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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운동 단체 성명:
노동개악, 인권탄압, 인종차별로 이주민 억압해 온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이 글은 11월 24일 이주민의 권리 향상을 위해 활동해 온 단체들이 발표한 성명서이다.

지난 11월 12일에 이어 19일 또다시 전국적으로 1백만 촛불이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단지 최순실과 연루된 부패·비리뿐만 아니라 노동개악, 세월호 진실 은폐, 백남기 농민 살인, 사드 배치, 의료·철도 민영화 등 집권 4년 동안 노동자·민중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온갖 개악에 대한 분노가 쏟아져 나왔다.

박근혜가 퇴진해야 할 이유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주민들에게도 박근혜 4년은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최순실과 이윤추구에 눈이 먼 기업들의 요구에 귀를 활짝 열었던 박근혜는 가장 열악한 곳에서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1백만 이주노동자, 2백만 이주민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해왔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일회용품 취급하는 고용허가제를 더욱 개악했다.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이주노동자 노동권을 극도로 제약하고 미등록 체류를 양산한다. 그런데 2013년에는 미등록 체류를 방지하겠다며 출국한 이후에만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개악했다. 고용허가제가 노동3권을 보장한다고 선전하더니 근로기준법을 정면 위반하고 퇴직금을 강탈하는 치졸함을 보여준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이 이런 고용허가제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야만적인 단속추방도 지속해 왔다. 2003년 이후 지금까지 알려진 사례만으로도 한해 평균 2명 이상 단속추방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올해 정부 합동단속을 벌여 8월까지 1만 9천 명을 단속했다. 얼마 전에는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있던 이주노동자가 실명된 눈치료와 장애보상 등을 요구하며 단식과 자살시도를 한 문제가 알려지자 보복성 강제추방을 하는 만행도 저질렀다.

지난 5월에는 미등록 체류자가 많은 지역과 그 가족의 고용허가제 시험응시를 제한하는 양해각서를 베트남 정부와 체결하기도 했다. 현대판 연좌제인 것이다. 박근혜가 ‘외치’만 맡는 식의 구상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이 여기에서도 드러난다.

이주노동자를 4년10개월만 쓰고 버리는 고용허가제로도 모자라 최근에는 3개월짜리 계절노동자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제도는 가뜩이나 열악한 농업 이주노동자의 처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양구군에서는 미등록 체류 방지를 명목으로 임금의 80퍼센트를 중개인에게 줬다가 출국할 때 지급하고, 심지어 군청이 여권을 사실상 압류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판 노예제로 악명을 떨쳤던 산업연수제도는 '해외투자기업 산업연수생제도'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최저임금, 산재 등이 인정되지 않는 과거의 문제 역시 고스란히 남아있다.

올해 초에는 제2의 국가보안법으로 불리는 테러방지법도 통과시켰다. 박근혜 정부는 이 법을 통과시키려고 무슬림 이주민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 취급하며 여론몰이를 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이 이슬람 사원에 들어가 수염을 기른 사람에게 수염을 깎으라는 모욕과 협박을 하고,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해고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배경 속에서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 시리아 난민 28명이 6개월 넘게 구금되는 일도 벌어졌던 것이다. 테러방지법은 앞으로도 이주민을 마녀사냥하고 노동자·민중의 민주적 권리와 저항을 위축시키는데 이용될 것이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김무성은 이미 지난해 민중총궐기를 "공권력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며 그 사악한 의도를 드러낸 바 있다.

테러방지법 통과 과정이 보여줬듯이 이주민 억압과 차별은 내국인에게도 해롭다. 정부는 내국인 일자리 보호를 명분으로 고용허가제를 정당화하지만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는 진짜 주범이 누구인가! 더 낮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을 위한 노동개악을 추진해온 박근혜 정부다. 그리고 바로 이런 것들을 해달라고 더러운 돈을 갖다 바친 기업들이다.

요컨대 박근혜 정부는 이주민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인종차별적 정책들을 통해 기업주들을 배 불리고, 노동자·민중을 이간질하고, 온갖 개악에 대한 분노를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 했다. 박근혜 퇴진 운동의 성장으로 노동자·민중이 분노의 화살을 진짜 주범에게 돌리고 박근혜를 중심으로 추진해왔던 온갖 개악들에 제동이 걸린다면 인종차별을 약화시키고 이주민의 노동권과 인권 신장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이주운동진영도 박근혜 퇴진 운동에 함께 할 것이다. 또한 이주민들도 함께 나서 힘을 보태고 그 동안 억눌려 온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비선실세, 기업들과는 더러운 거래를 주고받으면서 정작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2백만 이주민의 존재를 무시하고 인권침해를 일삼는 박근혜와 부역자들이야말로 이 땅에서 추방되어야 할 악의 근원이다.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모든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개악, 인권탄압, 인종차별을 중지하고 인권, 평화, 평등에 기초한 사회를 새롭게 건설해야 할 때이다.

그러므로 박근혜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지금 당장 퇴진하라!

2016년 11월 24일

경기이주공대위(노동당 수원오산화성당원협의회, 노동자연대 경기지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아시아의 친구들, 수원이주민센터, 다산인권센터, 이주노조), (사)공익법센터 어필,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경산이주노동자센터, 경주이주노동자센터, 경북지역일반노동조합, 민주노총경북본부, 민주노총대구본부, 장애인지역공동체,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구이주민선교센터, 성서공단노동조합, 대구북부노동상담소,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공동행동(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 녹색당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서울경인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아시아의창, 연구공간 수유+너머, 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인권단체연석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정의당,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이주인권센터), 이주민센터 친구, 이주민 인권을 위한 부산울산경남대책위(가톨릭노동상담소, 거제고성통영 노동건강문화공간 새터, 김해이주민인권센터, 민주노총부산본부, 양산외국인노동자의집, 울산이주민센터, 이주민과함께, 희망웅상), TAW(터) 네트워크,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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