일부는 행진에 합류했다. 고무적이게도 10만 명 중 1만여 명이 민주노총 노동자들이었다.
광주는 옛 전남도청광장부터 금남로5가까지 가득찼다고 한다.
현재 주요 도시들의 집회 참가 현황을 종합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부산 10만, 광주 10만, 대구 2만, 창원 1만, 충북 청주 8천, 울산 7천, 강원 춘천 7천 등.
박근혜의 정치적 근거지인 대구에서 수만 명이 모인 것도 상당한 사건이다.
강원 춘천은 인구 30만 명인 도시로 서울로 치면 20만 명이 넘게 모인 숫자다. 춘천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진태의 발언 때문일 듯하다. 집회 후 7천 명은 김진태의 지역 사무실로 행진을 했다.
울산도 현대차,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가족들과 함께 나온 노동자들도 많았고, 청년과 청소년들도 많았다.
서울은 본대회를 마치고 행진을 했다.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 북단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 전 차선을 가득 메우고도, 곳곳의 골목과 인도, 광화문 사거리에서 종각 방향의 종로1가를 채웠던 인파가 시청 방향, 종로 방향, 경복궁 방향 등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광화문광장에서 대열이 나가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대학생들은 종로3가까지 직진해 창덕궁 앞을 거쳐 경복궁역으로 향했다. 오늘도 대거 참가한 노동자들은 종로 방향, 시청을 거쳐 을지로 방향으로 두 대열로 나뉘어 행진을 했다. 시청 방향 대열이 명동 인근을 지날 때는 수많은 시민이 차로변으로 나와 박수를 쳤다. 일부는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다가 다시 나와서 행진에 합류하기도 했다.
각 수만의 행진 대열들이 종로에서 서로 교차하며 환영의 함성과 박수로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파업 54일차인 철도노조 대열과 만난 나머지 노동자 대열은 “철도노조 힘내라” 하고 응원하는 모습도 감격이었다.
경복궁역 근처 방송차 자유발언대에서는 분노한 청소년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촛불이 꺼지나 박근혜가 먼저 꺼지나 두고 보자”, “야당은 정신 차려라.”
새누리당에 반대하는 게 자동으로 야당 지지가 될 거라고 안심하지 말라는 발언도 있었다.
[제3보] 오후 8시 본대회 끝, 행진 시작, 주최측 서울만 60만 명 참가 발표(집계 종료)
오후 6시 5분, 박근혜 퇴진 4차 범국민행동 본대회가 시작됐다.
첫 발언은 대구에서 “하야 버스”를 타고 상경한 고3 여학생이었다.
“박근혜가 아직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선택할 시간은 충분히 준 거 같은데 말입니다. 당신은 언제까지 귀막고 눈감고 그 자리에 있을 예정입니까?
“당신이 꼭두각시지, 국민은 꼭두각시가 아닙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는 하야하라!”
이 날 광화문에서는 발언자와 비슷한 또래로 친구들과 함께 나온 참가자들이 많았는데 이들이 특히 환호했다. “나도 어제 수능 봤다!” 하고 외치는 참가자도 있었다.
뒤이은 시민단체 활동가는 박근혜가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운운하며 수사 받으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며 수많은 여성들이 이곳에 남성과 함께 촛불을 들고 모였다고 반박했다. 동시에 누구나 평등하게 존중 받는 시위 문화를 만들어 가자고도 당부했다.
이어서 사회자는 매주마다 수천만 원의 모금이 걷힌다고 전했다. 또한, 정작 1백만 명이 모인 지난 주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모금함이 움직이지 못해 평소보다 더 적게 모았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전하며 모금을 당부했다. 여기저기서 모금함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위원장이자 “단원고 2학년 7반 전찬호 아빠”인 전명선 씨가 발언하자 참가자들의 집중도가 크게 높아졌다. 지난 수년 간의 세월호 투쟁이 박근혜 퇴진 운동의 저변을 이루고 있음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광화문 광장 곳곳에서 어린 자녀와 함께 자리잡은 부부들이 유독 발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이 눈에 띠었다.
