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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혁명의 미래를 위한 두 비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남동쪽으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도시 시우다드 구야나(Ciudad Guyana)는 오리노코 강의 지류에 의해 둘로 나뉘어 있다. 다리 한 쪽에 있는 산 펠릭스(San Felix)는 가난한 도시다. 도로가 군데군데 움푹 패여 있고, 아주 허름한 집들에서 사람들이 우글우글 모여 산다.

이른 아침에 산 펠릭스는 텅 빈다. 주민들이 대부분 다리 건너 푸에르토 오르다스(Puerto Ordaz)로 출근하기 때문이다. 그곳은 화려한 쇼핑몰과 신축 아파트가 몰려 있는 부자 동네다.

이런 부(富)의 원천은 화학 공장을 비롯한 각종 공장들의 굴뚝과 용광로가 하늘 높이 솟아 있는 곳에 있다.

그곳에서 차를 타고 동쪽으로 네다섯 시간 더 가면, 금과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광산 지대와 밀수업이 성행하는 곳이 있다.
앞으로 그곳은 훨씬 더 빨리 성장할 것이다. 왜냐하면 베네수엘라 석유기업과 몇몇 다국적기업이 합작한 기업들이 오리노코 강 유역의 막대한 석유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우다드 구야나는 항상 베네수엘라 노동계급 전통의 핵심이자 가장 전투적인 노동조합들의 근거지였다.

상징

그 지역에 있는 두 주요 공장은 오늘날 베네수엘라 노동계급이 직면한 문제들과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한편에는 알카사 공장이 있다. 매주 약 3천 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대규모 국유 공장인 알카사는 뜨겁고 시끄럽다. 벌겋고 뜨거운 석탄이 도처에 있고, 금속을 만들어내는 엄청나게 큰 통들 위로 기중기들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러나 알카사 공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주물 공장 뒤 흰색 건물 안에 있는 교육 센터다. 그곳에서 노동자들은 노동자 위원회가 정한 교육과정에 따라 공부한다. 교육 센터의 벽면에는 과거와 미래의 교육과정들로 가득하다.

교육 주제는 놀랍게도 공동경영과 노동계급, 노동자와 경영진의 분열 극복하기, 노동자의 창의성 계발하기 등이다.

그곳 사람들과 아주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나누었다. 생산 효율 높이기, 노동자들이 생산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 등. 알카사는 생산자들이 운영하는 공업 발전 실험장이다. 그것도 아주 흥미로운 실험장이다.

알카사 공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시도르 공장이 있다. 철과 강철을 생산하는 시도르 공장의 노동자들은 아르헨티나 기업주들을 상대로 오랫동안 격렬하고 힘든 투쟁을 벌여 왔다.

시도르 노동자들은 항상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전투적인 노동계급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공장을 국유화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우고 차베스 정부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시도르는 외국 고객들보다 베네수엘라 국가에 더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해 왔다.

또, 노동자들을 거의 절반으로 줄인 뒤 해고 노동자들을 다시 고용하면서 더 낮은 임금과 끔찍한 노동조건을 강요하기도 했다.

협동조합

협동조합으로 조직된 이 노동자들은 소규모 사업자로 취급받았다. 그래서 그 전 여러 해 동안 힘들게 쟁취한 권리들을 죄다 상실했다.

그들은 대통령 우고 차베스에게 탄원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비록 차베스는 시도르가 가격을 낮추지 않을 경우 국유화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아르헨티나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의 개인적 개입 때문에 시도르는 여전히 사기업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국유화의 한계가 시도르에서 드러났고,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정말 불리한 상황에서 잔인한 경영진에 맞서 싸우고 있다.
과거 노동조합 운동의 지도부인 CTV는 부정부패로 악명 높았고, 2002~2003년의 사용자 ‘파업’ 때 사용자들을 편들었다.
새로운 노동조합 연맹인 UNT는 볼리바르 식 혁명을 지지하는 독립 노조로 창립됐다.

그러나 UNT의 독자성은 차베스와 더 직접 연계된 다른 노동조합들과의 수많은 충돌을 불러 왔다. 어떤 의미에서, 시우다드 구야나에 있는 두 공장의 이야기는 베네수엘라 노동계급이 직면한 대안들을 상징한다.

그리고 매우 분명한 사실은, 알카사가 베네수엘라 노동계급의 미래가 되려면 다국적기업들과의 합작 기업은 받아들이면서도 노동계급의 생산 통제 강화에는 저항하는 경제 모델에 맞선 투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연히 시도르처럼 될 것이다.

마이크 곤살레스는 《체 게바라와 쿠바 혁명》(책갈피)의 저자이고, 스코틀랜드의 신생 사회주의 정당 ‘솔리대리티’(Solidarity)의 당원이고, 글래스고대학교 스페인어문학부 부교수이다. 이 글은 영국의 혁명적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2058호에 실린 글을 번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