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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기업의 환경 오염에 항의하면서 보고 느낀 점

나는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에서 근무한다. 특수선사업부에서는 군함·잠수함을 만들어서 공장이 바다에 인접해 있다. 그래서 해양 오염을 일으키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나는 노조 대의원으로서 매일 현장을 돌며 안전을 점검했다. 그런데 한 여성 노동자가 수성본드가 잔뜩 묻은 붓을 물에 씻고 그냥 바다에 버리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래서 나는 사측에게 화학물질이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며, 회사가 왜 아무런 교육과 조처를 취하지 않고 버리는 곳을 따로 만들지 않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관리자들은 도리어 내게 노조 대의원이면 안전이나 노동자 권익이나 신경 쓰지 왜 환경까지 신경 쓰냐고 말했다.

이런 일이 계속되자 나는 사측의 담당 부서인 안전환경부에 따졌다. 자료를 보면 버려지는 물질이 위험하다고 표시돼 있는데, 왜 버리냐고 따졌다. 그러자 안전환경부 관리자가 와서 오염된 물을 퍼내고, 붓을 씻고 오염수를 버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작업 현장의 관련 직종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업무 시간에 시간을 내서 교육을 받았다.

그 후 나는 관리자에게 재발 시 해경에 신고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그가 많이 놀라면서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고 사정했다. 그가 이랬던 것은 알고 보니 사측에게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었다.

해양오염 사고로 해경이 출동하면, 사측이 출동 경비, 방재 작업 비용, 누출 대책과 조사 활동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게다가 해양 오염 사고에 대한 벌금이 무척 세다고 한다.

그런데 또 다른 사고가 벌어졌다. 군함에 달려 있는 프로펠러 작업이 잘못 돼서 기름이 유출된 것이었다. 이때 나는 해경을 실제로 불렀다. 사측은 대의원인 내가 과잉 신고를 했다고 공격했다.

회사는 배를 다시 독에 넣고 기름이 세어 나오는 것을 고치는 작업을 해야 했다. 방재 작업도 해야 했다. 비용을 아끼려고 환경 오염을 무시하던 회사는 오히려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사측은 환경 사고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환경 사고가 나면 노동자들에게 방재 작업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또 사측은 사고에 대한 대책을 만들고 재발을 방지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누가 작업을 했냐? 왜 누출이 됐냐?’면서 범인을 찾는 데 혈안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조합원들이 오히려 내게 ‘왜 일을 만드냐? 왜 대의원이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생기도록 하냐?’고 따지기도 했다.

나중에는 내 활동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됐고, 지금은 조합원들이 오히려 문제점을 사진으로 보내주면서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의식이 바뀌었다. 이런 결과로 특수선사업부에서는 기름 오염 사고가 많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