전명선 씨는 다음과 같이 발언을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백4분은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입니다. 지난해 민중총궐기 때는 물 대포로 국민을 향해 조준 가격해서 백남기 어르신을 돌아가시게 했습니다. 그들은 살인을 했습니다.”
이어서 박근혜가 진상조사 시도를 번번이 방해한 것과 최근 세월호 인양을 미룬 것을 폭로하며 끝까지 싸울 테니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다 같이 “세월호를 인양하라”, “7시간 밝혀내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하고 외쳤다.
민변 권영국 변호사는 내일 검찰이 최순실을 기소할 텐데 만일 최고 형량이 무기징역인 뇌물죄를 빼고 기소한다면 검찰도 응징하자고 주장했다. 뒤이은 권정호 변호사는 박근혜가 이 와중에도 사드 배치와 한일군사협정 체결을 밀어붙이는 것을 비판했다.
갑을오토텍 노조의 이재헌 지회장은 “노동자들이 함께하면 역풍 맞는다는 주장이 있던데 동의하지 않는다, 노동자도 국민이고 함께 하겠다” 하고 말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갑을 자본이 비리 경찰, 전직 특전사를 위장 채용해서 조합원들을 폭행하고 노조를 공격하는 것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투쟁 소식을 전했다. 유성기업 등 다른 사업장에서도 이런 일들이 만연한데 사장들이 처벌받지 않는 것은 재벌들의 청탁 때문이고 최순실 게이트는 그것을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그가 “동의하십니까” 하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옳소!”하고 화답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 차원에서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연대체 대표들의 발언이 있은 후, 사회자는 지금 수도권뿐 아니라 그 밖의 전국에서도 25만명이 지금 촛불을 들고 있고, 광화문에만 또다시 50만 명이 모여 있다고 발표했다.
[제2보] 본대회 시작, 오후 6시 30분 현재 서울 35만 명 넘어서
[주최측 발표 현재 지방 대회 참가 현황]
대구 1만 명.
광주 4만 명.
대전 2만 명.
울산 5천 명.
강원 원주 1천5백 명, 춘천 2천 명, 동해 5백 명.
경남 창원 5천 명, 진주 2천 명.
세종시 1천 명.
충북 청주 6천 명.
전남 여수 1천 명.
전북 전주 6천 명.
제주 2천5백 명.
부산의 경우, 청소년 시국대회를 시작으로 행사가 시작됐는데, 본대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5만 명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오후 5시 자유발언
오후 5시부터 오후 6시 본대회까지 시민 자유 발언대가 이어졌다. 자유 발언 신청이 너무 많아서 미처 발언을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한다. 집회 주최자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저녁 행진 후에도 곳곳에서 행진 방송차에서 자유발언대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을 해 온 반올림 활동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 대학생, 고등학생 등이 발언을 했다.
경기도 의정부 시에서 온 고등학생의 발언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바로 이번 주에 대입 수능을 치룬 고3 학생이었다.
"새누리당 친박 의원이 이사장(새누리당 홍문종)으로 있는 의정부 학교에서 왔습니다. 학교에서 박근혜 퇴진 자보 들고 1인 시위하니까 '어린 게 어른들 흉내내지 말라’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저는 어립니다. 그러나 어른들이 말하는 그 정치적 책임감은,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나라 망치는 데 주머니에 손 넣고 있는 것입니까?(큰 환호와 박수) … 정치인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정치할 자신이 없으면 정치하지 마라!"
외국어대 학생이자 노동자연대 회원이라고 소개한 대학생의 발언도 시원한 폭로와 규탄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수능이 끝나자 학생들이 '수능 끝, 하야 시작'하면서 거리로 나왔습니다. 너무나도 존경스럽습니다!
