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부산·인천·원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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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날씨가 선선해지며 부산의 도심 서면을 많은 사람들이 채우고 있었다. 여러 축제와 행사가 열리며 도심 거리는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였다.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 중단하라!”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 도심의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구호에 귀를 기울였다.
10월 13일(일) 오후 2시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제22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는,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 주최 집회들처럼 환영하고 기뻐하고 감사를 표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이스라엘의 확전에 대한 분노 때문에 이날은 유독 집회를 환영하고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거리를 지나다 대열을 발견하고 팻말을 들고 대열 뒤에 선 친구들, 자전거를 타고 운동하다가 집회를 만나 함께 행진한 사람, 주말을 맞아 도심에 나왔다가 행진 대열을 반기며 대열에 합류한 유학생들, 행진이 끝날 즈음에야 집회를 알게 돼 너무 짧은 시간만 참가한 것이 아쉬웠다는 여성 등 여러 사람들이 새롭게 집회를 만나 반갑게 동참했다. 집회에 참가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면 하나같이 오히려 이 집회를 열어 줘서 고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집회 주최 측이 운영한 가판도 붐볐다. 행진 대열이 출발하고 나서도 팔레스타인 깃발이 세워진 가판에 사람들이 계속 찾아왔다. 평소보다 많은 후원금이 들어왔고, 다음 집회 계획을 알려 달라며 연락처를 남긴 사람도 여럿 있었다. 이 운동에 참가하고 지지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이날 집회에서 연설한 파키스탄인 유학생 모신은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이] 사람들을 그런 식으로 죽여도 된다고 도대체 어디에 기록돼 있습니까. 우리 모두 이 잔인함을 규탄합시다. 그리고 음식도, 물도, 쉴 곳도 없는 저 억압받는 사람들과 같은 편에 섭시다.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저항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항은 오히려 더 커질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은 승리할 것입니다. 레바논은 승리할 것입니다. 승리는 억압받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바로 이 에너지, 기세가 이 운동의 중요한 특징이다.
우리는 더 큰 행동을 만들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 참가자들은 10월 20일(일) 울산 남구 삼산동에서 열릴 제18차 팔레스타인 연대 울산 집회와 2주 후인 10월 27일(일) 부산 서면에서 열릴 제23차 팔레스타인 연대 부산 집회에도 많은 관심과 참가를 호소하며 이번 집회·행진을 마무리했다.
정성휘
인천
10월 13일(일) 오후 6시 구월동 롯데오거리 입구에서 제21차 팔레스타인 연대 인천 집회·행진이 열렸다.
이번 집회는 다양한 구성이 특히 돋보였다. 한국인들과 재한 팔레스타인인들뿐 아니라 레바논계 한국인, 예멘인, 이집트인, 우즈베키스탄인, 남아공인, 일본인 등이 참가했다. 이런 다양한 구성답게 발언자도 다섯 명이나 됐다. 주최 측은 발언 내용을 모두 영어와 아랍어로 통역해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온 재한 팔레스타인인 마르얌 씨는 연대 지속을 호소했다. 마르얌 씨는 지난 1년 동안 울산·대구·인천·서울 등 곳곳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1년 전 학살이 시작될 때 우리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소리가 되기로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레바논인들의 목소리이자, 시온주의자들의 범죄·학살에 노출된 모든 이들을 위한 목소리가 되기로 했습니다.
“저는, 억압받는 민중의 혁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과 레바논인들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여러분들도 오늘과 같은 연대를 계속해 주십시오.”
레바논계 한국인 노하자 씨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을 규탄했다. 노하자 씨의 아버지는 현재 레바논에 거주중이다.
“며칠 전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있는 저희 아빠 집 바로 앞을 폭격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단기간에 레바논 민간인을 3000명 이상 살해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레바논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아빠와 연락하지만, 너무나도 불안하고 걱정됩니다. 가자지구에 가족을 둔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족들과 연락이 안 될 때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도 되지 않습니다.
“지난 1년 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은 대량 학살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젠 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노하자 씨는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기업들에 대한 불매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집트인 칼리드 씨도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서방 강대국들을 규탄했다. 또 아랍 정부들과 국제기구들이 “이스라엘 범죄자들에게 팔레스타인인들을 방치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이 해방될 때까지 연대를 지속하자고 호소했다.
인하대학교 학생 이예빈 씨는 연대 확대에 대학 등 기층에서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함께 모여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공부하고, 토론회를 열고, 집회에 나서면서 더 많은 이들이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저희 학교에서 진행된 선전전을 접하고 이 집회에 처음 참여하게 된 사람의 하나입니다.
“우리의 행동은 팔레스타인에서 투쟁하는 이들에게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세상이 정의로워지는 것은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 아닙니다. 역사의 매 순간 앞장서 투쟁하는 이들 덕분에 이뤄지는 일입니다.”
전교조 인천지부 조합원인 조수진 씨는 교사들의 팔레스타인 연대 학내 활동과, 10월 9일 열린 인천평화축제에서 전교조 인천지부, 재한 이집트인 커뮤니티, 팔연사 활동가들이 함께 벌인 연대 홍보전 소식을 전하며, “팔레스타인 연대 확산에 한국의 교사들도 계속 힘을 보태겠다”고 발언해 박수를 받았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인천 구월동 로데오거리를 행진했다.
행진을 마무리하며 사회자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앞장서 온 이집트인들의 난민 인정 탄원 운동을 소개하며 동참을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10월 19일(토) 오후 2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릴 제56차 팔레스타인 연대 서울 집회와, 10월 27일(일) 열릴 제22차 인천 집회에 참가를 결의하며 이날 집회와 행진을 마무리했다.
유병규
원주
13일 일요일 오후 2시 강원도 원주 중앙시장 사거리(농협 앞)에서 열한 번째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이번 집회에는 처음 집회에 온 새로운 사람도 있었지만, 이집트인 정치 난민, 원주 지역 활동가 등 반가운 얼굴들도 여럿 참가했다. 이전 집회보다 대열이 다소 커졌고 참가자들의 활력과 기세도 높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1년 넘게 가자 학살을 지속하고 이제 팔레스타인을 넘어서 레바논을 폭격하는 이스라엘과, 그런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을 규탄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원주 집회에 꾸준히 참가해 온 튀르키예 노동자 쟌 씨가 첫 발언을 했다.
“점령자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인종 학살을 저지르고는 이제 시리아와 레바논에서도 학살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악의 표상입니다.
“미국 정부는 민간인을 수없이 살해하는 테러 국가 이스라엘을 지원합니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필자도 마이크를 잡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더욱 힘 있게 지속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지난 1년은 학살과 야만의 끔찍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 저항과 연대의 1년이기도 했습니다. 이곳 원주에서도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일부로서 집회와 행진이 계속됐습니다.
“팔레스타인에 정의로운 평화가 찾아올 때까지 멈추지 말고 연대 운동을 지속해 나아갑시다.”
집회를 마친 대열은 원주 중앙시장 일대를 활력 있게 행진했다.
행진 대열은 많은 행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 구호를 따라 외치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오랜만에 집회에 나온 어느 참가자는 폭염에도 멈추지 않고 집회를 이어 온 조직자들이 대단하다며 격려했고, 다음 번에는 더 많은 지인들과 함께 참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날 처음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나온 한 참가자 역시 매우 보람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집회와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이후 계속될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안우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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