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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불법파견 철폐 투쟁

최근 한 달 동안 현대차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정규직 노조로 집단 가입시키는 활동이 활기차게 벌어졌다.

물론 사측은 비정규직 간부들의 현장 출입을 봉쇄하고, 식당에 보내지 않고 도시락 지급, 다른 식당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 빼돌리기, 개별 면담을 통한 회유와 협박 등 온갖 방해를 했다.

그러나 이런 방해와 탄압을 뚫고 비정규직 노조로 가입한 수는 무려 2천여 명에 가깝다. 이것은 그동안 비정규직 노조가 벌여 온 불굴의 투쟁이 가져 온 성과이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지회는 12차례나 교섭에 응하지 않는 사측에 맞서 6월 29일 오후에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직접 생산 라인에서 작업을 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하자 2시간 동안 생산이 완전히 멈췄다.

‘금속노조 통신’은 “비정규지회 조합원들은 공장을 돌며 파업 참여를 호소했고 순식간에 대열은 4백여 명까지 불어났다”고 실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나이든 여성 비정규 조합원들이 많은 부서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정규직 노조는 “파업을 적극 지지·연대”하고 “대체인력 투입에 응하지 말 것”을 공지했다. 파업이 끝나고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현장에 복귀하자, 정규직 조합원들은 “고생했다”며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한편, 지난 6월 24일 울산 5공장 투싼 조립 라인에서 산업 재해가 발생했다. 작업자는 발목이 기계에 압착돼 진단 6주를 받았다. 같은 장소에서 안전사고가 4번이나 일어날 정도로 빈번했는데 그 때마다 사측은 사고를 은폐하거나 대의원 모르게 처리해 버렸다.

이 날도 5공장 관리자는 “재해자 본인이 잘못했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징계를 거론했다. 이에 5공장 대의원회와 조합원들은 분노했고, 생산을 중단시켜 버렸다. 현재 사측은 업무 방해로 5명의 대의원·소위원 의장에게 고소고발했다.

나는 비슷한 투쟁을 겪은 기아차 동지에게 도움을 청했고 기아차 노조 화성지부 대의원 최영규 동지는 “노조 차원에서 맞고소를 하고 현장 조합원들에게 내용을 알려야 한다. 우리는 이럴 때 화성 공장을 대자보와 배너로 도배했고, 집단 연차로 라인을 세웠다. 이렇게 맞서 싸우니까 현장은 활성화됐고 사측은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현대차도 노조와 5공장 대의원회가 주축이 돼 조합원들을 조직해서 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동석(현대차 정규직조합원)

불법파견 투쟁 방향 논쟁에 부쳐

지금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는 비정규직 투쟁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있다. 비정규직 노조 현 지도부는 급격히 증가한 조합원들을 이끌고 강력한 투쟁을 조직해 불법파견 철폐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비정규직 노조 일부 활동가들은 조합원 수가 많이 늘어났으니까 이제 직무대행 체계를 벗어나기 위해 임원선거를 통해 합법적인 새 집행부를 꾸리고 노조 체계를 정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임원 선거와 노조 체계 정비를 말하는 동지들은 사실상 ‘투쟁’보다는 ‘선거’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이 동지들은 현 지도부가 그 동안 투쟁을 통해 검증된 동지들이며 조직은 투쟁 속에서 강해진다는 것을 놓치고 있다.

더구나 최근 회사가 ‘무분규 원년’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고, 이상욱 정규직 노조 지도부가 회사와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등 불길한 조짐들이 있다.

이 때문에 임원선거를 주장하는 동지들은 정규직 노조 일부 지도자들과의 교감 아래 불법파견 투쟁을 미루려는 게 아니냐는 오해도 사고 있다.

나는 ‘원·하청 연대’보다 ‘선도 투쟁’을 강조하는 주장에는 이견이 있지만, 지금은 정규직 임단투와 결합해 불법파견 철폐와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서 단호하게 행동할 때라고 생각한다.


기아차 보성 투쟁 승리

지난 6월 24일 기아 화성 공장에서 오랫동안 싸워 온 비정규직 보성 노동자들이 드디어 승리를 쟁취했다. 원·하청 관리자들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1년 가까이 싸워 승리한 보성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운동의 모범 사례다.

기아차노조 17대 집행부의 비협조 속에서도 보성 노동자들이 굴하지 않고, 당당히 싸울 수 있었던 이유는 정규직 활동가들의 연대였다. 현장조직들과 ‘기아노동해방선봉대’ 동지들의 뜨거운 연대는 보성 노동자들의 농성을 엄호하는 방패가 돼 주었다.