왜 학생과 청년들이 이렇게 분노합니까? 우리는 잠이 와도 찬물에 발 담그고 밤새도록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장시호, 정유라는 '아는 이모 빽'으로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박근혜 4년 내내 노동자들에 쉬운 해고 시키겠다고 협박했는데, 이제 우리가 박근혜를 해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김진태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김진태, 너나 꺼져. 촛불은 바람 불면 옮겨 붙는다!"(큰 박수)
반올림 활동가는 삼성 이재용을 처벌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삼성전자 공장에서 산업재해를 입은 것이 명백한데도, 삼성은 겨우 5백만 원으로 피해자들을 입막음하려 했다. 그런 삼성이 기업 특혜를 위해서는 수백억 원을 정권에 갖다 바치고 정유라에게 10억 짜리 말을 사 주는 등 부도덕한 일을 벌였다. 그 댓가로 삼성그룹 3대 세습 과정이 탈세 혐의 등 의혹을 받기는커녕 대주주 국민연금의 도움까지 받아 원활하게 진행됐을 것이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대표해 나온 분도 "불량 정권이 이 모든 것의 원인"이라며 문제 해결과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박근혜 정부의 친기업 규제 완화 정책은 우리 삶을 위험하게 만들어 왔다.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등이 모두 그런 정책 드라이브를 배경으로 한다.
박근혜 퇴진 운동은 이처럼 강성 우파 정권의 온갖 개악에 대한 반대들을 흡수하고 있다.
[제1보] 본대회 시작도 전에 광화문광장 주변에 25만 명!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4차 범국민행동에는 6시 현재 25만여 명이 모였다.(주최측 추산) 광화문 북단부터 태평로까지 전 차선과 인도가 인파로 가득 찼다. 전국 동시다발이고 집회가 밤늦게까지 진행될 것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숫자다. 박근혜의 반격 시도가 성난 대중에게 별로 먹히지 않은 것이다.
오늘은 예상대로 청소년, 청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청소년들 1천여 명은 종각에서 별도 사전 집회를 열고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해 왔다.
광화문광장 일대는 행사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집회와 행진에 참가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댔다. 오후 3시경 인근 서울광장에서 노동자대회를 마치고 행진해 온 한국노총 노동자 수만 명 대열이 들어올 때는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촬영하고 박수를 치는 등 관심을 보이고 환영해 줬다.
박근혜 퇴진 운동은 박근혜의 악행에 각자 저항해 온 여러 운동들을 결합시키고 있다. 광화문 곳곳에는 가습기살균제 사건 처리를 위한 특별법 촉구 서명, 우체국 비정규직 노동자 밥값 보장을 위한 예산 촉구 서명, 핵발전소 반대 서명, 삼성전자 반도체 산재 노동자들을 위한 캠페인 등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도 다양한 박근혜 퇴진 손팻말들이 배포됐다. 사람들은 강력한 퇴진 여론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수사 회피와 한일군사협정, 사드 배치, 노동 개악 등 개악 정책들을 여전히 밀어붙이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를 곳곳에서 드러냈다.
한편에서는 박근혜가 물러서기는커녕 반격으로 나오는데, 운동이 이를 물리치고 퇴진을 이뤄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12일 총궐기에 약 7천 부가 팔렸던 〈노동자 연대〉 신문이 오늘도 상당수 참가자에게 관심을 끈 것은 그런 상황을 반영하는 것일 것이다.
박근혜 퇴진! 노동탄압 분쇄!
한국노총 2016 전국노동자대회
박근혜 퇴진 투쟁을 결의한 한국노총 조합원 2만여 명이 서울시청 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금속, 공공 노동자들이 많이 참가했다.
오후 1시부터 시작한 집회에서 노동자들은 박근혜 퇴진과 노동탄압 분쇄를 주요 구호로 외쳤다.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최근의 부패 게이트를 “박근혜 최순실 일당과 재벌대기업의 탐욕이 빚어낸 합작품 … 더러운 정경유착”이라고 규정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전경련 해체, 노동개악과 탄압 중단을 위한 투쟁을 주장했다.
