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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 발 세계 금융 위기를 진단한다:
이윤율 하락 경향의 경고

[편집자 주] 국내 경제지들은 세계 경제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 경제 거품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크리스 하먼은 현재의 금융 위기가 30년 전에 나타난 이윤율 하락 경향을 해결하지 못한 것의 반영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금융 위기가 본격적인 불황으로 발전할지 여부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중국의 호황과 컴퓨터 기술 발전이 세계 경제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칼 마르크스라면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류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상환 위기로 금융 위기가 발생한 이후 자신들의 경기 예측을 수정해야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중앙은행] 전 의장 앨런 그린스펀은 2008년 미국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 확률이 50퍼센트로 높아졌다고 말했고, IMF도 그런 예측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듯하다.

그러나 경제 상황이 현재 얼마나 심각하고, 그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현재 금융 위기는 30년 전에 나타난 근본 문제를 자본주의가 해결하지 못한 것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근본 문제는 칼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분석한 이윤율 하락 경향을 말한다. 이윤의 원천인 노동보다 투자가 더 빨리 늘면서 투자에 대한 이윤율이 하락하는 것이다.

경제학자 대부분이 1960년대 말부터 1982년 사이에 이윤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데 동의한다. 그 뒤 이윤율은 마르크스도 지적했던 메커니즘을 통해 약간 회복됐다. 지난 두 번의 경기 불황 동안 대기업 일부와 대국 경제 하나(옛 소련)가 파산한 덕분에 다른 이들이 성장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동시에, 작업량을 꾸준히 늘리고 임금을 줄여(특히 미국에서 그랬다) 국제적으로 임금에 비해 이윤으로 가는 몫을 늘렸다. 그러나 지난 30년 동안 이런 방법을 통해, 이윤율 하락으로 발생한 손실의 절반을 회복할 수 있었을 뿐이다.

어쨌든, 그 덕분에 일부 국민경제들은 얼마 동안 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1980년대 독일과 일본, 1997년 이전 아시아 호랑이들, 1990년대 후반 미국,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중국이 대표적 예들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이윤율 회복으로 자본주의 체제 전반이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거나 유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일본은 지난 15년 동안 거의 정체했고, 아시아 호랑이들도 1997년 이후 성장률 증가세가 둔화했고, 유럽 대륙 대부분이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것은 두 가지 효과를 낸다. 첫째, 낮은 이윤율과 불균등한 성장률 때문에 기업들과 기업이 자리 잡은 국민국가들 사이에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임금, 작업량, 노동시간과 ‘사회 임금’을 구성하는 사회복지 등이 악화됐다.

둘째, 자본가들은 기존 이윤으로 이윤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절박하게 찾았고, 반복적으로 투기 활동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후반 주식시장과 닷컴 기업들이나 2000년대 중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투기가 대표적 예들이었다. 그러나 투기가 새로 이윤을 창출하지는 못하므로 투기의 물결이 끝나기 전에 빠져나오지 못한 자들은 큰 손해를 봤다.

금융 위기

일부 사람들은 신형 컴퓨터 기술로 인한 생산성 향상(미국에서 이런 주장을 특히 더 많이 한다)이나 중국의 고도성장 덕분에 자본주의가 앞서 말한 문제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내셔널 소셜리즘》이 주최한 정치경제학에 관한 매우 성공적인 토론회에서도 그런 주장을 한 사람이 있었다. 심지어 소수 사람은 자본주의 체제가 ‘장기 파동’의 확장 국면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치적 함의는 이렇다. 이윤율이 높고 늘어나는 시기에 사람들은 너무 힘들게 싸우지 않고도 자본가들로부터 높은 실질임금을 얻고, 정부들은 제2차세계대전 후 복지국가의 전성기 때처럼 긍정적 개혁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틀렸다. 미국 경제가 전산화 덕분에 생산성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컴퓨터 산업과 도매업의 경우에 한정된 것이었다.

전산화는 양면적 효과가 있다. 신형 컴퓨터 구매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투자비용은 줄어든다. 그러나 컴퓨터는 금방 구 모델이 된다. 어떤 기계가 쓸모없어질 때까지 보통 15∼20년이 걸리지만, 컴퓨터는 3∼4년이면 그렇게 된다. 기업들은 과거보다 더 빨리 신형 장비에 투자해야 하고, 미래 이윤은 그만큼 줄어든다.

중국의 고도성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중국은 구매력평가지수(PPT) 기준으로 세계총생산의 15퍼센트에 불과하며, 전 세계 이윤을 계산할 때 더 중요한 환율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6퍼센트에 불과하다. 이 정도로는 세계체제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오히려 중국은 국제 경쟁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 세계시장에 성공적인 경쟁자가 나타나면 불안정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미국, 유럽연합, 중국 간 무역에 관한 논쟁은 그런 불안정의 표현이다. 사실, 현재 금융 위기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성장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중국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일부 의존하고 있고, 미국 소비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 등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중국 상품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용경색’은 자본주의 체제의 해결되지 않는 근본 문제의 산물이다. 앞으로 몇 달 안에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린스펀과 동료들이 우려하는 것도 당연하다. 자본주의는 매우 혼란스런 체제이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의 예측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자본주의 체제 근저의 문제는 한 가지 매우 중대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임금, 노동조건, 사회복지를 악화시켜 이윤을 높이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영국에서 총리 고든 브라운이 공공부문 임금을 공격하고, 프랑스에서 사르코지가 ‘반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그에 맞선 파업 투쟁들도 계속될 것이다.

크리스 하먼은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의 중앙위원이자 《인터내셔널 소셜리즘》 편집장이다. 국내 번역된 책으로는 《신자유주의 경제학 비판》, 《쉽게 읽는 마르크스주의》, 《패배한 혁명》, 《민중의 세계사》 등이 있다.

출처 : SocialistReview, November 2007, Rate of profit warning http://www.socialistreview.org.uk/article.php?articlenumber=1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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