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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당국, 노조 탄압 용역업체 선정하려 하다

이화여대 당국이 노동조합 탄압으로 악명 높은 ‘태가비엠’을 신규 용역업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이화여대분회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태가비엠이 고려대 안암병원,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노동조합 탄압과 임금체불을 저지른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세브란스병원에선 태가비엠이 노동조합 탄압을 위한 업무일지를 작성한 것이 드러났다. 이 업무일지에는 “주말, 휴일 민노 서경 및 민노 조합원 동향파악 집중” 등 민주노총 조합원을 조사하라는 지시가 적혀 있었다. “노노대응 유도바랍니다” 하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는 지시들도 적혀 있었다.

비슷한 일이 고려대 병원에서도 벌어졌다. 고려대 병원에서는 태가비엠이 연차수당을 체불해서 노동자들이 노동청에 고발한 이후에야 이를 지불하는 일도 있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태가비엠이 계획적으로 민주노총을 소수 노조로 만든 후 교섭권을 박탈해 약화시켰다고 비판해 왔다.

태가비엠은 이런 비판조차 고소·고발로 가로막으려 해 왔다.

이처럼 태가비엠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서 악명이 자자하다. 지난해에는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동국대시설관리분회가 파업과 점거 농성을 벌여 태가비엠을 퇴출시켰다.

비용절감 공격의 준비 작업?

한 청소 노동자는 1월 15일 학내 집회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이전에도 노조 탄압이 있어서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었는데, 우린 한 번도 져본 적이 없습니다. 태가비엠이 다섯 명짜리 건물에 들어온다는데 3년 뒤에 [다른 용역업체들 계약 만료 후] 더 스며들어 오려는 속셈입니다. 강 건너 불 보듯 지켜볼 일이 아니라 지금 똘똘 뭉쳐서 싸웁시다.”

1월 15일 본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는 이화여대 노동자들 ⓒ최미선

이화여대 당국이 태가비엠과의 계약을 통해 무엇을 바라는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지난해와 올해 서울 주요 대학들은 학내 청소 경비 노동자 퇴직자 자리를 충원하지 않거나 단시간 알바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려 해 왔다.

연세대와 홍익대 등에선 올해 퇴직자 자리를 채우지 않는 공격들이 벌어졌다.

올해 이화여대는 퇴직자 자리를 전부 충원했지만, 대학들의 비용절감 공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내년은 장담할 수 없다. 한 노동자는 태가비엠 선정을 두고 “학교 당국이 내년부터는 공격을 시도할 의중을 내비친 것이죠”라고 지적했다.

특히 다른 대학에서 그런 것처럼 학교 측이 민주노총 산하 이대분회와 한국노총 산하 노조의 경쟁을 악용해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성공한다면 노동자들이 학교 측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

12월 31일 이대분회가 학교 당국을 면담했을 때, 학교 당국은 뻔뻔하게도 ‘아직 문제가 일어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느냐’ 하며 시치미를 뗐다. 노동자들이 태가비엠을 왜 반대하는지 뻔히 알면서 말이다. 심지어 1월 11일 노조에서 태가비엠의 악행을 정리해 자료로 보내주고 면담을 요청했지만 만나주지도 않았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이화여대분회는 1월 7일 성명을 내 “이화여대는 정녕 ‘노조탄압 학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려고 하는가?” 하며 학교 당국을 규탄하고, 1월 10일 정문에서 규탄 선전전을 진행했다. 1월 15일 이대 정문 앞에서 열린 집회엔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 노동자연대 이화여대모임에서도 참가해 학생들의 연대를 보냈다.

이대 당국은 태가비엠 용역업체 선정을 즉각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