특히 이번 투쟁에서 얻은 결과(하청업체 변경, 고용승계 보장, 벌금 1천5백만 원 해소, 해고자 복직 등)는 ‘비정규직 운동은 해도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연대해 쟁취한 값진 결과물이다.

그러나 이것이 자본의 탄압이 끝났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사측은 비정규직 지회 연좌 농성장을 침탈하고 조합원과 지회장을 폭행했다.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공세는 ‘부품 도난 문제’ 제기라는 매우 치졸한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을 부도덕한 ‘도둑놈’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량의 부품을 전문 브로커에게 팔아 이익을 탐한 소수 사람들은 우리가 감싸 안을 수 없다.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은 ‘빵 공장에서 일하면서 빵 하나 집어먹은 일’처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더구나 이것을 빌미로 임투를 앞두고 현장을 탄압하고 매도하려는 자본에 굴해서는 안 된다.

반면 현대자본이 기아를 인수한 후 울산 공장에서 온 한 관리자는 무단 부품 장착으로 자신의 중고차를 신차로 만든 일도 있었다.

저들은 노동자를 공격하기 위한 구실을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서슴지 않고 저지를 것이다. 이런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서로 의지해 한 몸처럼 투쟁하는 것이 우리 노동자들이 나아갈 길이다.

홍준희(기아차 정규직 조합원)


원주시장 김기열은 퇴진하라

6월 21일과 22일 ‘공무원노조 탄압 분쇄 및 원주시장 규탄대회’가 원주에서 개최됐다.

원주시장 김기열은 지난 공무원노조 파업과 관련해 3백95명이라는 전국 최다 징계를 강행한 것은 물론 해머와 드릴로 노조 사무실을 파괴·폐쇄하고, 노조 홈페이지에 접속만 해도 처벌하겠다며 노조탄압에 앞장선 자다.

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는 ‘공무원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1백50여 일이나 천막농성을 벌였고, 가족들도 1백 여 일 넘게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기열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탄압했다. 그래서 전국의 해고자들이 모여 규탄대회를 진행한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시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노숙투쟁을 진행한 1백30여 명을 폭력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저항하던 한 여성조합원이 실신했는데도 경찰은 40여 분이나 뙤약볕에 방치했고, 한 조합원에게 전치 6주의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공무원노조와 민주노동당을 포함한 원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연행자 전원 석방을 요구하며 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고, 출근시간에 맞춰 거점 선전전을 진행했다.

원주지역 12개 시민단체는 ‘김기열 원주시장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검찰은 단호하고 신속한 방어 투쟁에 밀려 연행한 1백27명의 노동자들을 전원 석방할 수밖에 없었다.

공무원노조 강원본부는 원주시청 앞 노숙투쟁과 지방본부별 순회 투쟁을 계획해 원주시장 퇴진 투쟁에 돌입했다.

신미정·이재환


하이닉스 매그나칩 투쟁 승리 전국노동자대회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집단해고에 맞선 투쟁이 1백90일째 되던 6월 30일 청주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비정규직 정규직화! 하이닉스 매그나칩 투쟁 승리!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무더운 날씨인데도 전국에서 모인 7천여 명의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철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울산건설플랜트노조와 효성해복투 등에서 투쟁 기금을 전달해 하이닉스 매그나칩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더해 주었고, 즉석에서 진행된 새끼줄 모금으로 약 5백만 원의 투쟁기금이 마련됐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의 강력한 무기는 단결과 투쟁”이라며 “한국노총과 공동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전재환 금속연맹위원장은 “이 투쟁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바람 속에서 론스타와 시티은행 등 투기자본과 맞서는 투쟁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이라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충북도지사의 사태해결 노력을 촉구하며 도청까지 행진했다. 도청은 이미 전경과 전경차로 둘러싸여 있었고, 항의하는 노동자들과 전경들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항의하는 노동자들에게 경찰은 물대포를 쏘아댔다. 이 과정에서 4명의 노동자들이 다쳐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전체 집회 대열과 분리된 기습적인 물리적 충돌이 과연 효과적이었는지 의심스럽다.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실질적인 연대 파업 건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하이닉스 매그나칩 대량해고 사태 해결을 위한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는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도청 앞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박만순 민주노동당 흥덕을지역위원회 위원장의 무기한 단식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릴레이 단식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은 “하이닉스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했고 하청 노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원청 노조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한국노총 지도부가 하이닉스 정규직 노조 지도부의 연대를 이끌어낸다면 매우 기쁜 소식이 될 것이다.

이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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