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의 지지율 하락 원인이 무엇입니까?

가장 큰 요인은 이른바 ‘저항 세력’이 당에 복귀한 것으로 비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임 고이즈미 정권은 자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지방 보수층을 개혁 ‘저항 세력’으로 몰아 배척했습니다. 그런데 현 총리 아베는 지방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또, 고이즈미 정권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통해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켰지만 아베는 일본 재계의 압력 때문에 신사 참배를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노동시간규제 철폐 같은 노동 정책도 지지율 하락에 일조했습니다.

최근 아베 총리가 일제 시대 이른바 ‘종군 위안부’ 문제에 “일본 국가가 개입했다는 증거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사과할 필요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베가 이런 말을 한 정치적 배경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시아 시장을 중요시하는 일본 자본은 일본 정부가 고노·무라야마 담화에서 밝힌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고 국제 문제로 비화된 아베의 발언을 싫어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베가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여론의 지지를 모으기 위해서거나 비뚤어진 역사 인식의 반영일 것입니다.

아베는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의 손자이며, 그의 정치 기반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1997년에는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지원한 ‘일본의 전도와 역사 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 모임’의 사무국장이었고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부인하는 발언을 반복했습니다. 2000년에는 여성 국제 전범 법정을 보도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직전 방송사 ＮＨＫ의 간부에게 정치적 압력을 가해 프로그램을 변경시키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공식 성명 등은 나와 있지 않지만 전후 보상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개인들의 항의 메일 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우익은 역사 교과서의 왜곡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본 사회의 배외주의를 부추기고, 아시아 노동자·민중의 연대를 막는 것으로 절대로 허락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양심적인 일본 좌파가 문제 삼지 않는 일반적인 일본 교과서에도 과거 식민지 지배·침략전쟁에 대한 설명은 양과 질 모두에서 지극히 불충분했고 1990년대 들어서야 간신히 개선될 뻔했다는 사실입니다. 1994년 고노 담화 이후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라고 기재된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 불충분한 기술조차 현재 삭제되고 있습니다. 우익의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교과서는 2001년과 2005년에 거의 채택되지 않았지만, 그것은 다른 교과서에서 식민지 지배·침략전쟁에 대한 설명을 삭제하는 부수 효과를 낳았습니다.

우파의 시도에 반대하고 패전 후 양심적 일본인의 역사관을 문제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센카쿠 열도나 독도 문제 등 주변국과 영토 문제도 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요?

두 문제는 1990년대부터 일본 정치인들이 여론의 지지를 얻으려고 이슈화했다고 봅니다. 그 배경에는 중국·조선에 대한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 문제를 일본이 계속 회피해 온 역사가 있습니다.

다만, 본래 토지는 누구의 것도 아니며 영토란 주권에 의해 지배하는 것으로 국가가 평가하고 있을 뿐입니다. 한국 정부가 한국 내 사회 모순을 배외주의로 돌리기 위해 독도를 거론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일본 좌파는 기본적으로 두 문제에 관심이 없습니다. 전후 보상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일본 영토라고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본 좌파가 북한의 핵실험 문제에 대해서 취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많은 평화 운동 단체·개인이 핵실험을 비판했습니다. 주류는 ‘유일한 피폭 국가’로서 북한의 핵실험을 허락할 수 없다는 논조이고 일본과 미국이 가하는 대북 압박은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일부 좌파는 미국이나 일본도 비판하지만 ‘테러도 전쟁도 반대’한다는 식의 양비론을 취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에는 반대하지만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한반도 분단의 조건이 됐으며, 패전 후에도 일·미 동맹에 의한 군사적·정치적 압박이 북한의 정치체제를 경직화시켰다는 점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일본 좌파 내에서는 극히 소수입니다.

일본의 반전 운동을 소개해 주세요.

세계적으로 강력하다고 알려진 일본의 평화 운동은 1990년대 옛 사회당 블록의 붕괴 등과 함께 급속히 쇠퇴했습니다. 또, 젊은층을 거의 조직하지 못해 현재 일본의 평화 운동은 주로 40대 이상의 세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를 제외하면 일본의 평화 운동은 대체로 체제 내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도 ‘일국 평화주의’적인 호헌론이 주되고 일본이 가해국이라는 인식이 매우 약합니다. 따라서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중심으로 한 ‘전쟁 국가’화에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 없었습니다.

일본 평화 운동의 과제는 젊은층에게 적합한 형태의 운동을 얼마나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습니다. 우리는 3년 정도 그런 운동을 건설하기 위해 매진해 왔고 현재는 작년 말 교육기본법 개정 투쟁에 참가했던 젊은이들을 모아 새로운 형태의 평화 운동을 구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