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국노동자대회:
6만여 명이 문재인의 노동 공격에 맞서 서울 도심을 행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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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청까지 10차선 대로는 노동자들로 가득 찼다.
전국노동자대회에 노동자 6만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해에 비해 참가자가 두 배로 늘었다.
집회는 활력이 있었다. 최근 새로운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우리도 노조를 만들었어요”(삼성화재 애니카 자동차보험 노동자) 하는 유인물도 있었고, 새롭게 만들어진 노동조합의 깃발들도 여럿 보였다.
노동자들은 개혁 약속을 내팽개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큰 배신감을 나타냈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노조 할 권리 등 노동자들과 한 약속은 어기고, 노동 유연화, 규제 완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더욱이 탄력근로제 기간을 확대 적용해 노동시간을 늘리려 한다.
“민주노총은 약자가 아니”라고 한 대통령 비서실장의 쌀쌀맞은 발언은, 노동자들을 더욱 열불 나게 했다. 그래서 ‘노동 존중 한다더니 조삼모사 노동공격 ─ 문재인은 노동자가 우스우냐?’ 하는 〈노동자 연대〉 신문 1면에 많은 노동자들이 공감했다.
오늘 노동자대회는 이런 정부에 기대기보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싸워서 쟁취하겠다”는 분위기가 자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상반기에는 최저임금 1만 원을 따내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 맞서 처절하게 싸웠습니다. 이제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해서 일 많을 때는 죽도록 부려 먹고, 일 없으면 일찍 퇴근시키는 법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재벌들의 요구를 앞장서서 들어 주는 그런 정부를 위해서 우리가 촛불을 든 것은 아니었습니다.”(마트산업노동조합 김기완 위원장)
학교 비정규직
특히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체 대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해 가장 큰 대열을 이뤘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의 줬다 뺏기 식 최저임금 개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문재인은 공정임금제를 시행해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퍼센트로까지 만들겠다고 했지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만들겠다,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 정규직 80퍼센트 수준의 비정규직 공정임금제를 만들겠다’고 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사기치고 약속 안 지키는 저 교육청과 대통령,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단결 투쟁해서 우리 스스로 우리의 권리를 꼭 쟁취합시다.”(성지현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장)
현재 각 시도 교육청들과 학교 비정규직 노조의 교섭은 결렬됐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2일부터 3일간 전국적으로 교육청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안명자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과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교육청들이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이대로 물러서지 말고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으로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고 세상을 바꿔 나가자”고 호소했다.
파업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사기로 드러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맞서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는 잡월드를 비롯한 마사회, 가스, 발전, 학교, 항만의 많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고용 쟁취를 위해 투쟁하고 있습니다. 어제 서울대 병원에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공동파업을 하며 새로운 모범을 세워 가고 있습니다.”(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잡월드 노동자들은 자회사에 고용되라는 사측에 맞서 10월 19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태의 부위원장은 잡월드 노동자들이 “어젯밤 사측의 굴욕적인 제안을 거부하며 완강한 투쟁을 결의했다” 하고 밝혔다.
김진경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장은 서울대 병원의 “원하청 공동 파업이 가능할까 걱정했지만 우리는 11월 9일 1차 공동 파업을 성사시켰고, 11월 13일 2차 공동 파업에 이어 11월 셋째 주부터는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정부가 노조할 권리 보장 약속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는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약속했고,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과 모든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를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250만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처절한 외침은 공염불이 돼 가고 있습니다.”(김경신 건설산업연맹 부위원장)
“문재인이 내년에 ILO 연설에서 노동기본권을 약속해도 그 자체로 보장되는 건 아닙니다. 우리 힘으로 쟁취해야 합니다. 투쟁이 답입니다.”(김정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본부장)
경사노위 참여 반대 목소리도 강하게 나왔다. 민주일반연맹 위원장은 정리 집회 연설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민주노총 지도부의 “경사노위 참가 반대한다” 하고 주장했다.
난민과 이주민 연대
집회에서 난민과 이주 노동자 연대 활동도 진행됐다. 최근에 결성된 연대체인 난민과함께공동행동은 노동자들에게 난민 연대를 호소하는 유인물을 나눠 줬다. 많은 노동자들이 유인물을 유심히 보며 가방에 넣어가기도 했다. 특히 금속노조와 국민건강보험노조 조합원들은 유인물을 서로 달라고 하고 주변 동료에게도 나눠 주는 등 난민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보여 줬다. 이주공동행동도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추방에 반대하는 유인물 배포와 서명 운동을 벌였다.
민주노총은 11월 21일 “2018 총파업”을 하고, 12월 1일 민중대회를 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배신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투지가 커지는 지금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