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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불법촬영 범죄 수사에 소극적인 검·경찰에 항의하다

5월 26일(토)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동일범죄, 동일수사, 동일인권을 요구하는 성차별수사 검경 규탄 시위”가 열렸다. 다음 카페 “강남/홍대 성별에 따른 차별수사 검경 규탄 시위”가 주도한 이 시위에 경찰 추산 800여 명의 여성이 모였다. 젊은 여성들의 참가가 두드러졌다.

최근 홍대 회화과 남성 누드 모델의 나체 사진을 촬영·유포해 워마드 회원이 구속된 사건을 계기로 경찰에 대한 여성들의 불만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제한된 공간에 20명이 있었기 때문”에 수사가 빨랐던 것이라고 했지만, 그 동안 여성 대상 성범죄에 굼떴던 경찰과 검찰의 태도에 견줘 보며 여성들은 분노와 허탈감을 크게 느낀 듯하다.

불특정 다수에게 사진이나 영상이 유포되는 불법촬영 범죄는 피해자에게 엄청난 고통을 준다. 이미 유출된 사진이나 영상을 지우는 것도 만만치 않다. 한 동영상 삭제 업체 대표는 “‘몰카’ 피해자 집에 전화를 걸면 ‘자살했다’며 다른 가족이 받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들은 들어가자마자 천장, 벽, 바닥, 휴지통 근처 등 사방을 훑어보며 카메라나 수상한 물건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주의’를 가했음에도 사진 또는 영상이 찍혀 게시되면 당사자는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다”고 성토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동일 범죄 동일 수사 동일 처벌”을 요구했다. “이번 홍대 누드크로키 도촬 및 유포 사건의 수사 속도와 같은 적극성을 갖고 여성 대상 불법촬영 범죄를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경찰의 성차별적 수사 태도”와 “검찰의 성차별적 형량 적용”도 규탄했다. 그리고 경찰청장 이철성이 실질적 해결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불법촬영 범죄 피해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다. 여성들이 불법촬영에 공포심을 느끼고 피해 호소에 경찰이 신속하고 제대로 수사해주길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사기관은 여성의 피해 호소에 진중하게 나서야 하고 유출된 불법촬영 사진이나 영상은 즉시 삭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