김동만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전국민 대항쟁의 선봉에 설 것”이라며, 서울 평일 촛불 결합, 26일 5차 국민행동의 조직적 참가, 양대노총 공동투쟁 등을 약속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야 3당 대표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연대 발언을 했다. 이전과 달리, 올해는 한국노총 임원 출신 새누리당 의원들이 여럿 있는데도, 옳게도 마이크를 주지 않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퇴진과 노동개악 중단을 위해서 노동자들과 연대하겠다고 했다. 사전에 예고되지는 않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도 발언했다. 박원순 시장은 박근혜 퇴진 투쟁이 노동자를 위한 사회 개혁을 위한 시작이 돼야 한다고 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정치인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였다. 심 대표는 “노동자들이야말로 박근혜 정권을 심판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이날 유일하게 박근혜의 대대적 반격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11월 26일에 전국에서 서울로 모이자고도 했다.
박근혜 퇴진과 노동개악 중단을 위한 투쟁을 결의하고 2만여 명 노동자들 모두 오후 3시경 태평로를 거쳐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해 갔다. 본 대회가 시작하기 세 시간 전인 이 시각에도 이미 광화문 광장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이들은 깃발과 갖가지 박근혜 퇴진 현수막을 앞세워 행진해 오는 한국노총 노동자들에게 박수를 치는 등 호의를 보였다.
행진 후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되던 사전 행사 무대에 올라 한국노총이 박근혜 퇴진 운동에 앞장서겠다고 해 모인 시민들에게 박수를 많이 받았다.
'퇴진서울행동'과 서부 행진
'대학생시국회의' 소속 대학생들은 서울지역 네 곳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향한 행진 중 서부 지역행진에 참가했다. 서부대행진은 홍대입구역에서 모여 출발했다.
학생회, 학생단체 깃발로 모인 대학생 수백 명과 시민 1천 명이 함께 행진했다.
청소년 자녀와 함께 온 사람들, 연인들, 수능 끝낸 청소년들, 진보정당과 시민 사회 단체들, 아이를 업고 안고 온 젊은 부부 등 다양했다. 이 운동의 폭이 대단히 넓다는 것을 보여 준다.
홍대입구역에서 광화문까지 긴 구간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쉼 없이 "박근혜는 퇴진하라"를 외쳤다. 확성기가 없는데도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돌아가면서 구호를 선창했다.
번화가인 신촌을 지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인도에서 관심 있게 지켜봤다. 함께 구호를 외치는사람들도 있었고, 지나던 자동차들이 호응의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세월호 시국강연회
19일 광화문 4차 범국민행동에 앞서 오후 4시 광화문광장에서는 ‘박근혜 7시간 시국강연회’가 열렸다. 누구나 다 알고 분노했듯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7시간 뒤에야 박근혜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당시 상황이 어떤지 파악조차 못한 채 말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박근혜가 애써 숨기고 있는 진실을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참사 직후 구조 지휘를 안 하고 뭐했냐는 것이다. 도대체 뭐가 있길래 이토록 숨기는 건가!”
박영대 세월호 진상규명 국민참여특별위원회 위원도 세월호 참사 직후 해경과 언론의 무능, 무책임을 차분히 짚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를 ‘국가 범죄’로 규정하고 언론 또한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권미화 어머니(단원고 2학년 오영석)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미안해, 우리 아들. 수능 또 한 번 지나갔다. 졸업도, 대학도, 꿈도 다 사라진 우리 아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네.”
그 시각 광화문광장으로 점점 더 모여드는 인파 속에는 이제 막 수능을 끝내고 거리로 나온 고등학생들이 많았다. 누구랄 것도 없지만, 그중에서도 청소년들이 가장 크게 분노하고 공감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기자 근처에서는 한 여학생이 유가족의 얘기를 들으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권미화 씨는 이렇게 호소했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우리와 여러분이 함께할 수 있는 이유는 민심을 저버리고 생명을 저버린 정부를 끝내버리길 원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축소판인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
세월호 세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난 2년 넘게 세월호 참사는 많은 학생과 청소년들에게 섬광처럼 강렬한 인상을 주며 정치적 각성의 계기가 돼 왔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촛불 청소년들을 보며,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
이후 자유 발언들과 본대회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