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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투 전 조직국장 강성철 최후진술 - “투쟁이 내 앞에 놓인다면 또 싸울 것이다”

지난 4월 20일 남부지원에서는 전 전해투 조직국장 강성철 씨의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그는 2004년 2월 구속돼 실형 2년을 선고받았다. 부당해고와 노조 탄압에 항의해 파업을 벌이던 한성여객 노조원들에게 연대했고 경찰의 불심검문에 항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그의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어느 재소자가 교도관들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한 것에 항의해 단식투쟁을 한 일 때문에 강성철 씨는 폭행당하고 그것도 모자라 되레 ‘폭행 가해자’로 몰렸다.

강성철 씨는 이 날 최후진술이 길다며 제지하는 재판부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고 거침없이 자신의 주장을 폈다. 다음은 최후 진술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한성여객 파업은 너무나 정당한 파업이었다. 한성여객 사장은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고 열성적인 조합원들을 해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수없이 저질렀다.

같은 노동자로서 부당하게 피해를 입고 있는 노동자들을 돕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당시 부당해고된 한성여객 조합원들은 이미 노동위원회에서 복직 판정을 받았는데도 법원은 나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나는 내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도 똑같이 투쟁하고 행동할 것이다.

영등포구치소 사건의 경우, 한 재소자가 어두운 징벌방에서 고립된 채 폭행당한 것을 알고 나는 울분을 참을 수 없었다.

그 재소자는 교도관들에게 맞아 얼굴이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그는 징벌방으로 끌려가 물이 묻은 더러운 걸레로 입을 틀어막히고 온몸을 밧줄로 묶인 채로 몽둥이로 사정없이 맞았다.

내가 단식을 하게 된 것은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내 주장을 분명하게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밥을 굶는 것밖에 없었다.

단식 9일째 되던 날, 아침 점검을 나온 담당 교도관은 “누가 단식하라고 했냐”며 비아냥거렸고 다짜고짜 문을 따고 들어와 신발을 신은 채 내가 덮고 있던 이불 위로 올라와 내 멱살을 잡고 일으켜 세우더니 무릎으로 가슴팍을 찍었다.

덮고 있는 이불에 신발을 신고 올라와 나를 짓밟는 것은 내 인격을 짓밟는 행동이었다. 당시 나는 독방에서 일방으로 폭행당했다. 그런데도 구치소는 나를 폭행 가해자로 만들어 버렸다.

구치소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단지 교도관 몇 명이 개인적으로 저지른 실수가 아니다. 재소자를 인간으로 보지 않고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교정시설의 구조적인 문제이고 더 나아가서는 폭력적인 이 사회 체제와 연결돼 있다.

노동자들이 정리 해고당하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데는 사장들에게 책임이 있다. 그런데도 사장들은 구사대를 동원해 노동자들을 폭행하고 정부는 노동조합을 탄압으로 억누르려 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폭력으로 막을 수는 없다. 법원이 나에게 어떤 처벌을 내리더라도 내 행동을 강제할 수는 없다. 이런 일이 계속되고 내 앞에 투쟁이 놓인다면 나는 또다시 싸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