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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박근혜의 위기를 이용해 투쟁을 확대하고 있다

11월 15일 현대중공업 사측은 조선·해양·엔진 부문만 남기고 나머지는 분할해 회사를 6개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분사 대상 노동자가 4천여 명이 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사측은 사업 분할을 통해 노동조합 조직을 약화시키고 임금 등 노동 조건을 공격하려고 할 것이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올해 들어 이미 일부 부문의 분사가 이뤄져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을 위협했다.

또 분사를 거부한 수백 명이 자택 대기 상태에 처했고 직무 전환 교육을 거부한 송명주 분과장(대의원 대표) 대표는 해고되기도 했다. 사측은 노동자들을 탄압하면서 구조조정을 밀어 붙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측의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은 산재 사망 사고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또 한 명의 하청 노동자가 협착 사고로 사망해 올해에만 11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도 사측은 안전 투자를 확대하기는커녕 최근 숨진 하청 노동자의 사망 원인이 '병사'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조작하려던 정부를 떠올리며 분노하고 있다.

ⓒ김지태

하지만 노동자들은 저항하고 있다. 11월 16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4시간 파업을 벌였다.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집회에서는 계속되는 산재 사망과 구조조정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백형록 위원장은 "민주노총 가입으로 더 큰 우군을 만들자.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벌이겠다" 하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2천여 명이 모였고 사내 행진도 벌였다. 한 대의원은 “전날 사측이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는데도 이 정도로 나온 건 사람들이 싸울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퇴진 운동의 결합

박근혜 퇴진 운동의 분출은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박근혜 정부가 위기에 빠진 지금이 바로 싸울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11월 12일 1백만 명이 모인 민중총궐기는 노동자들에게 커다란 영감을 줬다.

“거리를 행진할 때 시민들이 환영하고 동참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 조직된 대열과 시민들이 서로 힘을 얻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현장에서 민중총궐기 경험을 전하며 지금 투쟁에 동참할 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11월 3일과 10일에 4시간 파업을 하고 공장 밖 행진을 벌이며 박근혜 퇴진과 구조조정 중단을 함께 외쳤다. 또 노조는 울산 동구의 여러 노조와 정치 단체들이 모여 만든 '박근혜 퇴진 울산 동구 시민행동'에 동참해 지역 촛불집회를 함께 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 계획도 확대했다. 노조는 18일, 26일, 28일에도 4시간 파업을 벌이고 행진한다. 특히 26일에는 영남권 노동자대회를 열어 대규모 집회와 행진도 계획하고 있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자신들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경제 위기로 인해 노동자 쥐어짜기를 결코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의 위기를 이용해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내걸고 파업과 같은 강력한 투쟁에 나서야 하는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은 전체 노동 운동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물론 구조조정을 실제로 막으려면 투쟁을 더 일관되게 발전시켜야 한다. 또 일상적으로 고용과 임금을 위협 받고 있는 하청 노동자들과 단결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현대중공업 활동가들이 이런 것들을 노조에 요구하고 현장에서도 노동자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김지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