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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비정규직 투쟁

지난 9월 15일 기아차 화성공장에서는 2005년 임투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총회가 진행된 뒤 바로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들이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원청 사측의 대대적인 탄압(대체 인력과 용역깡패를 동원해 파업을 파괴하고 간부들과 활동가들, 심지어는 조합원들까지 고소·고발하겠다는 소문이 며칠 전부터 돌았다)이 예고된 상황에서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들은 PDI와 신성물류 두 곳으로 나뉘어 모였다.

원청인 기아차는 원청의 과장급 이상 관리자들을 구사대로 동원해 인간 바리케이트를 치며 PDI로 모이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진입을 막았다. 신성물류는 이미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2백여 명의 구사대와 대치를 하고 있었다.

이 소식을 접한 정규직 활동가들과 선봉대 50여 명이 PDI로 몰려가 비정규직 조합원들과 힘을 합쳐 구사대를 뚫고 들어가 예정된 파업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하지만 신성물류에서는 2백 명이 넘는 구사대와 대치하다가 원청 관리자가 차량으로 철조망을 무너뜨리고 내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다쳤고 한 조합원은 손가락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그러나 정규직 노조 지도부는 “비정규직 파업을 파괴하는 대체 인력 투입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으면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정규직 활동가들이 구사대에게 두들겨 맞는 상황에서 간부들을 철수시키는 무책임한 행동을 보였다.

차량으로 돌진하고,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하는 그 날의 상황은 참혹함 그 자체였다. 그런데도 어떤 대응도 안 하는 정규직 노조 집행부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런 큰일을 정규직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조직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상황을 잘 모르는 조합원들에게 이번 비정규직 지회에 대한 탄압은 그저 ‘강 건너 불 구경’처럼 남의 일일 수밖에 없다.

현재 기아 사측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활동가에 대한 무더기 고소·고발을 하고 있다. 아직도 비정규직의 파업은 끝나지 않았다. 기아차 노조 집행부는 현대자동차 노조의 전철을 따라 가지 말고 “노동자는 하나다” 라는 노동자들의 외침을 사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