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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노동자 연대 확산이 승리의 열쇠다

뉴코아·이랜드의 여성 투사들은 지난 여름을 온갖 탄압과 폭력이라는 폭풍우를 뚫고 달려 왔다. 이제 이들은 억수같은 물대포가 쏟아져도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으며, 조폭같은 구사대 앞에서도 당당한 강철 투사가 됐다. 이들은 단지 자신의 일자리만이 아니라 비정규직 악법과 비정규직 확대 정부 정책에 맞서 맞짱을 뜨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투쟁은 이미 정치적 투쟁이 됐다. 그리고 여기서 여성 노동자들은 이미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 비정규직 악법이 ‘문제가 있고 손 봐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여론은 압도적으로 그녀들의 편이며 박성수는 ‘공공의 적’이 됐다. 일본 상업노조·철도노조 등에서 지지금을 보내왔고, 미국 서비스노조도 코네티컷 주의 이랜드 후아유 매장 타격 투쟁을 하겠다고 전해 왔다고 한다.

박성수 따위는 이미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적수가 아니다. 노무현 정부와 경총이 이들의 맞상대다. 무려 1천억 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는 박성수가 물러서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섭 자리에서 뉴코아 사장 최종양은 “외주화 철회는 경총이 반대한다”고 했다. 기업주들은 뉴코아·이랜드 투쟁이 요구안 쟁취라는 최종적 승리를 거뒀을 때 그것이 ‘제2 ·3의 이랜드 사태’라는 ‘도미노 효과’를 낼까봐 떨고 있다.

그러나 ‘도미노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뉴코아·이랜드 파업 과정에서 이미 타워크레인 파업, 안산 목수 파업, 코스콤비정규지부 1차 파업과 승리가 있었다.

최근에도 부산 신항만 덤프 노동자들이 24일간 신항만 건설 공사를 마비시킨 파업 끝에 승리했다. 7개월간 투쟁해 온 창원대 청소·경비 노동자들도 총장실 점거 경고와 민주노총 경남본부 총력 집회를 앞두고 승리했다.

건설노조 강원 삼척지회 덤프 노동자들이 새로 파업에 돌입했고, 울산대병원노조도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내걸고 파업에 돌입했다. 코스콤비정규지부도 2차 파업을 시작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경찰은 코스콤 노동자들이 증권선물거래소를 점거라도 할까봐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뉴코아·이랜드 노조까지 승리한다면 투쟁의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갈 것이다. 따라서 적들은 뉴코아·이랜드에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면 일부 양보해서라도 곳곳에 불씨를 옮기고 있는 이 투쟁의 불길을 빨리 꺼버리고 싶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박성수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등에 1백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다함께’도 명예 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박성수는 무엇보다 극단적 폭력 탄압에 매달려 왔다. 구사대의 더러운 ‘살인적’ 폭력은 9월 9일 강남점 매출 타격 투쟁 때 절정에 달했다. 구사대는 흉기까지 휘두르며 노동자들과 연대 단체 동지들에게 집단 린치를 가했다. 한 여성 노동자는 집단 구타를 당해 망막이 파열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박성수식 ‘기독교 윤리 경영’은 여론만 악화시키는 역효과를 낸 듯 하다. 지난 며칠간 구사대는 웅크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살인적 폭력

한편, 이랜드 사측은 노동부 중재 교섭에서 뉴코아 노조에게 ‘외주화 철회’, ‘계약해지자 재고용’, ‘전환배치자 복직’ 등 일부 양보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꿈쩍도 않던 사측이 이처럼 한 발 물러선 것은 온갖 고난을 무릅쓴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영웅적인 투쟁과 수많은 사람들의 연대의 성과일 것이다.

그러나 사측은 임금 동결을 요구하고 있고, 고용안정 보장과 고소고발·징계 철회를 분명히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추석 전투’를 김빼기하려는 의도도 섞여 있다. 뉴코아 노조와 이랜드 노조의 분리 교섭을 요구하며 뉴코아 노조에게만 보잘것없는 양보안을 던져 투쟁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다.

따라서 유통업계 1년 매출의 30퍼센트를 차지한다는 지금, 흔들림없이 ‘추석 집중 타격’을 강행해 박성수와 적들에게 결정적 타격을 가해야만 한다.

‘1천 명 선봉대’와 투쟁 기금 모금으로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에게 큰 힘을 준 바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는 계속 굳건한 연대를 건설해야 한다. 지난 주말처럼 투쟁 계획을 갑자기 축소하거나, 축소된 계획마저 제대로 실행하지 않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얼마전 6개월 간의 ‘현장대장정’을 마치는 기자회견에서 반갑게도 “내년 초에 국가 기반을 뒤흔드는 제대로 된 총파업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뉴코아·이랜드 투쟁을 승리로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파업은 아무 때나 필요하면 주머니칼처럼 꺼내 쓸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큰 파업을 하려면 지금부터 기층 조합원 속으로 연대 투쟁을 확대시키며 투지를 끌어올려야 한다.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이 악랄한 경찰·구사대 폭력에 시달리는 지금 ‘1천 명 선봉대’도 다시 가동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오직 ‘추석 전투’의 승리라는 한 길만을 바라보며 전진할 때다. 이런 투쟁의 힘이 뒷받침될 때만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따라서 ‘뉴코아와 이랜드를 분리해서 교섭하자’거나 ‘노조도 양보해야 교섭이 가능하다’, ‘일단 투쟁을 중단하고 집중 교섭을 하자’는 저들의 제안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이 점에서 뉴코아 노조 지도부가 분리 교섭을 받아들이고 9월 15일 강남점 집회까지 취소한 것은 아쉽고 비판받을 일이다.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지도부도 이런 타협 압력을 뉴코아·이랜드 노조에게 전달하는 구실이 아니라 이런 압력에 맞서 강력한 연대를 제공하는 구실을 해야 한다.

저들이 파고들어 분열을 조장하지 못하도록 뉴코아 이랜드 노조의 ‘공동 투쟁·교섭·타결’의 원칙은 다시 복원되고 빈틈없이 유지돼야 한다.

따라서 한 쪽이 먼저 타결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만에하나 사측의 양보라는 투쟁의 성과로 한 쪽이 먼저 타결하더라도 끝까지 공동투쟁 의무를 저버리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